정월 대보름이자 우수였던 이 날은, 전날 밤부터 비가 내려 안개와 구름이 낀 날씨 속에 당산제가 진행되었다. 동산초등학교 뒤편에 수백 년 동안 마을의 수호신으로 자리한 느티나무에 금줄을 치고 동산마을 풍물패가 당산제의 시작을 알렸다. 노거수 앞에 있는 동산정에서는 흰 도포를 입고 검을 갓을 쓴 동네 어르신들이 제를 올렸다.
동산마을에는 수령이 약 610년이 된 노거수(느티나무)가 있다. 노거수 기념비에는 고려 때에 옥천현이라는 마을이 형성되었을 때 수호신을 모신 느티나무라며 약 800년의 수령으로 추정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당초에는 마을 어귀와 중앙에 두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었으나 일제 폭정으로 마을 어귀에 있던 느티나무는 벌목되었고, 중앙에 있는 느티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거센 저항으로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현재 남아있는 느티나무는 6ㆍ25 전쟁 때 화재를 당하여 많은 부분이 훼손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매년 정월 대보름날이면 목욕 재개하고 당산제를 엄숙히 거행하여 마을의 안녕과 단결심을 고취하였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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