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땀만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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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땀만큼 ‘성공’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9.10.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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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장맛! 백년의 미소!’ ‘순창 소스, 맛을 더하다! 즐거움을 나누다!’
가을빛 짙어가는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 ‘전통고추장 민속마을’에서 열린 열네번째 장류축제가 여러 기록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장류 보다) 고추장을 주제로 ‘순창(찹쌀)고추장 만들기, 고추장소스숯불구이, 고추장요리경연, 고추장매운맛대회, 순창떡볶이 오픈파티’와 ‘순창고추장 임금님 진상행렬’이 펼쳐졌다. 민속놀이한마당, 청소년어울마당, 생활문화예술공연, 가을음악회, 농악경연, 순창5대명창 추모공연, 금과들소리공연, 어린이그림그리기, 순창스타 뮤직페스티벌, 전국청소년 댄스경연, 이디엠 서치쇼, 좀비야 놀자 등 보고 놀고 즐기고 먹을 거리가 풍성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가을꽃 국화와 코스모스가 가득해 어느 곳에서든 사진 찍기 좋은 경치가 주민ㆍ관광객 모두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었다. 올해로 네 번째 맞는 ‘순창세계발효소스박람회’는 기업전시관, 소스ㆍ꼬냑 체험, 국제포럼, 스타셰프 쿠킹쇼 등을 통해 큰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3일 내내 가을 저녁의 정취를 만끽하게 한 가을음악회는 단연 인기였다. 첫날 요즘 대세 트로트 가수 ‘송가인’ 공연은 남녀노소 불문, 공연장 만원사례를 이뤘다. 이튿날 ‘휘성 콘서트’는 젊은 팬들을 설레게 하며 성황이었다. 셋째 날 송창식 빠진 김세환ㆍ윤형주 ‘쎄시봉’ 공연도 7080 관객의 추억을 불러오기 안성맞춤이었다. 청명한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친구ㆍ연인ㆍ가족과 외롭게 홀로 늙어가는 흥 많은 어르신 모두에게 행복한 미소를 짓게 했다.
아이들 놀이터도 대단했다. 부모 손을 잡고 축제장에 온 아이들은 소스박람회장에 설치된 ‘치유농장’에서 표고버섯 맛보기, 조물락 강정 먹기, 미나리 수족관 등을 체험하고 ‘버마다리와 가로다리, 줄타기(슬랙라인), 하늘다리, 나무 오르기(트리 클라이밍)’ 등 자연과 친숙해질 수 있는 놀이를 즐겼다.
어르신들도 구경 나오셨다. 낡은 이륜차를 타고 읍내까지 나와, 군에서 지원해준다는 무료 셔틀택시를 타고 민속마을에 오신 어르신은 이곳저곳 장면이 이채롭다. 아는 젊은이가, 면 천막에서 먹을거리를 내주지만 어색하다. 모처럼 축제장에 오면서 주머니에 돈도 챙겨 왔는데 동네 사람만큼 이물없지 않다. “그래도 일 년에 한 번, 젤 큰 축제는 꼭 봐야지…, 애들 모두 객지에 나가서 혼자 살아” 문득, 이런 주민까지 배려하는 축제가 성공 축제다, 생각했다.
군은 10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관광축제’라며, 군의 상징이거나 주력사업인 장류, 소스, 건강장수, 치유농업 등과 강천산, 향가 유원지도 홍보했다. 해마다 온 행정력을 동원하고 전 공무원이 나선다. 지역의 여러 사회단체가 앞 다퉈 돕고 준비한다. 누가 뭐라 해도 축제의 진정한 동력은 지역 공동체의 인적, 문화적 자원이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경제적 가치를 더 강조한다. “수억원을 낭비하며 얻는 게 없다”는 것이다. 모든 지역축제가 경제적 가치를 달성할 수 있을까?
축제를 지역의 가치, 지역사회의 문화 자산으로 인식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재화를 창출하는 물질적 가치는 삶을 유지하는 원동력이고, 감성을 자극하는 정신적 가치는 삶을 윤택하게 한다. 아직 끼니를 걱정하고, 생활비에 쪼들리는 가구도 있지만, 부유해진 다수 주민은 정신적 욕구 충족에 더 관심 둔다. 지역축제를 통해 지역사회를 통합하고, 지역 정체성과 문화적 가치를 확보하면 경제적인 결실도 창출할 수 있다.
지역축제의 성패는 지역주민과 외부관광객들의 만족도로 결정된다. 지역마다 열리는 축제, 대부분은 행정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장류축제도 그렇다. 축제 관련 전문가(연구자)는 “관 주도에서 탈피해 전문가들이 실행과 운영 조직을 구축해야 축제를 성공시킬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공무원이 대부분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민간 추진위원회가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현실을 우려한다.
오랜 기간, 다양한 경험을 행정이 독점하고, 민간 추진위원들 스스로 들러리에 만족하면 역사가 쌓여도 민간역량은 뒷걸음이다. 지역문화 자산으로서의 축제 성공을 위해서는 축제 실행조직을 법인화하고, 민관협력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전문가를 확보하고 업무 분담을 통한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공무원, 지역주민, 외부관광객이 생각하는 성공 요인은 서로 다르지만, 지역주민이 중심 되는 축제를 개최해야 지역문화 자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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