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28) 지금 여기에서 꽃피워 사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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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28) 지금 여기에서 꽃피워 사는 즐거움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1.07.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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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야마오 산 세이 저.「여기에 사는 즐거움」

휴가는 시간을 내서 몸과 마음을 자연에 기대며 위안 받는 것이다. 자연의 품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그래서 휴가라는 말이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 모양이다. 인생의 후반을 시골에서 보내겠다고 희망하는 도시인들이 많다. 막상 변화된 삶은 이래저래 녹녹하지 않지만 그들 중 내려와서 푸른 숲이 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용기와 결단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귀를 막고 돌아서는 것이 특기인 농업 정책에는 허공의 메아리지만, 농촌에는 인간처럼 일해서는 인간다울 수 없는 빈곤이 있다. 삶은 녹녹하지가 않다. 자연과 겨뤄서 버텨내야하는 고된 일과의 반복은 힘들다. 희망을 잃어가며 생기는 두려움이 모여서 농촌의 삶은 나이 든 농부를 통해 허리 굽히고, 이마에는 거친 밭이랑으로 마음까지 주름져 새겨 놓는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보면 자연 속에 사는 우리에게는 휴가라는 말이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 분명히 ‘여기에 사는 즐거움’이 있다. 이 책에서 말한대로 더 큰 자연인 우주 속에서 바라보면 ‘어디든 사람 사는 그곳에는’ 말이다.

“언제나 즐겁게 일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일한다면 즐거움으로 가는 지름길에서 벗어나지 않는 삶이다. 저자인 ‘야마오 산 세이’가 즐겁게 일하기 위해서 자신이 하는 방법은 “일은 결코 서두르지 않고, 일 할 때는 집중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또 다른 즐거움은 ‘가미’를 만날 때 찾아온다고 한다. ‘가미’는 우리말로 ‘신, 정령, 참나’에 해당하지만 “우리가 만나서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사람이든, 풀이든, 나무이든, 바다이든, 바위이든, 곤충이든 그것을 가미라고 부른다.” “가미란 우리를 초월해 있으며 우리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것, 깊고 강한 에너지를 주는 것을 말한다.” “백목련의 꽃이 피고 다만 그것 뿐인데 공연이 기쁘고 행복한 것은 꽃이 핀다고 하는 현상이 내게 비춰지기 때문이다. 꽃이 피면 나도 필 수 있는 교감 그것이 가미이다.” 그리고 자연과의 삶에서 조화롭고 그들 속에서 진정으로 즐겁게 사는 길은 “삼라만상이 신성한 존재이며, 자연을 물건으로 간주하고 착취해온 삶의 방식을 버리고 지역에서 모든 생명,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까지 소중히 여기며 돌보는 새로운 문명의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 개인과 개인이 대립하고 문명과 자연이 상반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조화를 이루고 문명과 자연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새로운 발전이 가능한 일이다. “태양계 안의 지구라는 별에서 태어나 그리로 돌아갈 존재이지만 태양계가 만든 은하계 차원에서 바라보면 우리의 고향은 서로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제주도의 1/5 크기인 일본 남쪽 야쿠섬에서 시인이자 농부로 구도자로 살다간 저자는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의 말처럼 “결국 인간이 이 지구상에 존재 한다는 게 궁극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가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온몸과 영혼의 무게로 답하고 있다.” 그가 우리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지구위의 어느 장소이든 한 곳을 자신의 터전으로 선택하면 거기에서부터 끝없는 여행이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나의 여행은 방랑이나 모험이 아니라 ‘여기에 꽃피워 산다는 것’ ‘거기에 융화돼서 사는 것’이다.” 즐거움은 지금 여기에서 꽃피워 살 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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