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과 혁신학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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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과 혁신학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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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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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강병식 학부모

귀농과 혁신학교 이야기

동계중ㆍ고는 가족 같은 분위기의 작은 학교, 학생을 위해 전체가 함께 노력하는 혁신학교입니다. 학교생활 처음 1년은 귀농 전에는 받아보지 않았던 과도한(?) 관심에 아이는 오히려 거부감을 나타내며 때로는 제가 보기에도 민망하게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로 선생님들께 죄송함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집에서 학교에 관한 얘기를 꺼내면 ‘차라리 투명인간처럼 사는 게 더 편했다’는 아이의 말을 들으며 참 많이 힘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농사를 짓고, 나의 삶터와 일터가 일치되면서 몸은 고되지만, 아이들을 천천히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5년 시간 동안 기다려주고, 참아주고, 이끌어주신 선생님들과 함께 저도, 아이도 적응하고 성장하였습니다. 동계중·고등학교에서 수업에 대해 선생님들이 함께 연구하고, 아이들의 성장과 진로를 위해 참 많고도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였습니다. 교육의 혁신이 왜 필요한지를 알고, 헌신적으로 연구하고 노력하시는 선생님에 대한 높은 신뢰가 있기때문에 세 아이를 모두 동계중·고등학교에 보냈습니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나 기획도 그것을 시행하는 선생님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정말 다르니까요. 이제 다시 혁신학교에 대해 생각하면서 한가지 바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한 우리 지역 특성에 맞는 통합 교육이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내가 사는 순창뿐만 아니라 전라북도지역의 직업군의 많은 부분이 농민이고 농업이 지역의 기반입니다. 기후변화 시기에 우리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농업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업을 기반으로 한 우리 지역 아이들은 농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농업은 고된 노동과 경제적인 어려움, 사회적으로 존중받지 못한 신분으로 벗어나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해서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 교육이지만 지역 교육은 다음 세대가 이어지도록 지역 일꾼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기후변화 시대의 농업을 주제로 통합 교육을 기획한다면 많은 농업의 구체적인 과정과 농업과 관련된 유통, 교육, 정책과 법 등 활동, 함께 할 사람들은 잠재해 있다 생각됩니다. 
현실을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학교에서만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과 지역을 움직이게 할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공동체문화가 많이 사라지고 먹고살기 바쁜 농촌에서 쉽지 않겠지만 작은 시작, 지속적인 교육과 활동이 있다면 우리 마을, 우리 농촌의 다른 모습도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모두가 농민이 되자는 것이 아니라 농업도 아이들이 진로를 고민할 때 자연스럽게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고, 농업뿐만 아니라 농촌사회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입니다. 내가 사는 우리 지역을 더 잘 알고, 나를 키워준 것은 부모뿐만 아니라 학교, 마을, 우리 지역의 모든 분임을 배울 기회를 아이들에게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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