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先塋)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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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영(先塋)을 기리며…
  • 김귀영 유등초교사
  • 승인 2011.09.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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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조상님들은  새벽 닭 울기 전 흐르는 맑은 물을 떠 몸을 정갈히 닦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뒤 비로소 선영을 찾아 나섰다 하나 정성과 마음을 깨끗이 한 뒤 대소가들이 모여 성묘를 나섰다.
여든이 넘으신 나이에도 여전히 정정하신 작은 아버님을 모시고 이제는 장성한 여러 조카들을 앞세우고 선영에 고개를 숙여 삼가 고한다. 조상님들의 음덕으로 지나 온 세월에 감사드리니 좌청룡 우백호가 아닌들 어떠리!!

“네가 얼굴에 땀이 흘러야 식물을 먹고, 필경은 흙으로 돌아가리니, 그 속에서 네가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리라.” -창세기 3:19-
(So, you will return to the Ground , from which you came)

잎, 잎, 조그만 잎… 너의 어린아이도, 너의 야유자도, 너의 원수도, 너를 저주하여 지옥에 떨어뜨리려 하는 자나, 이 세상에 있어 너를 헐뜯고 비웃는 자나, 또는 사후에 큰 이름을 남길 자나, 모두가 한 가지로 바람에 휘날리는 나뭇잎.
가을바람이 땅에 낡은 잎을 뿌리면, 봄은 또 다시 새로운 잎으로 숲을 덮는다. 그리하여 바람에 불리어 흩어지고, 새로운 잎이 돋는 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마치 영원한 목숨을 가진 것처럼, 미워하고 사랑하려고 하느냐? 얼마 아니 하여서는 네 눈도 감겨지고, 네가 의탁(依託)하였던 자 또한 무덤에 가는 것이 아닌가?
그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가? 대체 어디 있을 수 있는가?  그리고 네 자신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있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삶이 행복한가 불행한가를 묻기보다 마땅히 우리의 삶이 아름다운가 추한가를 물어야한다. 삶의 미추(美醜)를 정하는 인생 삼문(人生 三間)은,
진리에 대해 얼마나 다가갔는가.
죽음에 대해 얼마나 자유로운가.
사랑에 대해 얼마나 뜨거운가.
이 셋이다. 행복이나 불행은 그 셋에 들지 아니한다.

깨어있는 머리와, 자유로운 영혼과, 뜨거운 가슴으로 존재의 본질에 다가서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불행하더라도 아름다운 삶을 택해야 한다. 선영을 기리며 다시 한 번 우리의 삶을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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