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과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은 지난 3월 30일 소스류 제조가공업 ‘공유주방’을 전국 최초로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공유주방은 식품의 제조·가공·조리 등에 필요한 시설을 여러 영업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최근 식품위생법의 개정으로 공유주방운영업의 영업등록이 본격 시행됐다. 식약처 확인 결과 소스류 식품제조업 형태는 순창 발효소스생산동이 전국 최초다.

‘공유주방’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공간이 떠오를까? 필자는 ‘아~주방을 같이 쓰나보다’하고 막연한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여기에 무엇이 있고, 사용업체는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해 지난 1일 오후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의 기업지원센터 김형산 센터장과 ‘공유주방’ 이승화 담당 연구원을 만나 알아봤다. 연구원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소스류 식품제조업 분야에서 전국 최초라는 ‘공유주방’에 대해 정리했다.

 

원재료 저장·처리·배합·포장까지 가능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 발효생산동 1층에 위치한 ‘공유주방’은 저온냉장창고, 전처리실, 배합실, 내포장실, 외포장실로 공정이 나눠져 있다.

 

1. 저온냉장창고 : 사용업체의 원재료를 보관하는 장소이다. 창고 내부공간은 구역이 나눠져 있어 다른 업체들의 물건과 섞이지 않게 보관 가능하고 물건은 팔레트 위에 적재하여 지게차로 첫 공정인 전처리실로 운반할 수 있다.

2. 전처리실 : 재료 세척, 채소절단, 재료혼합 등이 이뤄진다. 채소나 과일은 세제로 세척할 수 없다. 그래서 초음파 세척기를 이용해 공기방울과 초음파로 재료를 깨끗이 세척할 수 있다. 채소절단기는 7개의 칼날이 갖춰져 있어 다양한 형태의 절단이 가능하다. 착즙과 재료를 혼합할 수 있는 ‘다믹서플러스’도 갖춰져 있다.

3. 배합실 : 원료를 혼합 후 소스를 가열 농축하는 농축배합탱크와 세밀한 분쇄가 가능한 호모믹서가 준비돼 있다. 농축배합탱크는 진공탱크와 일반탱크가 있는데, 진공탱크는 각기 비중이 다른 소스를 골고루 배합할 수 있으며, 일반탱크로 배합을 유지하며 농축액을 내포장실로 옮길 수 있다. 그리고 드레싱같이 오일과 소스가 잘 혼합되지 않는 농축액은 호모믹서로 쉽게 혼합할 수 있다.

4. 내포장실 : 제품을 포장하는 기계들이 구비돼 있는데,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인증을 받은 시설이라 모든 내포장기에는 금속불순물과 비금속불순물을 걸러내기 위한 자석봉과 여과봉이 설치돼 있다. 제조한 소스를 낮은 컵 형태로 포장하는 컵씰러, 큰 컵 형태로 포장하는 반자동 충진기, 단일제품을 고속으로 빠르게 필름포장하는 삼면고속액상포장기, 다양한 크기의 파우치와 병으로 된 제품을 포장하는 액상 병 충진라인이 있다. 이와 같은 기계를 이용하여 5가지 형태의 제품 포장이 가능하다.

5. 외포장실 : 박스에 제품을 넣고 기계에서 자동으로 테이핑을 하고 지게차로 제품을 출고할 수 있다.

 

“공유주방 관리·청소·위생 중요”

일반 식품업체의 공장 생산라인과 다른 점은 첫 공정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전 과정이 100% 자동이 아니라는 점이다. 순창 발효소스생산동에서는 각 공정 간 이동이 수동으로 이뤄진다. 각 공정이 나눠진 특징은 공유주방 모델로 적합하며 사용업체도 필요한 공정만 계약하면 되는 장점도 있다.

공유주방을 이용하기 위한 공유주방 운영업 신청은 군청 위생계에 문의하고 신청하면 된다. 담당 연구원은 마지막으로 “공유주방을 군민들이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다”며 “부탁드리고 싶은 사항은 운영업체들이 기계를 잘 관리하고 청소와 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