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치 서빈농원 ‘곶감’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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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치 서빈농원 ‘곶감’을 만나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11.09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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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먹감으로 만든 반건시 … 소문 ‘자자’

▲ 자연바람을 이용해 말리고 있는 곶감을 정성스런 손길로 매만지고 있는 손경화·임기환 부부.

호랑이도 멈추지 못한 아이의 울음을 곶감이 멈춘다. ‘호랑이도 무서워하는 곶감’은 조상들의 제사상에 꾸준히 오르며 대대손손 이어온 국민간식이다.

지난겨울, 우연히 먹어본 반건시 곶감의 맛을 잊을 수 없어 지역에 두루 소개를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농장에 전화를 했더니 주인은 이미 품절됐다며 소개를 하기에는 아직 때가 아니라고 사양했다. 그로부터 10개월 뒤 만난 농장지기는 올해는 생산량이 적다며 아쉬운 표정이었다.

농장지기의 보금자리인 서빈농원은 쌍치면 학선리에 있다. “한 번 맛보면 누구든 빠져 든다”는 손경화(42ㆍ쌍치 학선), 임기환(48) 부부의 자신감은 빈말이 아니었다. 부부가 내어준 곶감 재료로 쓰이는 먹감은 감칠맛이 났다. 유기농법으로 재배했기 때문에 크기나 모양, 그리고 어느 정도의 벌레나 탄저 등은 당연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손씨는 “친환경농산물에 벌레가 있는 것은 당연한데도 질색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일장설명을 듣고 나면 다들 수긍하고 맛을 잊지 못해 또 찾는 사람들이 농장의 주 고객들”이라고 말했다.

부부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는 현재 곶감이 품절로 돼있다. 올해는 날씨와 해거름 탓에 감 수확량이 적었고 아직 완제품이 나오지 않았을 뿐더러 그마저도 이미 주인이 따로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손씨는 “아예 만들어지면 알아서 보내라는 식으로 미리 돈을 입금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강남의 입맛 까다로운 아주머니들이 소문을 내니 지역별 주문비중도 서울이 다수를 차지한다.

순수 자연바람을 이용해 말리는 서빈농장 곶감의 제조과정은 굉장히 까다롭다. 일단 따는 시기가 해마다 다르다. 요즘처럼 늦가을에도 날씨가 따뜻한 때에는 약간 늦게 따는 식이다. 갓 수확한 먹감이 반건시 제품으로 나가려면 두 달여 시간이 소요된다. 부부는 바로 건조과정에 들어가지 않고 일주일간 숙성을 시킨 후에 낸다. 이 때 같은 나무라도 익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숙성기간에 차이를 두어야 식감과 맛을 같이 할 수 있다. 숙성이 된 감은 껍질을 깎고 건조를 하는데 이때는 차고 건조한 바람이 첫째이며 습기를 먹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건조기간만 한 달이 넘으니 이 쯤 되면 곶감을 배송한다기보다 배웅한다는 말이 맞을 듯하다.

쌍치면에서 곶감이 잘 되는 이유에 대해 부부는 자연환경에서 답을 찾았다. 감에도 종류가 여러 가지다보니 특정 지역에서 잘되는 종이 있으니 토양에 적합한 감을 찾아내어 세심한 관리를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귀농 8년차인 부부는 사실 농사를 지을 계획은 별로 없었다. 이들은 기관지가 좋지 않았던 임씨의 병 치료를 위해 지난 1999년 도시생활을 접고 학선리에 정착했다. 다행히 공기와 물 좋은 이곳에서 임씨는 회복할 수 있었고 계속 살기로 했다. 이즈음 주변에서는 농사를 지으라며 땅을 내어줬고 부부는 이를 계기로 귀농인이 됐다. 

현재 손ㆍ임 부부는 1만3000평의 넓은 면적을 경작하고 있다. 품목은 순전히 밭작물들로 고추, 꾸지뽕, 콩, 오디, 복분자 등 종류만도 10가지가 넘는다. 먹감은 현재 800평을 경작하고 있으며 차츰 식재면적을 넓혀갈 예정이다. 친환경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 중인 이들은 꾸지뽕 나무 주변의 잡초관리 목적으로 고사리를 심었다. 주변에서 알려주는 농사방법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별도로 학교를 다녔고 잠을 줄여가며 공부도 했다.

부부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원칙하에 유기농을 하면 소득도 자연히 늘어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매출액보다는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지난해 군내 귀농 모범사례로 선정됐고 지금도 두 자녀와 더불어 행복한 농부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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