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 초등학교 취학아동 불균형 극심
상태바
읍내 초등학교 취학아동 불균형 극심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2.02.01 14: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순창초 62명-중앙초 53명…옥천초는 고작 3명 뿐

▲ 올해 옥천초 신입생이 달랑 3명에 불과하자 학부모들 사이에서 교육당국의 학구조정 실패에 대한 원성이 들끓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한 옥천초 건물 너머로 대석아파트가 보인다.

순창읍내 초등학교 사이의 심각한 학구 불균형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읍내 초등학교(순창초ㆍ중앙초ㆍ옥천초) 취학 예정인원은 118명이며 전학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중 순창초와 중앙초에는 각각 62명, 53명이 입학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단 3명이 입학하게 되는 옥천초이다. 이 학교에는 최근 학생 6명이 전학 오면서 학생 수에 다소 숨통을 틔워줬지만 학교의 미래를 상징하는 취학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학교 안팎에서는 학구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012년도 초등학교 통학구역을 살펴보면 옥천초등 학구는 자연마을 단위로 남계리 기전, 금덕, 시기, 사정, 중은, 남은 마을과 유등면 창신리와 건곡마을로 지정돼 있다. 순창초등 학구는 순화리 옥천, 관북, 순화마을과 백산리와 교성리이다. 중앙초등 학구는 순화리 충신, 남계리 동은, 북은, 서은 마을과 장덕리 복실리 등이며 지리적으로 통학이 편한 인계면 노동리, 팔덕면 광암리도 포함돼 있다.

취학예정인원의 학구간 불균형 원인은 아파트의 유무가 결정적이다. 올해 경천주공아파트에서 순창초에 취학하게 되는 어린이의 수는 29명에 달한다. 또 해태아파트와 대석아파트에서는 총 23명의 어린이가 중앙초를 다닐 예정이지만 옥천초에 다닐 예정인 아파트 거주자는 없다.

조순자 옥천초 교장은 “학구에 아파트가 없고 젊은 부부가 적다보니 입학생수가 한자리 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전에는 시장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 상권과 함께 학교가 컸지만 이제는 아니다”며 “옥천초와 인접한 해태아파트와 대석아파트의 학구를 조정해줄 것을 교육청에 요구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옥천초 인근 아파트는 다른 초등교 학구
 교육청, 학구조정 포기…‘주민의식’ 탓만

사람 적은 옥천초 대신 다른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내려는 심리도 취학인원 불균형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는 곳에 아이를 보내려 주소지를 이전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교육지원청에 의하면 학구를 벗어난 취학은 허용되지 않지만 거주이전의 자유가 있으므로 이를 강제하기 어렵다. 1학년 1학급을 배정받는 옥천초 학생 수가 1학년 2학급을 배정받은 다른 학교에 비해 적은 것은 당연하지만 자체적으로 복식수업까지 걱정해야 할 정도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옥천초와 중앙초의 거리는 1킬로미터(km)가 채 안되지만 학생 수는 200명 이상 차이가 난다. 공교롭게도 중앙초는 옥천초의 전신인 순창동국민학교에서 지난 1970년 분리됐다. 40년이 지난 후 중앙초는 읍내 어느 곳에서나 다니기 쉬운 지리적 이점을 갖고 혁신학교까지 선정됐지만 옥천초는 조용한 교실을 더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지원청의 학구조정 의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지원청은 학구조정을 추진할 경우 오히려 옥천초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보았다. 최종주 행정지원과 행정지원담당은 “교육지원청에서 학구조정을 강제로 할 권한은 없으며 반드시 의견수렴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부러 주소지를 옮겨가면서까지 다른 학교로 진학시키는 사람도 꽤 있다. 학부모들이 옥천초 학구를 중앙초, 순창초 쪽으로 지정해달라고 할 수도 있다”며 “학교와 학부모들이 원하는 대로 학구조정을 하다보면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다. 얘기는 나와도 계획을 세워 두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실행해도 학생이 적으니 효과가 적다. 정답은 학구조정뿐”이라는 조 교장의 주장에 최 담당은 “학구에 연립주택이나 아파트를 지으면 해소될 수 있지만 지자체의 영역이라 이 또한 우리가 뭐라 할 사안이 안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다만 옥천초에서 우려하는 복식수업은 적어도 올해는 실시하지 않겠다고 확답한 상태다. 교육청은 학생 수에 대한 문제는 학부모가 의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시하지만 이는 ‘탁상행정’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순창초의 경우 수년전 취학 학생이 몰려 ‘콩나물 교실’을 운영한 경험이 있고 상급학년이 되면서 분반했으나 분반할 교실이 없어 특별교실을 학급교실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학교 수용시설이 부족하여 어쩔 수 없이 시설의 용도를 대체하면서도 ‘학부모의 의식 전환’만을 되뇌는 교육지원청과 학교 당국에 대한 비판은 수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옥천초의 한 학부모는 “(과거 순창동초, 중앙초 신설시 학구 변경에 따른 강제 전학 사례 등을 말하며) 예전과 세상이 달라졌다 하더라도 교육청의 ‘무사안일’한 행정에 화가 난다”며 “옥천초 관내에 아파트 세울 곳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며 “교육청의 답변은 마치 옥천초에 다니지 말고 거짓 주소지로 옮겨 취학생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역정을 감추지 않았다. 순창초의 한 학부모는 “인계 유등 뿐만 아니라 구림에서도 순창초에 다닌다. 학부모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교육청과 해당 학교의 노력이 필요하다.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기 보다는 적극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풍산초의 경우 혁신학교 신청을 준비하면서 학부모들을 비롯한 학교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읍내 취학생이 원정 취학한 사례도 있어 귀 담아야 할 충고로 보인다.

뚜렷한 해법이 있어도 이를 추진해보려는 조짐조차 찾을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함께 지낼 친구가 적은 것을 우려하는 옥천초 학부모와 동문들의 근심은 깊어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