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농협 연말 이익금 사용처 놓고 ‘내홍’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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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농협 연말 이익금 사용처 놓고 ‘내홍’ 극심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2.02.0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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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승인없이 5000만원 ‘명절선물’ 논란 불러

▲ 순창농협이 조합원에게 보낸 명절 선물은 조합장이 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않고 보냈다.

순창농업협동조합(조합장 이대식)이 결산 과정에서 남긴 돈의 사용처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대식 조합장이 “이사회 승인 없이 5000만원이란 거금을 제멋대로 썼다”는 반발을 사고 있다. 이 조합장은 또 자신이 추진하는 상임조합장 전환을 관철하기 위해 최근 대의원들을 모아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창농협은 지난해 12월30일 직원 특별상여금을 지급하려는 안을 들고 이사회를 열었다. 지난해 결산을 통해 이익이 발생하자 특별상여금을 지급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전액 농민들에게 환급해야 한다는 이사들의 주장에 막혀 이 안은 부결됐다. 이날 열린 이사회는 정기 이사회가 끝난 지 사흘 만에 다시 열려 이사회를 멋대로 소집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왔었다. 이사들은 문제가 된 특별상여금 및 이익금에 대한 처분안을 지난달 27일 예정된 정기 이사회에서 처리하기로 했었다. 사건은 그 사이에 벌어졌다.

설 명절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순창농협 조합원 대부분의 집에는 선물이 도착했다. 설탕, 식용유, 부침가루, 당면이 든 1만원 상당의 작은 선물세트로 명절 잘 보내라는 의미였다. 선물구매와 배송에 쓰인 예산은 5000만원으로 규모도 컸지만 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않은 채 보내진 것이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통상 이 같이 큰 규모의 사업비를 책정하려면 이사회의 승인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순창농협 이사들은 지난달 27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이대식 조합장은 승인을 얻지 못한 막대한 규모의 선물 배송은 자기가 결정한 일이 아니라며 발뺌했다. 이 조합장의 거짓말은 상임이사의 실토에 의해 드러났다. 순창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신원우 상임이사는 이 자리에서 자금 출처와 결정권자를 묻는 이사들에게 “당초 3000만원 규모로 하자고 건의했더니 조합장이 5000만원으로 하라고 해서 선물을 그리 보냈다”고 증언했다. 복수의 이사는 선물 결재서류에 적힌 이 조합장의 서명을 확인하기도 했다.

순창농협 이사진은 이 같은 증언과 물증을 바탕으로 감사를 대동해 순창군선거관리위원회에 위법여부를 물었고 “승인 없이 상대성이 있었을 때는 사전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사들은 이후 회의를 열어 선물에 쓰인 5000만원에 대해서는 책임소재를 다시 따지기로 하고 끝내 해결이 안 될 경우 법적조치도 강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합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이사회에서 “어쨌든 문제가 돼 죄송하다”며 사과했고 본보의 인터뷰에서는 “직접 결재 했다”고 시인했다.

이대식 조합장의 순탄치 않은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사회의 의장인 이 조합장은 이날 회의를 끝까지 진행하지 않고 중간에 회의장을 나갔다. 이 조합장이 이날 향한 곳은 유등면과 풍산면의 모 식당이었다. 두 면내 대의원들을 불러 ‘상임조합장 안’을 관철시키려는 대의원간담회에 참석한 것이다. 자리에 참석했던 풍산면의 모 대의원은 “이 조합장이 자신이 따낸 예산이나 사업성과를 열거하면서 상임조합장으로 바뀌어야 보다 힘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결국 자기를 상임조합장으로 밀어달라는 것 아니겠냐”고 전했다.

이 조합장이 이날 대의원들을 만났던 과정은 그러나 또 절차를 무시한 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조합장이 대의원 만나는 것이야 자유로운 업무활동 중 하나라는 의견도 있지만 대의원이 면 전체에서 모였다면 그것은 보고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통상 농협 조합장들이 대의원을 만나는 시기는 주로 농번기가 시작되는 3월이며 이 때 맞춰 농협에서는 간담회비가 책정된다. 이 자리에서 조합장은 대의원에게 농협 운영공개를 하며 이용 증진과 주력사업에 대한 조합원 참여 독려를 하며 조합원 민심을 듣기도 한다. 대개 조합장이 면을 다니며 대의원을 소집하려면 해당지역 대의원 대표와 지점에 목적을 미리 알리고 시간을 서로 조율해 결정한다. 그래서 난데없는 한 겨울의 간담회는 그 목적과 일정, 내용 모두 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독단적으로 진행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며 내부직원들의 기류도 심상치 않다. 이사회는 이 조합장이 이사회를 비우고 이유 없이 대의원들을 만난 것이 절차를 비롯해 이사를 무시한 것이라고 보고 경고하기로 했다.

이 조합장의 이 같은 행보에 복수의 이사와 대의원은 7월에 예정된 순창농협 조합장 사전선거운동을 벌써부터 한다는 의심을 품고 있다. 이 같은 사안을 알려준 익명의 제보자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조합장이 규정된 절차를 무시하고 이렇게까지 행동한다면 순창농협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라며 농협과 조합원을 이끄는 이 조합장의 자세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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