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충전단말기 수년째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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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충전단말기 수년째 오리무중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2.02.15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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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ㆍ면사무소에 충전기 있지만 몰라서 못해
공용터미널, “수익성 안 맞는다” 설치 반대

▲ 요금할인과 편의성을 갖춘 버스카드가 군에서는 쓰이지 않고 있다. 읍 면사무소에 있는 충전기는 잠들어 있다.

전국 대부분의 도시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교통카드가 정작 군에서는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 버스터미널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충전기를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군을 오가는 모든 시내버스에는 카드 단말기가 설치돼있지만 실상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카드 충전기를 설치한 업소는 한 곳도 없고 읍ㆍ면사무소에 충전단말기가 설치돼있지만 알려지지 않았다. 때문에 군내버스를 이용하는 절대다수의 승객은 현금을 내고 타야 한다.

카드를 사용했을 경우 기본요금이 50원 할인된다. 월 20회 사용했을 경우 차이는 1000원으로 큰 손해라고 보기 어렵지만 체감하는 편의성은 크다. 금과면에 사는 김 모씨는 “군내서는 카드 충전을 할 수가 없어 광주에 갈 일이 있으면 충전을 해온다. 요금할인도 되지만 현금이 떨어졌을 경우에 카드는 유용하다”고 말했다. 주기적으로 광주를 다녀오는 김씨와 달리 통학하는 학생의 경우에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현재 군내에서 버스로 통학하는 학생의 수는 약 100여 명으로 추산된다. 그리고 카드를 갖고 있는 학생은 많지만 사용하는 학생은 적다.

카드 충전이 불가능한 원인은 충전단말기를 설치했던 편의점이 이를 없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공용터미널의 압력도 상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임은호 공용터미널 직원은 “카드 충전을 하게 되면 터미널로서는 손해다. 터미널에서 표를 끊을 경우 10%정도의 수수료 마진이 생기는데 신명이카드가 우리에게 제시한 조건은 5000원 충전시 20원 지급이었다. 적정 수준을 맞춰줘야 터미널 운영도 되지 않겠나. 취급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터미널에서는 교통카드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단말기도 운용하지 않고 있다.

터미널 건물에 입점해있는 패밀리마트에서는 수년 전 카드 충전단말기를 설치하려다 터미널 측에 의해 제지당한 적이 있다. 임씨는 “이후에 또 충전을 재개하기에 그냥 놔뒀는데 수지타산이 안 맞는지 스스로 그걸 접었다”고 전하며 “장날에는 시장에서 바로 타는 승객이 많아 손해가 크다. 손님 입장에서는 불편하겠지만 앞으로도 터미널에서는 카드 충전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임순여객에 오히려 이익이다. 카드 사용시 기록된 정보는 세금 계산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며 구간별 승객 수를 파악하기도 수월하다. 지금은 하루에 몇 명이 버스를 이용하는지 추산이 정확하지 않다. 이렇게 되면 군에서 지원하는 버스보조금 역시 산출근거가 불명확해진다. 터미널과 임순여객의 입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생길 우려도 있다. 이미 설치된 임순여객 시내버스 카드단말기는 10년이 되어가지만 기계음을 거의 내지 못하고 있다. 순창읍사무소에 설치된 충전기는 올해 단 한 건도 카드충전을 하지 않았고 다른 면사무소 충전기 역시 방치된 상태다. 터미널과의 마찰이 생길 것을 우려한 군이 이를 알리지 않은 원인도 있다. 

한 주민은 “몇 년째 제대로 사용되지도 않는 단말기라면 유지비용이라도 줄이기 위해 아예 없애고 요금을 내리거나 충전 사업을 다시 해야 한다. 학생들이 특히 불편할 것이기 때문에 누가 하던 충전단말기는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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