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치 양계장 진입 ‘없던 일로’
상태바
쌍치 양계장 진입 ‘없던 일로’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2.03.07 1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송 패소와 주민 반대에 일출영농 사업포기

▲ 진입로에 깃발을 꽂고 컨테이너를 두며 강하게 저항한 쌍치면민들은 양계장 진입을 막았다.

쌍치면내 양계장 진입을 둘러싼 주민과 업자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주민과 행정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건축신청과 반려 그리고 법정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주민들은 끊임없이 양계장 진입을 반대하는 활동을 해왔다. 하림 양계장 진입저지에 이은 두 번째 쾌거다.

양계장 추진업체인 일출영농조합법인(대표 모군학)은 지난해 제기한 ‘건축허가신청반려처분취소’ 소송 항소심(2심)에서 패한 후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군은 “일출영농 측이 상고하려면 상고마감시각인 지난달 29일 자정까지 법원에 서류를 내야 했으나 이것이 도착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일출영농은 양계장 건설을 포기하기로 결심한 듯 보인다. 서준용 민원과 건축담당자는 “일출영농 측이 더 이상 소송을 진행하려는 의사표시가 없어 종국처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쌍치면에서는 지난 17일 허가제를 피하려고 건축규모를 줄여 신고방식으로 서류를 접수했다가 며칠 뒤 이를 취소했다. 규정상 400제곱미터(㎡)이상 가축사육시설을 설치할 경우에는 해당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미만인 경우에는 신고를 해도 된다. 일출영농이 건축신고를 했을 때 군에서는 행정절차상으로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아 관계부서 몇 곳이 협의를 하는 등 곤혹스러워했었다.

쌍치면 주민들은 이 사실을 알고 다시 반대행동에 불을 지폈었다. 지난달 22일 주민들은 양계장 예정지 진입로에 컨테이너를 갖다 두고 깃발을 꽂으며 차량 진입을 막았다. 이미 일부 진입로 소유자를 설득해 업체 측에 진입로를 팔지 않겠다는 확약도 받았었다. 진입로는 대형트럭이 다닐 수 없는 비좁은 길이어서 양계장을 건설하려면 진입로 확장 공사가 선행되어야 했다.

주민들은 일출영농 측이 신고 취소에 이어 상고 포기까지 했지만 또 다른 복안을 들고 나올지 모른다며 경계하면서도 하림 양계장에 이어 두 번이나 막아낸 성과에 대해 긍지를 드러냈다. 양계장 진입반대 활동 내내 환경을 강조한 이들은 ‘쌍치면 청정헌장’을 선포하기도 했다. 청정헌장에는 “소박한 주민들의 뜨거운 열정이 모여서 오늘날의 ‘청정쌍치’를 일구어냈으니 이제 청정지역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키고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필요가 있다”며 청정쌍치 자존심을 거스르는 과오를 스스로 범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들어있다. 조찬희(52ㆍ쌍치 옥산) 이장은 “쌍치면 내 모든 저수지에 물고기가 살고 있지만 유일하게 양계장 예정지 아래에 있는 저수지에는 고기가 없다. 이곳 주변을 생태보전지역으로 자체 지정해 저수지가 깨끗해지고 고기가 살 때 까지 인근 농지에 비료나 농약살포를 하지 않을 것에 대한 논의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년이 넘도록 지역 주민에 근심을 안겨준 양계장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일출영농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같이 진행되던 해당 부지 매매도 없던 일이 됐지만 원 소유주인 이 모씨가 사정상 땅을 팔아야 하므로 향후 또 다시 양계장 분쟁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진입로를 쌍치면민회가 사들이거나 1평 갖기 운동도 거론됐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양수철(52ㆍ쌍치 학선)씨는 “하림 양계장을 막아낼 때 어정쩡하게 마무리 된 부분이 있어 교훈삼아야 한다. 다른 양계업자가 쌍치에 들어올 여지를 남겨서는 안 된다는 각오로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