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명작 꼭 남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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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명작 꼭 남기겠다”
  • 임양호 편집인
  • 승인 2012.05.0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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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성심을 다하는 신문 만들어야” 주문

▲ 동계 매화밭 72.7×60.6cm Oil On Canvas 2009, 박남재 화백은 고향 순창 동계면 매실농장을 화폭에 담았다. “생전에 고향을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는 박 화백의 작품에서 긴 겨울 잠에서 깨어나 봄의 시작을 알리는 ‘매화 향기’가 물씬 느껴진다.

“참된 것은 참이다. 매사에 성심을 다하는 신문 만들어야 한다”며 창간 2년된 <열린순창>이 더욱 정진할 것을 주문하는 노(老) 화백은 축하보다는 “겸손하게 노력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요즘도 “생애 최대, 세상 최고의 명작을 꼭 남기겠다”는 각오로 작업에 틈을 보이지 않는다는 우리 고장 출신 박남재 화백의 작업실(아틀리에)을 찾았다. 전주시 금암동 옛 한국방송(KBS) 인근의 단독주택, 175여평 너른 정원에 2층 양옥, 정원에는 봄꽃들이 즐비했다. 50 되기 전 이곳 주택가를 구입해 손수 집을 짓고 지금껏 살아왔으니 박 화백의 대형 작품들이 이곳에서 완성돼 전람회를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공개돼왔다.

90을 바라보는 요즘까지도 청년의 매무새(지금도 청바지를 즐겨 입는다)를 간직한 비결은 중학시절 당시 농구 명문학교의 하나인 서울 한성중학교 대표선수로 전국종별선수권대회 4강에 진출케 한 타고난 운동 체질과 아침 5시면 어김없이 기상하는 근면한 작품 활동에서 시작됐다고. 과격한 운동에서 쇼크를 받은 호흡 장애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보는 박 화백의 웅장하고 힘찬 작품은 볼 기회를 갖지 못했을 터.

1929년 순창읍 남계리에서 태어나, 농구선수로 서울 유학, 운동 중단 후 농구공 들었던 손에 붓을 잡았다. 1950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진학했으나 한국전쟁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고 고향으로 남하했다. 당시 고향의 산간마을은 온통 좌ㆍ우 격전지. 회문산을 고향땅으로 둔 그도 어쩔 수 없이 격돌의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그 후 닥쳐온 암담한 세월은 당시 청년들의 숙명이었다. 그 시절 광주에서 만난 한 선배화가, 호남화단의 대부(大父) 오지호 화백. 그를 새롭게 눈 뜨게 하고 조선대학교에 재차 진학케 했다. 지금도 그는 스승 오지호 화백이 어는 날 편지에 써 보낸 “자네는 인간이 되었고 색의 감각이 좋으며 생각하며 그리는 태도가 좋으니 붓을 놓지 마소!”라는 말씀을 잊지 않고 있다. 83세 노(老) 화백은 스승을 향해 “나를 탄생시키신 분이시고 나에게 생명을 심어주신 분”이라고 경외한다.

순창농고에서, 전주여고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다 1974년부터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교수와 학장을 역임한 그는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후회 없는 삶을 추구해 왔다. “청년시절부터 소신을 굽혀 본 적은 없으며 비록 거지들에게도 인간적으로 무시해 본 적이 없다”면서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신념으로 살다보니 고향의 후배들도 나를 많이 따랐다”고 회고했다. 그는 해방, 한국전쟁, 좌우이념 갈등, 회문산 시절 등을 회고하며 “지금도 고향 순창에 가면 노익장이 된 후배들이 나를 반기며 어려운 시기마다 형님의 지혜와 용단으로 큰 일(?) 당하지 않았다고 옛일을 떠올릴 때가 제일 흐뭇하다”고 전했다.

타고난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가진 그는 “내 심혈이 깃듯 작품들이 고향에 전시돼 후손들의 예술세계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조심스럽게 그러나 우리 고장이 나은 대작가로서는 당연한 바람도 나타냈다. 순박한 인심이 넉넉하고 ‘충절과 예향의 고장’이라는 우리 지역에서 지난 수십년 동안 ‘구상화(具象畵)의 거목(巨木)’이라 불려온 박남재 화백의 작품세계를 수시로 접할 수 있을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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