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긴 ‘소’ 또 굶어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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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긴 ‘소’ 또 굶어 ‘죽어’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2.05.1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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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굶어도 대책 묘연…농장주와 행정 소통단절

▲ 지난해까지 소들로 넘쳐났던 문씨의 축사에는 이제 25두 정도만 남아 있다. 피골이 상접한 소들이 연신 풀을 먹고 있다.

올해 초 소가 굶어죽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문동연(57ㆍ순창읍 장덕)씨의 축사에서 최근 연쇄적으로 소가 굶어죽는 안타까운 사건이 또 발생했다. 지난해까지 150두 가량 있었던 소는 올해 초 40두에서 십 수 마리가 아사했다. 축사에는 이제 25두 정도가 남아있으며 간신히 연명하고 있다.

소를 굶길 수밖에 없었던 문씨의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농지를 팔아 빚을 청산하고 사료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한 사람이라도 살아야지 않겠냐는 것이다.

올해 초 사단이 났을 때만해도 황숙주 군수와 김완주 도지사가 방문할 정도로 관심을 가졌지만 이제는 행정에서도 낙심한 듯 보인다. 올 초 사료를 지원했던 동물사랑실천협회는 70포의 사료를 문씨에게 또 보냈지만 이 과정에서 다툼이 벌어진 일도 있었다. 송창섭 축산환경과 명품축산담당자는 “문씨가 행정에 대해 강한 불신을 갖고 있어 소통이 단절됐다. 그래서 동물사랑실천협회에 도움을 요청했고 협회가 사료를 지원했다”며 “실천협회가 아예 소를 이동시켜 다른 곳에서 키우려 한다”고 말했다. 1월 당시 군은 축사 판매를 알선해주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대화가 잘 풀리지 않으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육우 가격은 1월보다 소비가 조금 나아져 값이 오른 상태지만 먹다 굶기를 반복한 소들이 도축을 위해 팔리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한 축산 관계자는 “굶겨보지 않아 잘은 모르나 뼈만 앙상하게 남고 건강도 안 좋은 소가 회복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은 안정적으로 먹고 살이 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가 굶어죽어 안타까워하는 대신 벌금 부과를 운운했던 농ㆍ식품부의 축산정책은 4개월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았으며 광우병 논란 진화에 급급한 모습이다. 문씨 축사의 죽은 소는 일단 매장됐으며 남은 소는 지원된 사료와 풀을 먹고 있다. 이것이 떨어진 이후는 또 장담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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