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의 진보는 아직도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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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술의 진보는 아직도 진행형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2.05.2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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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종개발에 7년 소요… 성과주의 버리고 기다림 필요
지자체 연구 환경 열악… 공유와 협력연구로 극복해야

시대가 변하고 먹을거리가 점차 다양화, 고급화 되면서 농업기술의 발전에 대한 요구가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1970년대 초 허문회 교수가 개발한 통일벼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쌀 자급률을 충족시킨 주역이지만 그 뒤로 더 맛 좋고 수량 좋은 품종들이 개발되면서 점차 설자리를 잃어갔다. 직파에서 육묘로, 손모내기에서 기계이앙으로 넘어갔던 파종방식은 최근에는 무논점파 등 다양한 형태의 시도로 마주할 수 있다.

기술의 진보를 떠나 문명의 발달을 설명할 수 없듯 농경사회의 형태도 농업기술의 발달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어왔다. 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연구와 역할분담을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인력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고 있다. 연구와 기술보급의 중대한 역할을 맡은 농업기술센터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현재 26명의 농촌지도사와 2명의 농촌지도관으로 구성된 농업기술센터는 군내 농민들의 기술향상에 이은 소득을 책임지는 일선에 서 있다. 사업과 교육, 농민조직화를 통해 기술보급을 하는 기술센터에서는 개별지도보다 효율적이어서 농업관련 4개 학습단체를 육성하고 있다.

그런 농업기술센터가 몇 가지 중요한 고민에 직면했다. 가장 큰 것은 단시간에 낼 수 없는 기술개발에 대한 요구이며 이를 수행할 연구원 등 적임자를 육성해내지 못한 것이다. 기술센터가 신축 이전한 뒤 농민 학습기회가 많아진 것은 다행이나 내부에 연구를 장려할 만한 환경은 갖춰지지 않았다. 지역의 애로사항이 무엇인지를 보고 적용 가능한 재배기술을 찾기 위해 만들어진 소득개발시험포가 일정부분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점은 다행이다. 김정균 농업기술과 지도기획담당은 “무엇보다 성과에 대한 압박을 덜어야 한다. 품종 하나를 개발하는데도 7년씩 걸린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라는 압박은 연구에 도움이 안 된다. 지금의 환경에서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는 어렵다. 시설이 갖춰진 도 농업기술원에서도 3년, 5년 과제로 나오는데 소규모 지자체 예산이 막대한 시설비를 감당할 수도 없다”며 “필요하면 도나 중앙의 연구기관의 시설을 써야 한다. 연구내용도 같이 공유하고 협력연구체계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담당이 말하는 기술센터의 역할은 ‘정보를 종합해 전파하는 기능’이다. 전자기술과 마찬가지로 농업기술의 발달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추세에서 검증된 선진기술을 기술센터가 모아서 보급해야 속도와 효과가 커진다는 얘기다. 두릅의 성공사례는 이를 뒷받침한다. 한 주에서 한 개만 나오는 원순을 미리 떼니 더 이상 나무가 자라지 않고 곁순이 나와 오히려 소득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특화단지로 정착이 되면 판매에 큰 신경을 안 쓰고 농사에 전념하게 된다. 두릅 곁순을 많이 나오게 하는 방법을 교육시킨 후 순창 두릅은 전국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의 연구 인력은 앞으로 꾸준히 충원될 필요가 있다. 올해 군이 채용 예정인 농업 연구직은 3명이며 당초 고난이도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찾고자 석사 이상으로 학력을 제한했었지만 여의치 않자 학력제한을 4년제 대학 졸업자로 낮췄다. 김 담당은 이들을 처음부터 연구 인력으로 바로 투입되기보다 채용 후 전문성을 갖추고 중ㆍ장기 과제를 수행하도록 몇 달 동안 파견교육을 실시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기존 직원 역시 새로운 기술 연구를 위해 최근 협약을 맺은 조한규지구촌자연농업연구원에 교대로 입소해 교육을 받도록 건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앞으로 과수, 축산, 식량작물 등 전문적인 분야에서도 자연농법에 기반한 농사기술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일각에서는 재배기술이 완성단계에 올라 기술보급이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아직도 재배방법과 병충해 방재를 두고 갑론을박 하는 경우가 많다. 양에서 질로 변모하는 소비자들의 식성과 산지를 따질 정도로 까다로워지는 입맛은 농민들에게 선진 재배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동기부여도 된다. 농업기술센터 직원의 분발과 이들을 믿고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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