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 남편과 아들 둘 다 문제가 많습니다
상태바
[투고] 남편과 아들 둘 다 문제가 많습니다
  • 열린순창
  • 승인 2012.06.26 1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는 남편이 술만 많이 먹는다고 남편을 미워하고 원망했습니다. 내 불행은 남편 때문이라 생각하면서 긴 세월을 보냈습니다. 남편은 제가 절에 가는 것도 반대하면서 삼보를 비방합니다. 남편을 위해 부처님께 참회하고 삼보에 귀의하라고 말하며 기도했지만 남편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늘 답답하던 중에 스님의 법문을 듣고 이렇게 좋은 부처님의 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남편의 건강이 아주 나쁩니다. 이제라도 어떻게 참회 기도를 해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큰아들에게도 문제가 많습니다. 매일 술만 먹는데다 집에 오면 화를 많이 내서 며느리도 아무 말을 못 하고 손자는 늘 기가 죽어 있어서 걱정입니다.


질문자는 지금도 계속 자기는 변하지 않으면서 남편만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남편에게 술 먹지 말라고 했던 것도 그렇고, 남편을 변하게 하고 싶어서 절에 다니며 기도했던 것도 그렇고, 이제 또 남편 건강하게 해달라고 비는 것도 모두 결국 남편을 내 마음에 맞게 바꾸어 보려는 것입니다.

남편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남편이 과거에 지은 인연대로 과보도 다 받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받아야 하는데 옛날에 했던 것에 비하면 그래도 가볍게 받는 편이니까 “부처님, 감사합니다. 남편이 지은 인연의 과보로 볼 때에는 지금보다 더 많이 받아야 되는데 그래도 이만큼 탕감해 주시고 돌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하세요. 그리고 남편 걱정은 그것으로 끝내세요.

문제는 내가 남편을 미워했던 마음이 자식에게 나쁜 영향으로 남았다는 사실입니다. 남편이 아무리 술을 먹었더라도 내가 좋은 마음으로 남편을 보아주었으면 아들에게 지금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예전에 남편이 술 먹을 때 “술이라도 있어서 당신 기분을 풀 수 있으니 참 다행이군요” 하고, 남편이 집에 늦게 들어오면 “당신이 늦게 들어오니 내가 혼자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참 좋군요.” 이렇게 좋은 마음을 냈다면 지금 아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남편이 술 먹으면 잘 먹어서 좋다 생각하고, 늦게 들어오면 늦게 들어와서 편하다 생각하고, 남편이 아프면 이 정도 아프니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매사를 긍정적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말씀입니다. 모든 일을 항상 내 기준으로 판단해서 남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하고 아들은 또 저렇게 바뀌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남을 바꾸어서 나를 행복하게 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남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옛날에 술 먹는 건 나쁜 일이다 생각하고 남편에게 술 먹지 말라고 잔소리했는데 남편이 내 말을 안 듣고 술을 마시니까 남편에게 화가 났을 겁니다. 그리고 그 나의 화기가 아들에게 그대로 심어져서 아들이 지금 그런 폭력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겁니다. 그러니 아들을 어떻게 해보려고 애쓰지 말고, 아들을 위해 지금이라도 남편에게 참회기도를 해야 됩니다. 지금은 술을 먹고 싶어도 병들고 늙어서 먹지 못하는 걸 가지고 괜히 젊었을 때 술 먹지 말라고 잔소리하고 미워하고 화낸 내 잘못을 참회하세요. 남편한테 참회하는 것은 남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식을 위해서입니다.

손자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까 걱정하시는데 지금으로서는 그 문제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건 유전처럼 흘러 내려가는 일입니다. 하지만 내가 남편에게 참회기도를 하면 아들이 좋아질 테고, 아들이 좋아지면 손자도 좋아지게 됩니다. 내가 남편을 미워했던 탓에 아들이 나빠졌고, 그 아들의 모습을 며느리가 받아내지 못하니까 또 손자가 나빠지게 되는 겁니다. 손자를 위해서는 며느리가 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건 며느리의 몫입니다. 며느리가 알아서 일찍 눈을 뜨면 손자 일은 막을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면 또 당한 다음에 해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며느리는 내버려 두시고, 질문하신 분은 자기 기도를 하세요. 한 번 뿌려진 씨앗은 그렇게 흘러가게 마련입니다. 어리석은 중생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니 지금 하실 일은 두 가지입니다. 우선 남편을 위해 부처님께 참회 기도를 하고, 두 번째는 아들을 위해서 이해하는 기도를 하세요. 그리고 손자를 위해서는 항상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보시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