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의원, 기초생활보장법 개정 추진
상태바
강동원 의원, 기초생활보장법 개정 추진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2.09.04 1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양의무자 기준삭제 … 지자체는 재정난 가중우려

강 의원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하며 현행 부양의무자 기준을 삭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모와 자식 간 소식이 단절되거나 자식이 있어도 외면 받아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노인이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에서도 제외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부양의무자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자식, 부모와의 관계단절을 증명하는 관계단절 확인서나 부양기피 사유서를 제출하는 등 소명을 해야하는데 이 과정이 수급자에게 모멸감을 안겨주는 인권침해 소지가 있고 위축된 빈곤층이 가족관계마저 단절됐음을 알리기는 어렵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기초생활수급자 선정기준을 손질해야 한다는 사회 여론이 높은 가운데 강동원(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 ‘부양의무자 기준삭제’안을 제시했다. 

강 의원이 발의한 개정 법률안의 핵심은 ‘수급권자 선정요건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을 제외하여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사람으로 하며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부양을 받을 수 없는 경우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위임조항을 삭제함으로써 부양의무자에 관한 조항을 전면 삭제한다’는 내용이다. 

강 의원 외에도 민주통합당 일부 의원이 내용이 다른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을 내놓은 가운데 이 법안은 복지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이 내놓은 안은 선별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의 전환을 의미하고 있어 현 정부는 물론 지자체에서도 난감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앙정부도 아닌 지자체가 고개를 흔드는 것은 재원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초 정부와 새누리당이 0~2세 무상보육 정책을 추진하면서 필요한 비용 대부분을 지자체에 전가해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단체가 곤혹을 치른 적이 있다. 

김규완 주민생활과 통합보장담당은 “기초생활수급 자격에 대해서는 국회뿐만 아니라 민간단체, 학계에서도 거론되고 있다.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부양의무자 기준 조항을 없앨 경우 수십 만 명의 수급자가 발생해 복지비용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국가재정이 열악한 상태이고 지자체가 일정 비율을 부담토록 하는 매칭사업으로 시행하면 도시보다 재정이 열악한 농어촌 지자체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담당은 “정치적 화두인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의 문제가 본질이다. 보편적 복지는 많은 예산을 수반하나 학계 추세는 보편적 복지로 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문제만 보자면 부양의무자가 있는 노인이나 없는 노인 모두 부양해주면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 있고 실제로 시골에서는 눈에 확 들어온다. 그리고 전통적인 효 사상이 무너져 또 다른 사회문제로 대두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부양의무제 삭제와 관련해 일부 부유층 자녀들마저 부모봉양을 외면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우려할 수도 있으나 이런 사례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이를 이유로 개정을 반대한다면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말에 불과하다”며 추진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 담당은 강 의원의 개정안 취지와 보편적 복지에 대해 찬성하면서도 “일선에서는 아직 이르고 1촌 이내 제한부터 확대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보편적 복지가 화두로 던져진 사회 분위기상 강 의원이 발의한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은 무시하기 어려운 법안임이 분명하다.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을 넘어 국가 복지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이 법안이 어떤 식으로 결론 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