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개회에 앞서 한농연은 회원들이 궁금해 하는 점에 대해 질의응답을 가졌다. 회원들은 농업인회관을 둘러싼 소송배경과 결과, 책임관계 등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또 회의장소도 없는 현재 상황이 오랫동안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행사 때마다 수백 명의 회원과 가족들이 모였던 것과 달리 이날 행사에서는 비교적 적은 인원이 모이는 등 부쩍 달라진 모습이 확인됐다. 대회 기념식에서는 이윤자 한농연 군 여성부회장이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하고 한농연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한 공로로 한농연 중앙연합회 표창을 받았고 권홍섭 인계면 회장이 자립영농기반구축과 농업경영인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전북도연합회 표창을 받았다.
한농연은 조계칠 전 회장이 농업인회관 별관 건물 명도를 한농연 앞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내용의 소송을 냈고 최근 일부 승소했다. 한농연은 조 전 회장이 회관 건립 당시 들였던 개인 돈 등 2억8000만원을 보전해주고 조 전 회장은 건물에 관한 압류나 전세권설정 등 모든 등기사항을 말소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조 전 회장은 이에 불복하고 지난 5일 항소했다.
한농연에게는 오히려 항소 자체가 시간을 벌어준 셈이 된 모습이다. 한농연은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자금난을 겪고 있어 당장은 명도를 이전시킬 수 없는 상태다. 마화룡 회장은 조 전 회장에 대한 횡령 혐의가 확정되고 반환소송을 걸어 이기면 명도 이전에 필요한 상당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 회장은 “조 전 회장이 횡령한 7580만원과 관련해 전주지검 이정용 검사가 벌금 1000만원과 피해금액 전액을 반환하라고 약식명령을 내렸는데 조 전 회장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그래서 소송비를 모아 변호사를 선임하고 대응하려 한다”며 “우리는 조 전 회장이 실제 횡령한 금액을 2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관련서류가 기소 문제로 검찰에 있어 증거를 제시하기 어렵지만 재판이 들어가면 변호사를 통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마 회장은 기왕 터는 김에 끝까지 털고 새 출발을 하겠다는 심산이다. 그는 “그동안 묵은 감정과 불신은 모두 잊어버리고 오늘부터 한농연순창군연합회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참여해 달라. 회관건물은 날아갔지만 회원들이 고생하며 물건 팔아 마련했던 것은 찾을 수 있다. 회관 짓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농업활동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다시 출발하자”고 독려했다. 그는 아예 “능력 있고 조직을 책임질 각오가 된 임원이 회장으로 나오겠다면 지금이라도 회장에서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결국 회원들이 가진 의문에 대해 끝까지 풀어주고 이해를 구해야 분열된 조직을 다시 추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참석한 회원들은 동요하기보다 사태가 해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묵묵히 지원하고 하던 일을 계속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때 회장까지 할 정도로 신임을 받던 조계칠 전 회장의 모습은 이날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