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디가?…놀면서 공부하는 ‘문화역사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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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디가?…놀면서 공부하는 ‘문화역사여행’
  • 이혜선 기자
  • 승인 2013.03.2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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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이 82명, 매화꽃 만발 섬진강 남녘 따라 옛 문화 정취 만끽

▲ 엄마와 함께 떠난 여행길 중 하동 토지 드라마 세트장 내 최참판댁 담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봄 햇살이 가득 내리쬐던 지난 23일 82명의 엄마와 아이들은 순창군여성농업인지원센터(소장 조경숙)가 마련한 ‘엄마와 함께하는 우리문화역사 바로알기’에 참가해, 매화꽃이 한창인 광양 섬진강일대에 이어 대하소설 ‘토지’의 본무대인 하동과 국보 각황전이 있는 구례 화엄사를 찾아 봄꽃에 취하고 역사의 향취에 흠뻑 젖어드는 시간을 가졌다.
섬진강 따라 불과 1시간여 거리,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가 한창인 청매화마을은 쪽빛 섬진강 물줄기를 내려다보며 매화인지 눈인지 모를 하얀 눈꽃을 골짝마다 휘감고 있어 일행들의 넋을 잃게 했다. 춘삼월 매화 향기엔 ‘혼몽’이라 했던가? 간만에 소녀가 된 엄마와 그런 엄마가 마냥 반갑기만 한 아이들은 어느새 천진난만한 단짝친구처럼 숨바꼭질하듯 매화꽃 사이를 누비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려버렸다.     
매화의 향연에 취해 꽃보다 화사해진 얼굴을 한 일행들은 부표다리로 사뿐히 섬진강을 가로질러 옛 전통의 멋과 정취가 그대로 묻어나는 슬로시티 하동에 접어들었다.
매화가 즐비한 도로를 따라 10여 분 차로 움직여 도착한 곳은 소설가 박경리의 한민족 운명의 대하소설 ‘토지’를 실제로 만나볼 수 있는 경남 하동이었다. 소설 토지가 2004년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하동 악양면 평사리에 토지 드라마 세트장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소설 토지는 만석꾼 대지주 최참판댁의 마지막 당주인 최치수와 그의 고명딸 서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토지의 상실과 회복을 둘러싼 이야기다. 토지는 농민전쟁과 갑오개혁, 2차 대전에 이은 해방까지의 긴박한 역사를 긴 호흡으로 훑어 내려가며 우리 민족이 겪은 이야기를 빼곡히 담아내려갔다.
일행들은 최참판댁 곳곳에 자리한 말린 볏짚, 늙은 호박, 지금은 볼 수 없는 아궁이, 고무신 등 옛 삶의 흔적을 더듬어가며 서민들의 애환과 당시 시대상에 대해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골목 따라 줄지은 전통 초가집들을 신기한 듯 구경하다가 쉬엄쉬엄 제기차기, 투호, 팽이놀이 등 전통놀이와 염소, 토끼에게 직접 먹이주기 등 색다른 체험에 물 만난 고기처럼 즐거워했다. 
김주하(풍산초 5) 군은 “엄마와 함께 매화꽃길도 걷고 재미있는 체험을 해서 너무 행복하다”며 “이곳에 와서 토지라는 책을 처음 접했는데 이다음에 토지를 꼭 읽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어느덧 이날 일정의 막바지, 일행들은 섬진강 일대에서의 꿈같았던 시간을 뒤로 하고 지리산 품에 자리한 국보급사찰, 화엄사를 향해 길을 재촉했다. 
각황전 등 4개의 국보와 5개의 보물을 간직한 화엄사는 문화적 가치와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며 수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넓은 사찰 여기저기 눈에 띄는 것마다 문화재니 하나라도 놓칠세라 엄마와 아이들의 발걸음이 분주하기만 했다. 일행들은 특이한 모양의 석등과 석탑, 자연그대로의 모과나무를 기둥으로 삼은 건축으로 기발함이 돋보이는 구층암 암자 등 빼어난 예술작품들을 감상하며 연신 누르기 바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각황전은 압권이었다. 웅장한 모습인데도 뽐냄 없는 겸손함으로 주변 경관에 운치를 더하는 멋스러움에 조상들의 지혜를 그대로 읽을 수 있어 일행들을 절로 감탄케 했다.
이날 아이 둘과 여행길에 오른 임연숙(40·읍 순화리)씨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화지만 군락을 이루니 장관이었다. 또 모과나무 기둥의 암자인 구층암은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아이들과 오랜만에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여행이었다”며 참여 소감을 밝혔다.
우리 고유의 문화ㆍ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기회를 갖고 부모와 자녀가 프로그램에 참석하여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마련된 이번 행사는 매화꽃 만발한 섬진강 남녘을 돌며 옛 문화의 정취를 잘 짜여진 구성으로 옛 문화의 정취를 한편의 서정시처럼 담아내 참가자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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