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자전거 길 … 5개 구간
전북 임실에서 시작하여 전남 광양까지 이어진 섬진강 자전거 길은 5개 구간으로 이루어졌다. 구간마다 아름다운 경관과 다양한 볼거리와 얘깃거리가 가득하다. 시인의 마을이 있고 요강바위 전설이 살아 숨 쉰다. 발길 닫는 곳마다 전해오는 이야기와 사연이 있다. 깨끗하고 소박한 자연을 품은 섬진강의 아름다운 모습과 지역의 관광명소를 연결했다.
첫 번째 구간-임실 운암댐에서 시작해 순창 구미다리까지 이어진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태어난 임실 진뫼마을과 영화 ‘아름다운 시절’을 찍은 구담마을과 천담마을, 기기묘묘한 요강바위의 듬직한 위용이 돋보이는 순창 장군목을 지나 600년 넘게 집성촌을 이룬 동계 구미마을과 ‘강과 어우러진 풍경이 죽인다’는 적성 강경마을을 잇는 구미다리까지다. 10년 전 적성댐 건설을 막지 못했다면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이 됐을 터. 장군목 요강바위 위에 설치한 현수교로 강을 건너는 사람과 자전거는 편해졌지만 그 멋진 경관은 반 토막 났다.
두 번째 구간-순창~남원~곡성을 잇는다. 순창 적성강 길을 따라 뻗어 온 자전거 길은 남원 대강면과 순창 풍산면을 잇는 ‘대풍교’를 건너 남원으로 들어선다. 이어 일제가 곡물 등 자원을 약탈하기 위해 건설하다 대동아전쟁 등 정세가 어려워지자 중단한 철길의 일부인 향가 교각(219m)과 터널(390m) 등을 자전거 길로 변신시켰다. 특히 향가 목교 중간에 설치한 투명강화유리 바닥의 ‘스카이워크’는 주변 경관을 조망하는 색다른 경험을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구간-적성강과 남원 요천이 만나는 지점부터 곡성의 예성교까지를 연결한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제방 길과 출렁다리, 산속으로 뻗은 도로(임도)를 거치면서 섬진강의 유유자적한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이 구간에는 1933년부터 1999년까지 전라선 열차가 달렸던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의 역사와 철로가 변신한 ‘섬진강 기차마을(www.gstrain.co.kr)’이 있다. 전라선 복선화로 쓸모없게 된 철길 위로 관광용 증기열차가 달린다. 1930년대 모습을 간직한 곡성역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여기에 레일 바이크와 펜션 등이 더해지면서 새로운 관광명소가 됐다.
네 번째 구간-경치가 좋은 압록유원지에서 시작해 전남 구례 구간을 달린다. 구례 구간에는 지난 2006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십리 벚꽃 길’을 지난다. 봄이면 연분홍으로 물들고, 벚꽃이 만개하면 지리산과 섬진강이 어우러져 눈이 부신 경관을 볼 수 있다. 이 길에는 벚나무 터널구간 두 곳(각 12km씩)이 있고, 맑은 물에서만 산다는 은어를 볼 수 있다. 원효ㆍ의상ㆍ도선ㆍ진각 등 네 명의 고승이 수도했다는 사성암도 지난다.
다섯 번째 구간-구례 남도대교에서 시작해 광양 태인교에 이르는 이 길은 은빛 모래사장을 따라 달린다. 3월엔 매화꽃이 흩날리고 가을이 되면 갈대숲이 무성하다. 10만 그루의 매화나무가 있다는 광양 매화마을과 자전거길 양 옆으로 꽃나무를 심어 사계절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는 꽃길을 조성했다. 도로 폭이 넓은 광양의 제방구간에는 자전거길이 단조롭게 느껴지지 않도록 에스(S)자 형태의 자연스런 곡선으로 포장해서 색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