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래거상/ 뒤에 온 자가 앞서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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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래거상/ 뒤에 온 자가 앞서가니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3.08.3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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後 뒤 후 來 올 래 居 앉을 거 上 위 상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63

사기ㆍ급암열전(史記ㆍ汲闇列傳)에 나온다.
여적신이, 후래자거상(如積薪耳, 後來者居上): 장작을 쌓는 것처럼 나중에 들어온 사람이 윗자리를 차지하게 합니다.
급암(汲闇)은 한(漢, BC206-220)나라 무제(武帝)때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비교적 고위직인 중대부(中大夫)를 지냈으나 사람이 워낙 강직하여 무제 앞에서도 자주 직언하므로 무제가 싫어하여 지방의 한 태수로 내려 보내 버렸다.
그는 태수로 있는 동안 백성을 잘 다스리고 일도 잘 처리하므로 백성들이 추앙하여 명망이 높아졌다. 이에 무제가 다시 그를 불러 주작도위(主爵都尉)로 삼았으며 나중에는 구경(九卿 황실과 중앙조정의 정사를 처리하던 관직)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그가 경성에 올라 온 후에도 강직한 성품을 버리지 않고 또 무제 앞에서 직간을 자주 하였다. 게다가 아첨 같은 것은 아예 안중에 두지 않으니 무제로부터 좋은 평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급암이 보기에 무제 앞에서 얼쩡거리며 비위를 잘 맞추어 나간 몇몇 신하들, 특히 공손홍(公孫弘)과 장탕(張湯)은 오히려 무제의 신임을 받아 다른 사람들보다 직급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급기야 원래 자기보다 직위가 훨씬 낮았던 사람들이 어느새 승진하여 급암을 앞질러 가게 되었다. 
이에 대하여 급암이 늘 불쾌하게 생각하던 중, 마침 무제를 만날 기회를 얻어 자기가 늘 승진에서 누락되고 있다며 불평하였다,
“폐하가 사람을 쓰는 것이 마치 장작을 쌓는 것과 같습니다. 먼저 쌓은 것은 늘 밑에다 두고 나중에 온 것을 그 위에 쌓아 놓고만 계십니다.”
무제가 듣고 입을 다문 채 말이 없었다. 그러나 그 후 급암이 죽자 무제는 급암의 강직함을 높이 평가하여 그의 동생과 아들에게 벼슬을 주었는데 모두 영리하고 처세에 뛰어나 벼슬이 구경(九卿)에 이르렀다.
나중에 발탁된 사람이 먼저 들어온 사람보다 윗자리에 오르다. 훗날 사람들은 이 성어를 ‘새 세대가 낡은 세대를 앞서다. 뒤에 난 뿔이 우뚝하다’로 의미를 주어 어떤 조직의 인사가 잘못된 경우 비유하는 말로 썼다.
그러나 때로는 젊은 사람이 어른을 경시하는 경우에 점잖게 꾸짖는 말로 쓰기도 한다. 예를 들면 연석이나 회의에서 뒤에 온 사람이 상좌에 앉는 경우에 쓰는 것이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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