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회, 활동가 협동조합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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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회, 활동가 협동조합교육
  • 임양호 편집인
  • 승인 2013.09.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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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의 기원은 빈민운동, 사람의 역할을 찾아주는 운동, 지역자산ㆍ공동체 지키는 운동

순창군농민회(회장 김구곤)가 ‘협동조합 교육’을 했다.(사진)
농민회는 ‘더불어함께 전북지역개발협동조합’과 ‘지역농업연구원’이 공동 주관하는 ‘2013년 농업ㆍ농촌 현장활동가 육성 교육과정’으로 협동조합이란, 협동조합의 역사ㆍ이론ㆍ사업계획 수립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지난 6일 오후부터 7일까지 이틀간 농업기술센터 다목적회의실에서 진행했다.
이번 교육에는 농민회 회원, 지역 독농가와 귀농귀촌지원센터 교육생 등 30여명이 참가했다.
첫날 오후 1시. 첫 교육은 협동조합의 참 모습을 간파하고 깨달음을 얻기 충분한 ‘협동조합 영화’ <위 캔 두 댓(We can do that)> 감상으로 시작했다.
100분 넘게 교육생들을 긴장시키고 고개를 끄덕이게 했던 ‘영화 교육’에 이어 이현민 지역개발협동조합 이사장과 황영모 전북발전연구원의 협동조합을 정의 하는 강연이 있었다.
이튿날 강연은 이인우 농협경제연구소 협동조합연구센터 연구원의 열정적인 7시간 연속 강연이었다.
이인우 교수는 “자본주의 폐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협동을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동조합의 기본은 자조”라며 협동조합은 빈민운동에서 시작되었고 빈민운동의 역할은 잃은 사람의 역할을 찾아주는 운동이고 (지역) 공동체는 사람의 역할을 만들어 주는 운동이라며 ‘역할 찾기 운동이 협동조합의 기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협동조합에서 공동체를 버리면 할 말이 없다”며 “조합원 스스로 지켜야 할 협동조합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협동조합 만들기 15단계를 설명했다. 같은 생각을 갖은 사람과 필요를 찾아내야 하고 역할을 잃은 사람을 없게 하고 협동을 철저히 관리해야 성공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공동체가 내부의 민주주의를 만들지 못하고 외부에 기대면 깨지고 만다”며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은 물건 값을 깎거나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필요한 것을 조직해야 한다. 지역을 만들고 이 지역에서 인간의 경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협동조합은 지역 자산을 활용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수차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협동조합은 사람이다. 사람을 빼면 평가받을 수 없다. 실질적인 공동체 조직이며 시장경제로부터 인간의 존엄적인 삶을 조직해 내는 경제조직이다”고 강조하며 강의를 마쳤다.
“맘 맞는 사람 5명 이상 있으세요?”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후 서울과 전국 곳곳에 붙어있는 협동조합 포스터에 적힌 표어다. 5명 이상이 뭉치면 협동조합으로 자유롭게 창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법 시행이후 전국에 1500개 정도의 협동조합이 설립신고를 마쳤다고 한다.
이틀간의 교육을 마치고 “협동조합은 ‘사람’들이 모여, ‘협동’을 통해, ‘사업체’를 만들고, 이를 ‘민주’적으로 운영하며, ‘성과’를 만들어내며, 그 성과를 ‘공정’하게 ‘나누어’, ‘더불어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 활동이다”는 원론을 되새기며 제대로 된 협동조합을 만들어 지역 자산과 지역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교육을 더 많이 받고 제대로 학습해야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협동조합 교육을 받아보니...>
협동조합, ‘다함께’를 실현할 경제 -김선영 편집위원

협동조합이라곤 ‘농협’이라 부르는, 도시민들은 은행처럼 이용하는 곳밖에 알지 못했다. ‘조합원의 출자로 공동의 사업을 모색하고 이익을 배당 받아 성과를 나눈다’ 정도가 농협 조합원으로서 협동조합에 대해 알고 있는 바였으나, 2012년 12월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되고부터 협동조합 창립에 대한 이모저모를 신문기사로 엿보고 가까운 사례까지 듣게 되자 ‘협동조합’ 이 어느새 우리 곁 깊숙이 들어 온 느낌이 들었다.
이틀간의 빈틈없는 교육 일정으로 몸이 힘들다기보다 낯선 경제학 용어와 사회 현상에 대한 미천한 지식 때문에 모두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 힘이 들었다. 교재를 덮고도 머리에 남는 몇 가지 메시지를 중심으로 교육을 되짚어 보려 한다.
“영화 ‘위 캔 두 댓’이 보여준 것”
협동조합을 다룬 영화라는 소개 때문에, 다큐 같은 정밀함, 정보나 전달하려는 건조함을 떠올렸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영화는 동료애와 인간적 신뢰로 똘똘 뭉친 ‘사람들’ 이야기로 뭉클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그들을 엮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신체는 건강하나 마음이 아픈 이들이기 때문에 몸을 움직여 일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무능하고 무력한 아픈 사람 취급을 하지 않고 제 몫의 일자리를 가질 수 있다고 믿어주고 실현시켜 내는 리더를 보며,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태도와 겹쳐지면서 감동과 동시에 비애감을 주었다. 장애인 협동조합이라는 특별함이 주는 감동과 재미도 컸지만 사회적 편견과 순간순간 부딪히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협동조합 운영 방식에 대해 이해하게 했다. ‘다함께 상의하고 다함께 실천하며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위치에서 하게 하라!’ 영화를 통해 배운 것이다.
“필요한 일을 한다”
협동의 경제는 봉건제가 붕괴되며 시장 경제 체제가 도입될 때 역할을 잃은 빈민(원래 이 단어는 가난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라 그들의 공동체 안에서 역할-할 일-을 잃은 사람을 뜻한단다)이 역할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Self Help)이란다. 그러나 이 협동은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나의 필요에 의해 일어난다. 각자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협동하고자 모이는 것이 ‘협동조합’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협동조합에서의 어떤 활동을 할지 결정하는 것은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 인데, 이것 때문에 개인의 필요를 넘어서 공동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협동이 생겨나게 된다고 한다.
“원가 경영을 한다”
조합체는 원가경영, 즉 이익이 0(제로)이 되는 경영을 해야 한단다. 적자사업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협동으로 얻어진 이익은 모두 조합원에게 가고 조합체는 0원이 되는 것이다. 이익을 많이 남기는 경영을 하고 배당의 형식으로 그 이익을 조합원에게 돌려준다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다. 협동조합과 일반 사업체는 다르다는 것도.
“경제활동을 안정적으로 조직하는 것이 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은 좋은 상품을 만들어 잘 판다고 성공하고 상품을 못 만들어 실패하는 것이 아니란다. 상품의 경쟁력이 수요자들에게 못 미쳐서 라기 보다 조합원 간 협동이 깨어져서 협동조합이 와해된다 한다. 함께 하는 개인 중에 협동하지 않고 이익만을 취하려고 하는 조합원이 있다면 백 프로 필패한다고.
수요 공급 곡선이 칠판을 가득 매우고 가격 결정선이 그어지는 어지러운 가운데서도 귀를 번뜩 뜨이게 한 마지막 가르침은 이러하다. “경제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할수록 손해 보는 일을 사람들은 하고 있다. 기꺼이 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협동조합이다.”
-김선영 편집위원

<협동조합 교육을 받아보니...>
젊은 귀농인과 협동조합 -김창원 (50ㆍ순창에 귀농하고 싶은 귀농교육생)

9월의 첫째 주에 순창농업기술센터에서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이 있었다.
<순창군 농민회>와 <전북지역개발 협동조합>이 마련한 순회 교육 가운데 첫 번째 순서였다. 교육은 금요일과 토요일 온종일 이틀 동안 지속되었다. 강도가 높았다. 교육장에는 순창 주민뿐만 아니라 앞으로 순창에 정착하려는 16명의 <순창군귀농귀촌지원센터> 교육생들도 있었다. 교육을 듣고 보니 협동조합이 귀농인들에게 특히 나와 같은 예비 귀농인들 에게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받은 내용대로라면 대다수의 젊은 귀농인 들을 ‘빈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가난한 사람들을 빈민이라 일컫고 있는데 ‘빈민’이라는 단어의 원래 의미가 ‘공동체에서 역할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뜻하였다고 한다. 역할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가난해질 수밖에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그 말이 가난과 연관되었다는 것이다. 만일 가진 돈도 충분치 않고, 숙련된 농사기술과 지식도 없고, 마을에 아는 이도 없고, 또 맡고 있는 역할도 없는 이가 마을에 있다면 그 사람을 빈민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여기 가장 적합한 사람이 아마도 젊은 귀농인이 아닐까?
빈민에게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살고 있는 지역의 공동체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일이 듯이, 젊은 귀농인들도 마을공동체에서 얼마나 자기역할을 잘 찾는가가 귀농성공의 척도가 될 것이다. 귀농인이 마을에서 자기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주민으로부터 인정받았음을 의미하는데, 어떻게 도시생활에 익숙해 있는 한 귀농자가 농촌 상황에 딱 맞는 역할을 찾아 낼 수 있을까? 그저 인사성 바르고, 열심히 생계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한 면이 있다. 농촌의 소중함을 깨닫고 농민으로서 새로운 삶을 계획하는 다른 귀농자들과 함께 이 부분을 같이 고민해보면 좋은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당일 협동조합교육을 받고 이런 생각을 했다. “귀농해서 자그마한 협동조합 하나를 만들 수도 있겠구나.” 바로 <비닐수거 협동조합>이다. 간단한 구상을 소개드리자면, 젊은 귀농인 다섯이 모여 포터 한 대와 비닐수거 장비를 구입하여 평당 일정 금액을 받고 농촌마을의 골칫거리인 비닐수거 일을 하는 협동조합이다. 이런 정도의 규모라면 충분히 현실화시킬 수 있어 보였다. 더욱이 협동조합의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정착이라는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도 있어 보였다. 우선 당장 필요한 생활비를 벌 수 있을 테고, 또 동시에 마을 주민들의 골칫거리를 해결해주면서 자연스럽게 공동체 안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은 적어도 젊은 귀농인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듯 보였다. 또 여럿이서 농기계를 공동으로 구입하고 공동사용을 하거나, 살 집을 공동으로 수리하거나 신축하는 협동조합도 전혀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협동조합이 젊은 귀농인들에게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원래 그것이 가져다 줄 긍정적인 효과는 지역 주민들 나아가 지역사회를 향하고 있다. 아마도 젊은 귀농인들에게 의미가 있을 수 있는 것도 그들이 주민의 일원이 되었기(되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역사회의 필요를 발견하는 데서 협동조합 설립 작업이 시작된다는 점, 그리고 협동조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은 지역사회의 공동체적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에 달려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볼 때, 협동조합은 지역주민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협동조합은 나와 같은 예비 귀농인들뿐 아니라 기존의 마을주민들 모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그날의 교육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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