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보고 싶은 마음 눌러 죽여야겠다고
가을 산 중턱에서 찬비를 맞네
오도가도 못하고 주저앉지도 못하고
너하고 나 사이에 속수무책 내리는
빗소리 몸으로 받고 서 있는 동안
이것 봐, 이것 봐 몸이 벌겋게 달아오르네
단풍나무 혼자서 온몸 벌겋게 달아오르네
-안도현. ‘단풍나무 한 그루’
가을 산의 꽃, 단풍
붉은 빛으로 물든 단풍, 가을 산의 꽃이라 불리는 단풍은 해에 따라 단풍이 드는 시기에 차이가 있다. 대체로 10월 하순에서 11월 중순이 단풍의 계절이라 할 수 있는데 단풍은 왜 생기는 것일까?
낙엽수는 하루 최저기온이 5℃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단풍으로 물든다. 가을이 되어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 나무는 엽록소의 생산을 중단하고 노란색과 붉은색 색소를 생산하면서 잎을 알록달록 물들인다.
물드는 색깔이 다른 이유는 엽록소의 분해와 함께 어떤 색소를 생산하는 가에 따라 다르다. ‘카로티노이드(Carotenoid)’라는 색소를 생산하면 은행잎과 같은 노란색, 잎 속의 당분이 여러 화학반응을 거쳐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색소를 생산하면 단풍처럼 붉은색, ‘타닌(Tannin)’ 물질을 생산하면 갈색으로 잎이 물들게 된다.
단풍, 먼저 쌀쌀해지는 곳부터
단풍의 시기는 기온이 결정한다. 단풍은 산마루에서부터 시작하여 계곡으로 내려오고 북쪽에서 시작해서 남쪽으로 내려온다. 먼저 쌀쌀해지는 지역부터 단풍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단풍은 하루에 대략 20~25킬로미터(km)의 속도로 남쪽으로 이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강원도 설악산과 해남 두륜산의 단풍 시작 시기는 약 한달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기상청은 단풍에 영향을 주는 9월 초~11월 초의 기온을 전망하여 평년값과 비교하는 방법으로 단풍 시기를 예상한다. ‘평년값’이란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의 요소별 평균값을 의미한다.
산 정상에서부터 첫 단풍이 보이기 시작하면 보통 2주 정도 뒤에 산의 80% 이상이 단풍으로 물드는데 9월 평균 기온이 1℃ 상승 하면 첫 단풍과 단풍 절정 시기가 1~4일 정도 늦어진다고 한다.
최근에는 9월 초부터 11월 초에 기온이 상승해 첫 단풍과 단풍의 절정시기가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지리산의 경우 평년보다 2일 빠른 지난 7일 첫 단풍이 관측되었고 10월 후반에 단풍 절정시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명산 단풍 현황, 기상청 홈페이지에
날씨 이외에도 개나리, 벚나무, 단풍나무 등의 변화를 살펴보는 계절관측을 하고 있는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전국 유명산의 단풍 현황이 공개되어 있다.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를 접속해 산악기상과 단풍 현황을 확인해보자.
이번 달 말 경이면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강천산, 구름다리 위에서 오색으로 물든 강천을 만나러 간다.
자료제공: 서동술 남원기상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