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학교,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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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학교, 이대로 괜찮은가?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3.11.0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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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지원청 정책토론회…방과후 학교 운영방안 ‘모색’

▲토론을 경청하고 있는 군내 학부모 및 교직원들.
교육지원청(교육장 김용군)에서 지난 5일, ‘농산촌 학교의 효율적인 방과후학교 운영방안’에 대한 토론이 열렸다. 군내 학교장, 교직원 및 학부모 등 3층 시청각실에 모인 100여명의 참석자들은 법적 근거나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운영에 어려움을 빚고 있는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의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이야기하는 토론자들에게 귀를 기울였다.
이날 김용군 교육장은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운영하며 생기는 많은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는 진지한 고민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 오늘 토론을 통해 수렴한 의견들은 내년 정책수립의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인사했다.
먼저 토론 주제 발표에 나선 유재복 장학관(도교육청 교육혁신과)은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장 직영 형태의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 운영은 아동들의 정서 발달, 학교장과 업무 담당자의 업무 피로도 증가와 무한 책임, 강사 채용과 관리, 급식 제공과 안전 문제, 귀가 등의 수많은 문제점이 발생되어 정규 교육과정 운영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농산촌 방과후학교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8가지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대학주도 방과후학교 사회적기업을 활용한 위탁 △지역아동센터를 활용한 위탁 △지자체를 활용한 위탁 △지역의 마을과 유관기관 등을 활용한 위탁 △학교군 구성을 통한 공동 운영 △지자체 중심의 방과후학교 지원센터 설치 △지역교육청 중심의 순화강사 확대 △지역교육청이 주관하는 토요 방과후학교 운영 등이다.
그러면서 “수요자를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비롯한 유관 기관과 단체, 대학 등이 함께 힘을 모아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교육공동체가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말했다.
▲마이크를 든 사회자 박승배 교수가 토론의 진행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주제 발표에 이어 박승배 교수(전주교대 초등교육과)의 사회로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자는 총 6명으로 오은미 도의회 의원, 양병호 구림초ㆍ중 교장, 이황근 동계중ㆍ고 교장, 이강 익산시 오산초 교감, 온재승 인계초 교사, 윤선희 교육지원청 방과후학교 순회강사 순으로 각각 10분 동안 발언 기회가 주어졌다. 발언 후에는 사회자의 간추린 설명이 이어졌다.
각 토론자들은 유재복 장학관이 발언한 방과후학교 위탁방안들 가운데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방안을 덧붙여 말하기도 하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시간은 훌쩍 5시 30분을 향했다.
약 2시간 30분 동안 쉼 없이 이어진 토론을 지켜보던 학부모들은 “방과후학교라고 하니까 당연히 학교에서 운영해야 하는 줄로만 알았다.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만 학교에 바랐지, 이러한 문제들이 있는 줄은 몰랐다”면서 “오늘 토론회를 보니까 다양한 위탁방법이 있는 것 같다. 오히려 방과후에도 아이들이 계속 학교에 있는 것보다 대학 주도의 사회적기업이나 지역아동센터, 마을회관 등에서 여러 활동을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공교육이 사교육에 뒤처지는 요즘 추세에서, 초등학생 방과후수업이나 돌봄교실까지를 제3의 단체나 사업체에 위탁하는 것은 위험하다. 노동현장 변화 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전문교육을 받은 교육자들이 참 교육을 실천하려는 열정과 신념을 보여야 한다”며 “농촌 현실을 숨김없이 발표할 학부모나 행정기관의 토론자가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토론자 6인의 의견>

□오은미 도의회 의원
“학교가 돌봄기능을 전혀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방과후학교를 지자체나 협의체, 지원센터 등에 위탁해 운영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따로따로 운영되는 것은 옳지 않다. 서로 협력하는 관계여야 한다. 지역의 마을을 활용한 위탁 운영 방안이 나왔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다. 시골 마을마다 학생들이 1~2명 많게는 3~4명밖에 안 된다. 또 방과후학교의 프로그램들이 거의 비슷하다. 영어나 서양악기를 배우는 것도 좋지만 우리의 전통을 배우는 것도 필요하다. 지역의 인력풀을 잘 활용하면 가능하다. 아이들도 군민이다. 이러한 자리에 지방자치단체(군청)에서 참석하지 않은 게 아쉽다.”

□양병호 구림초ㆍ중 교장
“과거 학교에서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게 해 놓고 법적근거를 마련하지 않아 이러한 문제가 생기는 것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지난해 교육지원청 방과후학교 담당 장학사로 있을 때 보니까 방과후학교에 지원하는 지자체의 보조가 54%에 달했다. 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많은 것이다. 지난여름에 유럽 4개국에 연수를 다녀왔는데 프랑스의 초등학교는 오전에 수업이 끝나고 오후에 지자체에서 방과후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해 승인을 받으면 수업으로 인정되는 것을 보고 ‘이거다’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강사를 확보하기가 힘든데 지역의 대학주도 사회적기업을 이용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황근 동계중ㆍ고 교장
“지금까지의 방과후학교가 양적 확대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질적 향상을 도모할 때다. 질 높은 프로그램 개발과 우수사례를 확산 공유할 수 있는 구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행복한 학교를 외치면서 학생들은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교과 45%, 특기 55%의 비중을 두고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학력 신장을 위해 교과목 중심의 방과후학교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교내 교사들로만 운영을 해왔는데 앞에서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한 대학주도 사회적기업을 활용하는 것과 지역교육청 중심의 순회강사를 활용하는 방안은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들에게도 좋은 것 같다.”

□이강 익산시 오산초 교감
“도시 지역의 여건과 다른 농산촌만의 특수성과 한계를 고려해 현실적인 방과후학교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도심에 있는 지역아동센터나 방과후 아카데미, 교육문화회관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대부분 농산촌지역에서는 이러한 시설들을 활용하기에 거리, 시간, 교통, 안전 등의 문제에 부딪힌다. 그러므로 인근 마을의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에 학교만의 책임이라는 생각이서 벗어나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유관기관과 대학, 단체 등이 서로 협력하고 지원해가는 지역사회 교육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온재승 인계초 교사
“방과후학교에도 트렌드가 있다. 조손가정이나 한부모 가족이 많은 농촌지역 학교에서도 요즘은 학력신장보다 아이들의 적성에 맞는 특기를 찾고 다양한 활동을 접해보기 바라는 학부모가 많다. 앞에서 제시한 토요 방과후학교를 지역교육청에서 주관해 함께 현장학습을 다녀온다던지 체험을 하는 것은 좋은 것 같다. 아이들이 매주 토요일을 기다릴 것 같다. 학교 선생님들이 강사를 하는 ‘내부강사’에 대해 오해가 많은데 외부강사의 확보가 어렵다. 그렇지만 내부강사의 경우에도 강사의 특기와 소질을 적극 활용해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 내년도 방과후 예산을 되도록 빨리 알려줬으면 좋겠다.”

□윤선희 교육지원청 방과후학교 순회강사
“처음 방과후학교 피아노 강사를 할 때는 복흥초등학교 자체에서 교육청 예산으로 운영하는 방과후학교에 참여했다. 지난해부터는 교육청과 직접 계약을 해 순회강사라는 이름으로 인접 학교인 쌍치초등학교까지 가고 있다. 자체 계약을 했을 때는 방학에도 수업이 연계돼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피아노를 가르칠 수 있었는데 지금은 학교를 순회하다보니 학교마다 수업 시간이 적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교육청이나 학교 어느 한 곳이라도 소속감을 느끼고 싶다. 토론을 통해 순창교육의 발전을 위한 답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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