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순창 송년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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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순창 송년음악회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3.12.20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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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당신의 열정이 음악회를 밝혔습니다!

 순창다문화가정시조합창단

 

“머나먼 고향을 생각하며 부르는 아리랑이라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울컥 했다.” 첫 순서를 맡아 떨림 가운데서도 진심으로 노래한 다문화가정시조합창단(회장 강경우)은 많은 이들을 감동케 했다.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 웅성거림을 잦아들게 하는 은은한 목소리는 화려한 반주나 조명이 없어도 객석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집고해주신 조명석 님의 장구 반주에 맞춰 14명의 소리가 하나가 되어 시조를 부르는 동안 사람들은 눈을 감고 귀를 열었다. 타국에서 시집왔지만 그들은 우리나라 사람, 순창사람, 그리고 ‘열창’으로 인연을 맺은 ‘이웃’이었다. 

 

 인계초 밴드부 ‘리틀윙’

 

“언제 저렇게 연습을 했대!”, “초등학생 밴드부 맞아?”, “안전모야 안전모!” 인계초 밴드부 리틀윙이 무대에 오르자 젊은 독자들의 함성이 커졌다. ‘음악사랑’으로 뭉친 여덟 악동들의 신나는 무대. 연주한 두 곡 가운데 ‘빠빠빠’라는 노래는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다. 안전모를 예쁘게 치장하고 청재킷을 맞춰 입은 채 “점핑, 점핑, 에블바리”하고 율동과 노래를 선보이자 관객들은 열혈 팬클럽인 마냥 응원의 함성을 질렀다. 지난해 청소년 락밴드 페스티벌 은상, 지난 10월, 와푸 광끼 페스티벌 우수상에 빛나는 실력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소리꾼 이덕인

 

“닭아 닭아~ 그네닭아~ 청와대서 노는 닭아~ 꼬꼬댁 꼬꼬 닭소리에 서민들만 죽어나네~ 민중들만 죽어나네 국정원은 댓글 닭 조중동은 거짓말 닭 검찰경찰 생까는 닭!” 속이 후련하게 달타령을 개사한 ‘닭타령’을 불러제낀 이덕인 소리꾼의 무대는 파격 그 자체였다. 그는 보라색 뽀글 머리 가발을 쓰고 핑크빛 반짝이 의상에 선글라스를 갖춰 입고 무대에서 혼을 불태웠다. 목청껏 소리하며 할 말은 꼭 하는, 관중과 소통하는 그는 극단 신명의 대표. 서울에서 순창까지 마다않고 달려온 그의 댓글 아리랑, 농민 액맥이 타령은 아직도 귀에 울린다.

 

 

 

 소프라노 김윤정

 

“누구의 주제런가 맑고 고운 산 그리운 만이천봉 말은 없어도 이제야 자유만민 옷깃 여미며
그 이름 다시 부를 우리 금강산~” 많이 들어본 가곡에 눈을 감고 듣기만 하던 관객들이 하나 둘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긴 생머리의 그녀가 누군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세한대학교 교수이기도 한 김윤정 소프라노는 임양호 편집인의 처제다. 열창을 사랑하는 한 가족으로서 기꺼이 무대에 올랐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작은 무대와 열악한 음향장치에도 불구하고 열과 성을 다해 부르는 가곡은 부족한 상황들을 무색하게 할 만큼 아름다웠다.

 

 음악협회 권운주ㆍ임형락ㆍ이기영

 

색소폰과 트럼펫, 통기타와 목소리로 무대를 꾸민 순창음악협회(회장 정광필) 회원들은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였다. 음악회 시작 두 시간 전부터 직접 무대를 설치하고 실수 없는 공연을 위해 몇 번이고 리허설을 하던 모습과 이 노래가 기억에 남는다. “후회하고 있다면 깨끗이 잊어버려 가위로 오려낸 것처럼 다 지난 일이야 후회하지 않는다면 소중하게 간직해 언젠가 웃으며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너를 둘러싼 그 모든 이유가 견딜 수 없이 너무 힘들다 해도 너라면 할 수 있을 거야 할 수가 있어 그게 바로 너야 굴하지 않는 보석 같은 마음 있으니….”

 

 청보리사랑 오은미ㆍ윤애경

 

초록으로 찬 겨울을 이겨내는 ‘청보리’처럼 농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노래하는 전북여성농민 노래패 청보리사랑(단장 윤애경)이 ‘열창음악회’도 찾아와줬다. 농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해산청구 철회ㆍ이석기의원 및 구속자 석방ㆍ쌀 목표가격 23만원 보장ㆍ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현’을 외치며 삭발 후 연좌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오은미 도의원은 수수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노래했다. ‘무엇이든 다 잘하는’ 윤애경 단장과 오 의원의 호흡이 특히나 돋보인 ‘여보 정말 사랑해요’라는 노래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풍산면주민자치 노래교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농사일, 직장일에 바쁘면서도 어느새 미용실에 들렀다 오셨는지 차려입은 모습이 곱기도 했다. 음악회가 예상한 시간보다 늦어지자 자리를 떠나는 관객이 많아 걱정이었는데 풍산면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이훈도) 노래교실(회장 최일순) 엄마들이 살렸다. 아이 좋아라, 아따 고것 참, 달타령을 연이어 부르는 동안 좁은 무대 위에서 조명보다 환한 빛이 났다. 일어나 나가려던 관객들도 다시 제자리. 고된 농사일에 그래도 시름 달래주는 것이 트로트가 아니던가. 반박자 느린 기옥종 목사의 율동도 웃음에 한 몫 했다.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2주에 한번씩 <열린순창>의 ‘내가 읽은 책’이라는 고정 꼭지를 집필하고 있는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가 어울마당 식구들 네 분을 모시고 등장했다. 수줍은 걸음으로 나와 무대에 앉자마자 익숙한 ‘우리소리’에 모두가 귀 기울인다. 하늘 높이 북을 들어 올리는 모습에 북보다 더 큰 박수소리가 장내를 메웠다. 땀을 흘려가며 꽹과리, 북, 장구, 징을 치는 다섯의 놀이판이 어느 샌가 모두의 어울림으로 바뀌었다. 하나 둘 관객들이 앞으로 나와 얼싸안고 춤추는 동안 단원들은 혼을 실은 연주를 계속했다. 마지막을 장식하기 충분했다. 

 

 

▲관객들이 박수를 치며 무대를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사회를 맡은 김선영 편집위원, 임양호 편집인, 정봉주·정성균 의원과 최영일 군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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