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농협, 김원규 상임이사 돌연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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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농협, 김원규 상임이사 돌연 사임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4.02.0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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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후유증ㆍ무책임ㆍ예견된 일” 추측 난무

▲순창농협 본점 전경.
조합원 “고액 연봉 고위 책임자, 무책임한 행동” 비난 ‘봇물’
상임이사 “노코멘트…시간 흐른 뒤 판단할 일” 해명 ‘아리송’

김원규(사진) 순창농협 상임이사의 급작스런 사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합원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김 상임이사는 임기를 10개월여 남긴 상황에서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개인적인 이유를 앞세워 사임했다. 이를 전해들은 조합 관계자들은 “고위직 책임자로써 무책임하고 조합원들을 무시하는 행동”이라는 비난이 거세다.
앞서 순창농업협동조합(조합장 김교근)은 지난달 28일 제42기 정기총회를 열고 2013년도 결산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임동래(65ㆍ유등 외이) 감사는 감사보고와는 별도의 발언을 통해 감사과정에서 적발한 지적사항을 열거하며 그 사후 대책과 결과 보고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감사는 ▲하나로마트 전기시설 기본료가 높아 지난 7년여 동안 월 100만원 가량 전기료를 많이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 변상 등 사후 대책은 ▲하나로마트 경품행사 등에 남품업체로 부터 관행적으로 음성적인 협조를 받아왔는데 정상적인 회계처리방법을 강구할 것 ▲상임이사 차량 연료비로 연간 500여만원이 지급되는 등 과도하며 출ㆍ퇴근 연료까지 조합이 부담하는 것은 시정할 것 ▲군내 5개 지역농협 가운데 유일하게 구 급여규정 사용하는데 개선할 것 ▲지난해 우량벼 수매대금을 즉시 지급하지 않은 것은 상임이사가 잘못 판단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잠정가격의 80~90%를 즉시 결재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 ▲풍산지점의 약정서 없는 연료공급은 보완할 것 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감사는 “정식 결산 감사보고서에는 적시하지 않았으나 조합의 건전한 운영과 발전을 위해 발언 기회를 얻어 지적했다”며 “조합의 경영 최고 책임자의 안일한 자세와 업무 추진방법이 가져온 결과로 그동안 수차 구두로 지적했지만 개선 조짐이 없어 공개적으로 지적했다”고 밝혔다.
정기총회 후 김원규 상임이사는 자신과 관련된 유류비를 변상하겠다며 매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렇게 정기총회가 마무리되고 바로 이어진 설 연휴 직후인 지난 3일 김 상임이사가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많은 조합원들은 “이러한 일련의 사태가 상임이사 사퇴를 불러온 요인 중 하나다”며 “2012년 겨울 상임이사 선출 때부터 분란이 끊이지 않더니 결국은 모셔오듯 선임한 상임이사가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도중하차했다. 일 년에 1억원 가량의 연봉과 업무추진비를 쓰는 고급 간부들이 사전에 말 한마디 없이 거취를 결정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조합원을 무시하는 처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 상임이사는 “책임감이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리혀 책임 있는 행동이다. 결산을 두해 동안 마무리 했고 올해 11월 임기가 끝나면 다음 상임이사가 올해 결산을 봐야하는데 지금부터 업무를 시작해야 결산을 더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짧은 기간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잘하고 못한 것은 시간이 흐른 뒤 조합원들이 판단할 것이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서는 모두 답변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우철 기획상무는 임 감사의 지적사항에 대해 “총회에서 감사가 지적한 부분들이 절차에 맞게 진행된 것이고 공개해도 되는 것인지 중앙에 질의 해놓은 상태이므로 아직은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임이사의 사임 소식을 놓고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갖가지 추측과 함께 김 상임이사를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한 조합원은 “결산총회에서 유류대 지적 등에 자존심이 상해 사임하는 것 같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중도에 사임하는 것은 책임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다른 선거에 출마하려고 사임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무책임한 행동이다. 임기를 채우지도 못한 상태에서 다른 선거에 출마하려고 사임하는 것은 조합원들을 무시하는 처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조합장과 사이도 좋게 보이지 않았다”며 “감사의 발언 내용이나 지적사항이 상임감사에 집중돼 있고 인사 때마다 흘러나온 불협화음 등을 정리해 보면 조합장과 상임이사의 힘겨루기 양상으로도 보인다”며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농협은 다음날인 4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상임이사의 사임을 알린 후 제병술 이사를 직무대행으로 하고 선거날짜까지 지정했다.
이사회 결과에 따라 농협은 6~12일까지 상임이사 선출공고를 하고 13~14일 등록, 17일 추천위원회, 20일 이사회, 27일 총회를 거쳐 새 상임이사를 선출할 계획이다. 등록자는 추천위원회ㆍ이사회ㆍ총회에서 모두 과반수를 얻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등록부터 다시 시작된다. 
4일 열린 이사회 후 이우철 상무는 “조합원들에게 얘기를 들었지만 지방선거출마는 본인의 일이기에 우리가 이렇다 저렇다 답변할 문제가 아니다. 이번 사임은 교수직을 하기 위해 사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고 이사회에서도 아쉬움은 있었지만 좋은 분위기에서 잘 진행됐다”며 “김 상임이사는 선출됐을 당시부터도 임기를 못 채울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했다. 그럴 때마다 이제 임기 시작인데 임기 채울 생각을 해야지 못 채운다는 얘기를 하면 어떻게 하냐. 그런 얘기는 하지 말라고 우스갯소리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김 상임이사는 “(이우철 상무의) 교수직을 위해 사임한다는 말은 그동안 해오던 일이라 그렇게 답변한 것 같다”며 명확한 사임 이유를 밝히지 않고 “노코멘트(모두 답변하지 않겠다)”만 연발했다.
순창농협 상임이사 선출은 지난 2012년 자격시비 논란, 금품제공 시비, 세 차례 자격심사 후 선출 등 세간에 많은 의혹과 분란을 일으켰었다. 이번 상임이사 선출은 7개 읍ㆍ면을 관할하는 지역농협의 위상에 맞는 “책임감 있고 제대로 된 농민ㆍ농업ㆍ농촌을 위해 헌신할 인재”를 선출해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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