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친구여’
상태바
[기고] ‘친구여’
  • 김귀영 독자
  • 승인 2014.12.19 2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 : 김귀영(순창읍 민속) 전 초등학교 교사

혼란스럽고도 끝을 알 수 없는 세상사 속에서도 무심한 세월은 흘러 한 해가 저물어간다.
내가 좋아하는 소소선방님의 블로그 중 한 말씀!
“친구란 사귀는 것이 아니요, 섬기는 것이요!”
수많은 댓글로 무수한 지인들의 공감을 사며 블로그를 뜨겁게 했던 말씀이다. 돌아보면 나 역시 못난 사람이며 나쁜 친구이리라. 술자리에서 못난 술기운을 빌려 조금씩 과장된 말과 행동으로 점점 더 허세를 부리며 환심을 사려고 했던 일이며, 취중 객기가 더 오르면 할 말 못 할 말을 가리지 않고 실언을 하던 일! 삼사일언 (三思一言)이요 취중불언(不言)이 진군자(眞君者)라 했거늘!!

오래 두고 가깝게 사귀는 벗, 친구! 마땅히 섬겨야 하리라.
이 세상 소중하지 않는 존재는 없다. 사람 사이에서 무시하고 그냥 넘어가도 좋을 만큼 사소한 일은 없다. 부자간의 천륜이거나 부부간의 인연 같은 소중한 사이에도 소홀한 일이 거듭되면 한 방울의 물이 바위를 뚫듯이 금이 갈 수 있는 것이 인간사이건데, 친구사이는 어떤가?

인생 (人生) 100세 시대라고 한다.
과학의 진보가 가져다 준 선물이지만 누구에게는 끔직한 비극이기도 하다. 운 좋게 60에 퇴직한다 하여도 남은 세월에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함께하는 친구가 없는 고독한 말년은 고통의 세월일 뿐이니...
몇 번의 갈등으로 수십년간 함께했던 동창회를 탈퇴한 몹쓸 짓을 하면서 겪었던 심정이다.
한 이불을 덮고 자는 부부간은 물론이요, 같은 유전자를 가진 부모자식 간에도 수많은 갈등이 있는 법인데, 수백만개의 서로 다른 디엔에이(DNA)를 가진 인간들이 모여 분열과 조합을 이루며 사는 세상사에서 얼마나 부족하며 속 좁은 소치인가?

더욱 섬기리라!! 친구여!
예의를 보여야 할 사이는 전혀 모르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를 잘 알고 지내는 그대와 나 사이다. 모른다면 무례도 잠깐이요, 믿음을 잃어도 그때뿐이지만, 서로를 너무 잘 알고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그대를 더욱 어려워하고 섬겨야 함을 뒤늦게 고백한다. 새 해의 건투를 빈다.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 없으니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어느 노스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
  • 순정축협 이사회 ‘조합장 해임 의결’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청소년모의투표
  • 제1회 순창군청소년어울림마당 ‘청소년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