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 청년들이 구운 군고구마 맛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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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필 청년들이 구운 군고구마 맛보세요!
  • 양귀중 정주기자
  • 승인 2015.01.0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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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입ㆍ제대’한 세 친구 … 군고구마 장사,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며 학비 버는 효자

▲나온다! 나온다! 드럼통 안에서 구워져 나오는 고구마를 보는 청년들의 표정이 익살스럽다. 장작불의 열기를 얼굴로 맞으며 얼굴이 벌겋게 된 친구는 아랑곳 않고 신기한 듯 통만 바라보는 천진난만한 모습.
살짝 탄 껍질을 벗기면 뜨거운 김을 모락모락 풍기며 노란 속살을 드러내는 군고구마.
꽁꽁 언 손을 녹여주며, 달콤하고 뜨거운 맛이 별미인 겨울밤 간식거리, 군고구마.
예전엔 골목마다 자리 잡고 종종걸음으로 귀가하던 사람들을 유혹하던 군고구마 장사가 요즘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새해를 맞은 지난 5일 늦은 오후, 읍내 천주교 성당 앞 인도에 자리 잡고 하얀 연기를 뿜어내는 ‘군고구마 통’. 모처럼 등장한 군고구마 통에 둘러서서 불을 지피는 3명의 청년들. 짧은 머리에 예비군 모자를 쓴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김용수(23ㆍ순창읍 순화), 신익희(23ㆍ순창읍 남계), 양선진(23ㆍ동계 구미).
세 청년은 중ㆍ고 학창시절 인연을 맺은 친구들이다. 이들은 학창시절 남다른 우정도 모자라 동반입대하여 21개월 복무들 마치고 지난해 12월 4일 제대했다. 올 3월 복학을 앞둔 세 친구들은 “군인정신이 퇴색되기 전에 뜻있는 일을 찾아 사회 일원으로서 보람된 일을 하자”고 합의했다고. 군 복무 때 아껴 모은 돈을 거출해 군고구마 통을 만들었다. 복학에 필요한 등록금을 부담해야하는 부모님들의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시작한 일이다.
매서운 바람도, 영하의 겨울밤도 이들의 용기와 포부에는 한낱 겨울밤의 추억거리.
청년 김용수는 “공학계열 공부에 더 매진하여 방송기자, 방송 피디가 되고 싶다”고 했고, 양선진은 “‘광명단지’같은 큰 회사에 입사하여 최고의 엔지니어로서 고향 순창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신익희는 “학교를 졸업하고 호텔 관련 직종에서 더 배우고 익혀 호텔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경영주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군고구마 장사’를 위해 불을 지피고 고구마를 통속에 가지런히 진열하는 서툰 솜씨지만 세 청년들은 “우린 오로지 꿈만 있다”며 환한 미소로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듯 성당 앞길을 지나는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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