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복불복(福不福) 타령, 이제 그만
상태바
[기고] 복불복(福不福) 타령, 이제 그만
  • 고윤석 향우기자
  • 승인 2015.02.25 1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한 우리들은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하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인사말 속의 복(福)이란 말은 “아주 좋은 운수”, “큰 행운과 오붓한 행복”을 의미하는 말로 한자사전에는 “착할 복”, “복 복”, “쌓일 복”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복이란 사람의 삶에 관련된 선악, 행복, 불행의 모양을 나타내는 말인데, 유교에서는, “천수를 다할 때까지 오래 사는 수(壽),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 남을 괴롭히지 않으며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재물을 소유해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사는 부(富),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깨끗하게 편안히 살아가는 강녕(康寧), 선행을 베풀고 덕을 쌓으며 너그럽게 살아가는 유호덕(攸好德), 모든 소망과 베풂을 이룬 뒤 고통 없이 편안하게 생을 마치는 고종명(考終命)”의 다섯 가지를 복(五福)으로 삼았다. 우리나라 속설에는 아내를 잘 만나는 것도 복이요, 이가 튼튼한 것도 복이라 일컬었듯이 복의 개념은 그 외연적(外延的) 의미도 일정하지 않고 내포적(內包的) 의미도 분명하지는 않지만 한국 사람들은 스스로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복을 비는 가운데 태어나서 복을 비는 마음속에서 자라나 복을 빌면서 산다.
소위 팔자타령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세상에 태어날 때 이미 다복(多福)하게 혹은 박복(薄福)하게 태어난다고 믿는 운명론의 다른 표현이다. “부모가 반 팔자”, “팔자 도망은 독 안에 들어가서도 못 피한다” 등의 속담은 모든 것을 팔자소관(八字所關)으로 돌린대서 연유한다. “뒤로 오는 호랑이는 속여도 앞으로 오는 팔자는 못 속인다”는 속담은 팔자도망을 꾀하는 사람에게 그 불가함을 강조하는 구절이다. 사람들은 “아이구 내 팔자야! 전생에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 모양 이 꼴로 사나!”라며 자신이 처한 신세를 원망하고 한탄하기도 한다.
팔자(八字)란 생년 월 일 시로 이뤄진 네 기둥을 받치는 8개의 글자, 사주팔자(四柱八字)의 줄임말로, 사람이 타고난 한 평생의 운수를 뜻한다고 한다.
법륜스님은 직문직설에서 “우리가 행복하려고 결혼을 했는데 오히려 결혼이 고통의 원인이 될 수고 있고, 행복하려고 애를 낳아 키웠는데 자식이 고통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돈을 벌려고 가게를 냈는데 벌기는커녕 본전도 못하고 빚까지 지는 일이 살다보면 비일비재 합니다. 나는 열심히 살았는데 왜 나한테 이런 고통이 오느냐? 운명을 좌우하는 하느님이 있다면 하느님이 나만 미워하시나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이 뭐라고 그래요? ‘아이고,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전생에 내가 무슨 죄를 지어 이런 인간을 만나 저런 자식을 낳아 이 고생을 하나 아이고 내 팔자야!’ 팔자타령까지 합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를 한번 생각해봅시다. 쥐가 쓰레기장을 뒤지다가 접시에 맛있는 음식을 딱 차려 놓은 걸 보고 “웬 떡이냐!”하고 얼른 먹었어요. “나도 이럴 때가 있나?”하고, 그런데 한참 있으니까 배가 솔솔 아파요, 쥐약 든 걸 먹은 겁니다. 그래서 쥐가 데굴데굴 구르면서 괴로워하는데 왜 쥐가 이 고통을 겪게 되었을까? 첫째, 하느님을 믿어서 둘째,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셋째, 쥐 사주가 나빠서. 왜 그럴까요? 쥐약인지 모르고 먹어서 그렇죠. 쥐가 쥐약을 먹고 데굴데굴 구르는 것은, 살려고 먹었는데 죽게 된 것은 사주나 전생, 하느님 타령도 아니고 쥐약인 줄 몰라서 먹은 “몰라서” 이게 무지예요. 모든 고통의 원인은 바로 무지에 있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겪는 모든 고통, 부부갈등, 자식문제, 인생사 모든 고통이 다 남의 탓이고, 하느님 탓이고, 사주 탓이고, 그런 거 같지만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무지, 어리석음, 이게 원인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남편 탓이라면 남편이 바뀌어야 하는데 바꾸기 어렵잖아요. 사주 탓이라면 사주를 바꾸기 어렵잖아요. 그런데 어리석음 탓이라면, 무지 탓이라면 무지를 깨우치면 되니까. 그래서 우리가 인생에서 겪고 있는 고통,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며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준다.
우리는 간혹 대상을 선정하기 위해 제비뽑기 등을 할 때 ‘복불복’이라는 말을 쓴다.
복불복(福不福)이란 똑같은 경우와 환경에서 각각의 사람의 운(運)이 차이가 날 때, 말 그대로 복(福, 복이 있슴)과 불복(不福, 복이 없슴)을 가리키며 “사람이 잘 살고 못사는 것은 다 타고난 복과 불복에 인함이니 억지로 안 된다”는 사람의 운수를 이르는 말로 평소 좋은 일을 하면 ‘복이 온다”고 하고, 궂은일을 하면 “복이 달아난다”고 하며, 생김새가 좋은 사람을 보면 “복스럽게 생겼다”, “복이 있어 보인다”, 인상이 좋지 않은 사람은 “복 없게 생겼다”고 말하며, 자신의 인생을 미리 단정 짓고 포기하는 어리석은 생각 속에 나는 복이 있네, 없네, ‘복불복 타령’을 일삼는다.
하지만 무조건 인생이 마냥 잘 풀리거나 또는 꼬이기만 하지는 않는다. 저울의 한쪽 추가 무거우면 기울어지듯이 잘사는 사람이 자신만을 위해 더 많은 재물과 명예에 집착하고 욕망이 지나쳐 하루아침에 패가망신하는가하면, 가진 것은 없어도 탐욕하지 않고 이웃과 더불어 훈훈한 정을 나누며 착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삶이 있다. 이렇듯 자기의 불행과 행복은 자신이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다.
“베풀면 3대가 복을 받는다”는 우리말과 같은 뜻인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주역(周易)>, 좋은 일을 하여 덕을 쌓은 집안에는 반드시 남아있는 경사가 있다)의 뜻을 새기며 새해에는 복불복 타령은 그만하고 내 자신과 나의 삶을 선하게 바꾸고 더욱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보람 속에 온 가족이 함께 웃는 복된 새해가 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
  • 순정축협 이사회 ‘조합장 해임 의결’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청소년모의투표
  • 제1회 순창군청소년어울림마당 ‘청소년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