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눈 뜨듯 ‘세룡마을 엄니들 입이 함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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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눈 뜨듯 ‘세룡마을 엄니들 입이 함지박’
  • 황호숙 자문위원
  • 승인 2015.08.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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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계 세룡마을 주민 35명 나들이…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

 

▲순창문화원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 '우물가 속닥속닥 옛이야기' 나들이 한 컷. 카메라가 익숙한 마당극 공연 출연자들의 익살스런 표정과 어색, 쑥스러운 듯 경직된 인계 세룡마을 어르신들의 표정이 웃음을 자아낸다.

순창문화원(원장 김기곤)에서 진행하는 2015년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인 ‘우물가 속닥속닥 옛이야기’팀이 지난달 25일 전주 마당극 공연을 보고 왔다.
인계면 세룡마을(이장 신희출) 35명 주민들과 강사 4명(김원옥, 박인순, 이영화, 황호숙)은 지난 4월부터 매주 그림책 읽고 책 놀이를 하고 좋은 시 두 편씩을 감상해왔는데 이날 중간 소풍을 다녀온 것. 이 프로그램은 30회차 강의로 10월까지 진행된다.
‘천하 맹인이 눈을 뜬다’는 심청전을 해학적으로 꾸민 마당극을 통해 전통문화를 체험하려고 마련한 이날 나들이는 아침 8시30분, 군산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백세인생’이란 노래배우기로 시작됐다.
먼저 도착한 곳은 군산 세아베스틸이라는 회사. 신희출 이장이 추천한 이곳은 교통수단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기계를 생산하는 회사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업에 참석해온 세룡마을 윤판순 씨의 아들 신정호 씨가 다니는 회사다. 일반인들에게 처음으로 문호를 열었다고.
어르신들은 처음 보는 특수강 회사에서 안전모도 쓰고 뜨거운 불 아래 만들어지는 거대한 기계들을 보면서 탄성을 자아냈다. 군산 공장에 도착할 때부터 마중 나와 있던 신정호 씨와 가족들, 또 양서운 씨의 아들로 인근 회사에 다니는 신창규 씨 가족들이 총 출동해서 마을어르신들을 맞았다. 두 가족은 맛있는 회와 장어 매운탕으로 마을 어르신들의 점심을 대접하였다.
신정호 씨는 “어머님께는 세룡마을 어르신들이 모두 다 소중하신 분들이다. 아프거나 힘들 때 옆에서 챙겨주고 위로해주는 분들도 고향 어르신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접할 기회를 주신 것만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신창규 씨도 “우리도 곧 세룡마을에 살러 갈 것이다. 보기만 해도 정겨운 분들이 고향 어르신들이다.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새만금 방조제를 둘러보고 나서 향한 곳은 전주 덕진공원. 연꽃이 만개한 연못 풍경에 어머니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연꽃 구경을 마치고 마당 창극 공연을 하고 있는 전주 한옥 마을로 향했다. ‘천하 맹인이 눈을 뜬다’라는 공연을 보면 전통문화 체험과 잔치 음식체험을 했다. 전통문화체험으로 모주 만들기 체험을 했다. 임금님께 진상 되었다는 전주 모주는 전주의 콩나물 해장국집에서 내놓는 해장술이다. 대추, 계피, 흑설탕, 생강, 인삼을 넣고 3~4시간을 달인 막걸리로 1.5%의 낮은 도수를 자랑한다. 어머니 학생들이 소싯적부터 담가왔던 술인지라 모두들 척척 만들어냈고 “건강을 위하며” 건배가 이어졌다.
고즈넉한 한옥 야외마당에서 펼쳐진 마당극을 보는 시간, 효녀 심청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해 만들어낸 ‘유쾌ㆍ통쾌ㆍ상쾌’ 한 심청전을 보면서 모두들 웃고 즐겼다.
마당극 주요 내용은 심청이 가난한 심 봉사의 딸로 태어나서 지성으로 모시다가 공양미 삼백석을 부처님께 바치면 아버지가 눈을 뜰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데 용왕이 연꽃에 태워 지상 세계로 보낸다. 심청은 황후가 되어 전국의 맹인들을 위한 잔치를 여는데 여기서 거지꼴이 된 심봉사와 만나 극적으로 눈을 뜬다는 이야기다.

마당창극이라는 특성상 무대가 낮고 객석과의 간격이 가까워 서로 주고받고 하는 대사뿐 아니라 소통이 자유로워 관객과 함께 “얼쑤”, “좋구나” 등 흥겨운 추임새로 맞장구치며 관람했다. 공연 중간에는 풍물팀이 등장하여 흥을 돋우고 직접 연주하는 북, 아쟁, 대금 소리가 관객들을 자연스레 춤을 추게 했다. 명창들과 끼가 철철 넘치는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표정마다 웃어주고 심봉사의 애절한 창에서는 눈물도 빼고 한 시간 반이 금세 지나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신희출 이장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당극을 보았는데 아주 감명 깊었다. 문화원에서 이렇게 뜻 깊은 프로그램을 우리 마을에서 진행하여 주어서 고맙고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이루어져 문화혜택을 보지 못하는 군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물가 속닥속닥 옛이야기’ 프로그램 반장을 맡고 있는 김상님 부녀회장은 “매주 즐겁게 그림책도 읽으며 놀고 있는데 이렇게 소풍도 다니고, 하루 종일 신나게 놀게 해줘서 고맙다. 선생님들이 참 애쓰신다”는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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