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거센 반발
상태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거센 반발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5.10.21 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권 입맛에 맞는 역사로 바꾸려는 시도 … 반대 ‘봇물’

현직 교사, “역사는 있는 사실대로 균형 있게 가르쳐야”
‘북한 핑계’ ‘주체세상’ 앞세우는 정부여당 궁색한 논리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청소년들이 지난 17일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모임에서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정부와 새누리당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시민과 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역사를 자기 입맛에 맞게 고치려 한다는 비판에 동의하는 많은 사람들이 반대선언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은 올해 초부터 추진돼온 것으로 보인다. 한 매체에 따르면 지난 7월 22일 열린 당ㆍ정ㆍ청 회동 의제가 한국사 역사교과서 문제였다. 이후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한국사 교과서 문제를 공론화하기 시작했고 새누리당은 국정화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황우려 장관은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교실에서 역사는 한 가지로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무성 대표는 지난 7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현행 중ㆍ고교 역사교과서는 우리의 역사를 반(反) 대한민국 사관, 좌파적 세계관에 입각해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한 여야의 논쟁은 점점 격렬해졌다. 최근에는 국정교과서 저지를 위해 야권 정치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도 했다.
학계는 역사는 고칠 수도, 고쳐서도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2일에는 전국역사교사 모임 회원 2254명이 “우리 역사교사들은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시도에 단호히 반대함을 분명하게 밝혀 둔다”며 현장 역사교사 선언을 했다. 또 전국의 역사교수 400여명이 교과서의 집필거부선언을 했고 학생들까지 거리로 나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부당하다며 활동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역사를 사실에 입각해 균형 있게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내가 배운 역사가 잘못 서술된 역사임을 나중에 알았을 때 교육과 국가에 대해 가질 수 있는 불신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심현재 순창북중 역사교사는 “역사는 밝은 면, 어두운 면, 기쁜 일, 슬픈 일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있는 사실대로 균형있게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다. 국정화 되면 현 정권의 문제도 정제하고 미화하려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것이 위험하다”며 “유신정부 때 역사교과서를 국정화 했었다. 유신을 민주주의라 한다거나 5ㆍ16 쿠데타를 군사혁명이라고 한다거나, 다양성과 다변화를 추구하는 세상에 한 가지 사실을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고 말했다. 그는 “왜곡 심한 아베 정권의 일본도 검인정교과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시민들이 한국의 국정화를 걱정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불신이라고 애들(학생)한테 얘기한다. 가정에서도 식구가 서로 믿지 않으면 파탄난다. 미화나 과장은 거짓말하는 것이고 불신하게 된다”고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가져올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뉴라이트 계열이 집필한 교학사 역사교과서가 오류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정부가 검인정 해준 것은 정부 입맛에 맞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그는 “이스라엘에는 2000년 이상의 슬픈 역사가 있다. 그런 이스라엘도 슬픈 역사를 고스란히 재현해 보여준다. 그걸 보고 외국인들은 울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은 울지 않는다. 대신 주먹을 불끈 쥔다. 후손에게 절대 슬픈 역사를 만들어주지 않겠다고 다짐한다”며 “국사는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역사는 밖을 내다보는 창, 미래를 내다보는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현재의 원인을 깨닫고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재차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반대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하는 정부 여당은 교과서에서 주체사상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편다. 이에 대해 많은 시민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을 위해 북한 핑계를 대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훗날 역사교과서 논쟁을 보는 학생들의 시각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
  • 순정축협 이사회 ‘조합장 해임 의결’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청소년모의투표
  • 제1회 순창군청소년어울림마당 ‘청소년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