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가득 ‘전통주 빚는 사람들’
상태바
열정 가득 ‘전통주 빚는 사람들’
  • 이담비 기자
  • 승인 2016.01.21 1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통주 제조 교육 수강생들이 직접 빚은 술.
곳간애복에서 전통주 제조 교육
누룩 만들어 술 담아 서로 품평
전통누룩복원ㆍ미생물연계 ‘목표

술에도 당연히 유행이 있다. 와인, 사케, 막걸리, 그리고 최근의 크래프트 맥주와 전통주까지. 주종마다의 흥망성쇠가 몸치의 어깨춤처럼 제각각 들쑥날쑥했다. 이런 유행이 시장을 키우는 촉매제가 되고, 그 산업이 꺼지지 않고 유지되면 두 말할 것 없이 좋겠지만, 유행 뒤에 외면의 시기가 찾아온 경우도 있다. 하지만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던가. 그래서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한 전통주의 시대를 맞아 몇몇 우리 군민들의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재)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에서 지원한 '전통주 제조 교육'이 펼쳐진 '곳간애복' 작업장을 찾았다.

▲전통주 제조 교육을 받는 수강생들은 서로 만든 술을 시음하며 평가하고 강사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
눈이 펑펑 내리던 지난 18일 풍산면 상촌마을 언덕 위에서 하하 호호 즐거운 웃음소리와 함께 잘 익은 술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열기 가득한 ‘전통주 제조 교육’이 펼쳐진 곳은 ‘곳간애복’ 작업장.
20명 가량이 모인 이날 교육은 지난해 7월 귀농귀촌센터에서 지원한 ‘발효교육’에서 누룩 만드는 법을 배운 수강생들이 자신들이 만든 누룩을 활용할 방법을 찾던 중 (재)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에서 지원해서 열리게 됐다.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은 전통 누룩을 복원하고 미생물 연계 연구를 진행하며 사후 관리를 통해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란다.
이 날은 지난 교육에서 배운 방법으로 각자 담근 술을 품평하기 위해 모였다. 총 4시간 동안 진행되었는데 앞 2시간은 한국발효 공장을 운영하는 정철기 강사의 강연과 함께 각자 집에서 한 병씩 가져온 술을 서로 시음하고 품평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어진 2시간은 수강생 4명의 집에 다함께 들러 직접 술독을 살펴보았다.
정철기 강사는 탁주ㆍ청주ㆍ막걸리 등의 특징과 보관법, 맛과 향의 차이, 술의 맛이 안 좋을 때 해결하는 방법 등을 설명했다. “술을 맛볼 때는 와인 잔에 마시는 것이 가장 좋으며 한 번에 모든 맛을 판단하려 하지 말고 향을 보면서 세 번에 나누어 천천히 마셔야한다”는 설명에 따라 술잔을 들어 시음했다. 먼저 정 강사가 수강생들이 가져온 20여개 술 모두를 맛보고 바로 품평을 해주었다. 40~50대인 수강생들은 초등학생이 숙제 검사를 받듯 한껏 긴장하며 어떤 평가를 할지 기대감에 부푼 듯 보였다. 단맛, 쓴맛, 알코올 도수를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점까지 알려준 강사는 “단 한 병 빼고 모두 잘 담근 술이다”며 “오늘 각자 담은 술의 맛은 몇 년 동안 공부해야 나올 수 있을 법한 실력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자 수강생들의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기분 좋은 평가를 받은 수강생들은 금세 고구마와 김치, 귤을 꺼내 작은 잔칫상을 차려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서로의 술을 시음하며 품평을 나누고 궁금한 점은 그때그때 강사에게 질문하는 열의를 보였다. 수강생들에 둘러 싸여 쉴 새 없는 질문 공세를 받은 강사는 “보통 무료 교육을 받는 수강생들은 소극적인 자세로 수업에 참여하는데 순창 분들은 그렇지 않다. 무료 교육이지만 사업에 접목할 생각으로 강의를 들으시기 때문에 너무나도 적극적인 자세다”며 “짧은 교육 시간이라 시간이 촉박하지만 분위기가 너무 좋아 알려주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도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각자의 스마트폰 네이버 밴드 어플을 이용하여 순발력(순창 발효의 힘)이라는 명칭을 가진 모임을 개설해 서로 술이 익어가는 과정을 공유했다. 또한 교육이 자주 있는 것이 아니어서 밴드를 통해 강사에게 질문하며 술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모눈종이에 술의 보관 온도와 알코올 도수 등을 표시했지만 이제는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해 그래프를 그리고 관리할 수 있는 실력까지 보여 추운날씨에도 수강생들의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수강생은 “실습이 병행돼서 습득이 잘된다. 순창에 전통주사업이 없으니 같이 배운 수강생들과 함께 힘을 모아 전통주사업을 키워볼 계획이다. 또 전통 누룩 복원에도 힘써 고추장의 명성만큼 발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
  • 순정축협 이사회 ‘조합장 해임 의결’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청소년모의투표
  • 제1회 순창군청소년어울림마당 ‘청소년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