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커피의 가능성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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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커피의 가능성을 논하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6.01.2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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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균주 이용…부드럽고 독특한 향, 소비자 기호 잡고 시장성 확보 숙제

▲발효커피 시음회가 지난 12일 커피전문가 등 관계자들이 모여 발효미생물진흥원에서 열렸다.
발효시켜 만든 커피의 상품 가능성과 판로를 논의하는 발효커피 시음회가 지난 12일 발효미생물진흥원에서 열렸다.
발효커피는 발효균주를 입혀 숙성시킨 생두를 볶아 만든 것으로 기존 커피와 맛과 기능성을 차별화해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커피는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음료이기 때문에 발전과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발효커피 시음회에는 커피전문가와 커피애호가 등 16명의 커피 관계자들이 모여 발효과정을 거친 4가지 커피의 맛을 평가하고 주력 품종과 판매 형태에 대해 논의했다. 발효커피는 신영님(전북대 식품공학과 박사과정) 카페 체즈베 대표가 만들었다. 생두를 유산균과 메주균(바실러스균주)으로 발효시켜 로스팅한(볶은) 커피는 같은 품종의 일반 커피보다 목 넘김이 부드럽고 기분 좋은 신맛이 오래 남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신 대표는 “커피를 루왁(커피체리를 먹은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수집한 커피)이나 인도 몬순커피(생두를 인도에서 유럽까지 배로 이동하는 동안 몬순기후의 영향을 받고 자연발효 된 커피)와 비슷한 방향으로 잡고 만들었다. 항산화물질인 클로로제닉산이 높은 균을 골라서 발효시켰다. 발효했을 때 독특한 향이 있어 맛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커피 맛이 일반커피에 비해 뒤지지 않고 부드러워진다”고 설명했다.
대체로 맛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발효커피의 시장진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또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얼마나 따라갈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박기팔 로타커피 대표는 “여러 종류의 커피를 섞는 블랜딩(배합)은 예전에는 싸게 만들려고 했지만 요즘은 맛을 창조하기 위해서도 많이 만든다. 드립(커피 열매를 볶은 후 갈거나 빻은 가루에 끓는 물을 약간 식힌 후 부으면서 걸러 낸다)과 에스프레소(고온 고압 하에서 곱게 간 커피 가루에 물을 가해 30초 이내에 내린 커피)용의 농도가 다르다. 단일품종(싱글오리진)의 아메리카노는 구수하고 단맛으로 가는 것이 앞으로 100% 성공한다. 사람들이 연한 커피를 선호하는 추세다”며 “새로운 커피를 계속 추구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성향을 찾기가 쉽지 않다. 유명 잡지에 광고하고 커피 박람회에 출품도 하며 기존 커피와 전혀 다른 맛의 커피를 내는 것이 효과가 클 것”이라고 조언했다.
발효커피는 맛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얻었지만 항당뇨와 항산화 등 기능성 부분은 아직 연구 중이다. 발효미생물진흥원은 앞으로 매달 한 차례 발효커피 품평회를 하며 맛과 상품성, 기능성 검증을 계속 해 나가기로 했다.
 

알고마시면 더 맛있는 커피이야기

커피’와 ‘카페’는 같은 말, ‘모카’는 지명에서 유래
‘에스프레소’ 알면 다양한 응용 … 커피+ㅇㅇ=(  )

거리를 점령한 커피전문점과 매장 한 공간을 도배하다시피 진열된 커피를 보면 새삼 사람들의 커피사랑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커피공화국이 맞다. 커피와 프림, 설탕을 적당한 비율로 섞은 봉지커피가 점령했던 사무실 한편을 소형화된 자판기가 대체하는 중이다. 쓴맛보다는 단맛이 무척 강한 ‘자판기표’ 혼합커피는 식사 후 빠지지 않는 필수 음료가 됐다. 커피 자판기의 식당 공략은 이미 끝난 지 오래다.
에티오피아가 원산지인 커피는 예멘에서 처음 재배됐고 무역과 전쟁, 식민 지배를 거치며 전 세계로 퍼졌다. 그리고 각 나라별 기후에 적응하고 품종개량을 거치면서 각기 다른 맛을 지니게 됐다. 유럽에 커피가 전파된 것은 식민지배에 열을 올렸던 네덜란드의 영향이 컸다. 사실 커피의 역사는 착취로 얼룩진 불행한 역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자본에 휘둘리지 않고 제값주고 커피를 사온 ‘공정무역커피’가 퍼지고 있다.
커피는 만드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이 붙는다. 커피(Coffee)와 카페(Café)는 영어와 불어의 차이일 뿐 같은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카페는 ‘다방’의 또 다른 단어로 불린다. 커피전문점들이 다방과의 차별화를 부각시키려고 상품명을 전면에 세웠다는 해석은 일리가 있다. 카페에서 파는 음료가 수십 가지나 되고 그중에서도 커피를 응용한 상품이 가장 중요하니 ‘카페’를 내세운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커피를 응용한 다양한 음료들이 나오게 된 것은 에스프레소(Espresso)가 등장하면서부터다. 강한 압력으로 추출한 커피 원액을 에스프레소라고 부르는데 여기에 물을 섞은 것이 우리가 흔히 마시는 아메리카노이고 우유를 섞으면 카페라떼가 된다. 즉, 카페라떼는 카페(Café)와 우유(Latte)의 합성어이다. 카푸치노(Cappuccino)는 에스프레소에 우유거품을 올린 것이며 여기에 계피가루를 얹으면 시나몬 카푸치노가 된다. 카페오레(Café au Lait) 는 드립커피에 우유를 섞은 것이다. 모두 우유가 섞여있어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드립커피는 여과지에 커피를 담고 뜨겁고 가느다란 물줄기를 내려서 만든 것인데 풍미가 좋다. 카페모카의 이름은 초콜릿 향이 특징인 모카커피에서 기인하는데 여기에서 모카는 예멘의 지명 이름이기도 하다. 에스프레소 바탕에 연유를 넣은 싱가폴커피는 달달한 맛 때문에 인기가 좋고 생크림과 설탕을 얹은 비엔나커피(아인슈페너)도 마셔볼만 하다.
여름철 별미커피로는 더치커피(Dutch coffee)가 제격이다. 찬물로 한 방울씩 떨어뜨려 장시간 추출한 후 숙성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만드는 수고가 만만치 않다. 그러나 독특한 향과 숙성된 풍미는 기다림의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을 정도로 일품이다. 차게 마시면 맛이 더 좋기 때문에 여름철에 찾는 사람들이 많다. 더치커피의 발상지는 네덜란드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암스테르담에서 더치커피를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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