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족’ 화기애애, 복흥체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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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두 가족’ 화기애애, 복흥체육관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6.02.1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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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탁구채, 배드민턴채를 들고 각자 자세를 취해보는 복흥면 탁구클럽, 배드민턴클럽 동호인들. 새 체육관에 함께 둥지를 틀었다.
겨울비 소리에 철모르고 나온 개구리들을 피해가며 40여분을 달렸다. 아직 익숙지 않은 복흥에 가는 길이다.
요즘 매일 저녁 8시면 새로 생긴 복흥면 체육관에 50여명의 주민들이 모인다. 지난 달 22일 준공식을 마치고 1월 말부터 문을 연 복흥면 체육관 한 지붕 아래, 복흥배드민턴클럽(회장 김성일)과 복흥탁구클럽(회장 김창섭) 2개 운동모임이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요일별로 다른 종목이 번갈아 운동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매일 같은 공간에서 2개 동호회원들이 함께 운동을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운데…, 열악한 환경에서 운동하던 이들은 좋은 시설을 내가 먼저 ‘찜’하기보다 ‘매일 함께 운동하자’는 합의에 이르렀다.
하나의 공간을 둘로 나누어 배드민턴은 코트 3개를 사용하고 한쪽에 커튼을 쳐 탁구대 6개를 놓으니 각자의 운동에는 불편함이 없고 웃음소리는 두 배가 되었다. 좋은 시설을 함께 사용하며 쉬는 날 없이 매일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그들을 만났다.
 

매일 배드민턴ㆍ탁구 동호인 ‘함께’
코트 나눠 쓰며 실력 더불어 ‘쑥쑥’

27억…아깝지 않게 써야지
복흥면 체육관은 복흥면 소재지 정비사업으로 복지회관 건립과 함께 추진, 지난 2012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후 약 4년 만에 완성됐다. 사업비 26억9400만원이 투입된 체육관은 건축면적 940제곱미터(㎡) 규모로 배드민턴, 탁구, 농구, 배구 등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종합 운동기능을 갖췄다. 면민의 날 등 복흥면 내 규모 있는 행사를 개최하기에 적합하도록 무대도 만들었다. 안전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자동 소방설비와 30킬로와트(㎾)의 태양광 발전시설도 설치됐다.
복흥면 주민들은 ‘억’소리 나는 나랏돈이 들어간 체육관을 묵히지 않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조금 불편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잘 될 수 있을까 우려했지만 공간을 나누어 함께 운동한지 보름여, 그것이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창섭(66ㆍ복흥 정산) 복흥탁구클럽 회장은 “2개 클럽이 함께 운동을 하니 너무 좋다. 처음에는 같이 운동하면 불편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수가 많아지니 활력이 생기는 것 같다”면서 “계속 배드민턴을 치다가 무릎이 안 좋아서 탁구로 종목을 바꾸었는데 전에 같이 운동한 분들도 매일 보니까 더 좋다. 나이를 먹으면 근육이 풀어지게 마련인데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이 생기니 거울 앞에 서면 자신이 있다. 앞으로는 30~40대 젊은 후배들이 좀 나와서 체육관을 이용해주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말했다.

학수고대했던 새 체육관
함께 모여 운동을 시작한 지 6년이 넘어간다는 복흥배드민턴클럽 회원들은 새로 생긴 체육관에 들어오기만 해도 실력이 느는 기분이란다. 마루를 중요하게 여기는 종목임에도 그동안 운동할 장소가 없어 인조잔디매트가 깔린 게이트볼장에서 운동을 했기에 누구보다 새 체육관을 학수고대했다고. 올해 취임한 김성일(47ㆍ복흥 정산) 회장은 “체육관을 짓는 동안 마음이 들떠 있었는데 불과 며칠 되지 않았지만 운동해보니 참 좋다. 2개 종목이 같이 운동을 하면 애로사항이 있지 않을까 걱정도 됐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다. 모르고 지내던 사이에도 더 잘 알게 되고 은근히 경쟁심도 생겨서 좋다”면서 “제가 회장을 맡으면서 새로운 곳에서 운동을 시작하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 두터운 정을 자랑하는 우리 동호회원들이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살림을 맡고 있는 김용주(51ㆍ복흥 추령) 총무도 “좋은 시설이 생겼으니 여럿이 함께 사용하는 게 당연하다. 안 그래도 단합이 잘 되는데 2개 클럽이 함께 있으니 더 끈끈해지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는 다른 면지역처럼 연합회에서 개최하는 대회에 많이 나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으면 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강추위 녹이는 ‘열정’으로
“날 좋을 땐 농사지어야 하니 추워도 겨울이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라는 그들에게 복흥체육관은 지금이 가장 성수기다. 박석우(63ㆍ복흥 산정) 씨가 허리 보호대를 차고도 운동을 나온 이유다. 그는 “일 하다가 척추를 다쳐서 6개월 정도 쉬었다. 병원에 있으면서 굉장히 힘들었다. 입원해 있으면서도 운동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면서 “재활치료를 하면서 탁구도 다시 시작했는데 몸이 훨씬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복흥으로 귀농해 살고 있는 김재환(63ㆍ복흥 중리) 씨도 운동을 하며 시골의 정을 더 깊게 느끼고 있는 중이다. 그는 “서울에서도 운동을 했는데 서울보다 복흥은 사람이 적기는 하지만 순수해서 좋다. 서울은 이해관계에 얽힌 관계들이 많이 있지만 시골은 정 하나면 된다. 지나던 과객이 들르면 밥도 주고 술도 한 잔 사주고 그런 점이 너무 좋다”면서 “탁구와 함께 하니까 배드민턴 치다가 흥치나면 탁구 한 번 치러 가보고, 또 다시 와서 배드민턴 치고 그런 재미가 있다. 더 많은 사람과 어울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금보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코트 앞에 줄 서서 기다리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 복(福), 흥할 흥(興), 이름처럼 복이 흥한 고을에서 땀 흘려 운동하는 사람들과 짧은 만남이 즐겁다. “운동 하는 것보다 웃고 즐기다 스트레스 다 풀고 간다”던 김선옥(62ㆍ복흥 정산) 씨의 말처럼 가족처럼 오순도순 부대껴 운동하는 모습이 진짜 살맛난다. 시설 좋은 새 체육관이 그들에게 큰 선물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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