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무성한 운동장 학생 이용 안하면 ‘문제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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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무성한 운동장 학생 이용 안하면 ‘문제없나’
  • 이담비 기자
  • 승인 2016.07.27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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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여중, 잔디 잡초 혼재 … ‘1년 한번 사용한다’ 제일고교, 잡초 가득 … ‘다른 좋은 시설 사용 중’

순창여중과 순창제일고등학교 운동장은 요즘 학교 교육의 문제점을 보는 듯했다. 영어ㆍ수학을 앞세우고 지필고사며 수행평가에 시달리고, 방과후수업에 학원 강습, 고교생 야간자율학습(야자)까지 마음껏 뛰어 놀 시간이 없는 현실이 학교 운동장에 그대로 투영된 것 같았다. 수능을 앞둔 고교생뿐 아니라 “중학생쯤 됐으니 잠도 조절해야 하지 않냐?”는 ‘일류대에 목메고 공부에 열성인 학부모’들은 중학생에게까지 수면시간을 줄이라고 압박한다고. 더구나 우리 지역에는 ‘옥천인재숙’이라는 관립학원까지 있어 그 도가 지나치다.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 노는 학생이 없으니 -체육 학습은 강당에서 하므로- 운동장 관리는 포기해도 괜찮다고 교장, 교사, 행정직 모두 ‘이구동성’으로 답변하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학생들이 1년에 한번 정도 이용하는 운동장은 무용지물인가? 요즘 사람들이 마당 없는 아파트를 선호하듯 운동장에 모일 일 만들지 않는 학교 운동장을 모두 처분해 버리면 어떨까? “전원주택 마당처럼 잔디가 푸르게 있을 필요 없다. 운동장이 있으니까 운동장을 관리 하는 거지 제대로 관리 안 되는 건 아니다. 예산이 없어서 못 심는 것도 아니다. 예산과의 별개의 문제다” 이 답변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편집자>

예전보다 운동장 사용은 줄었지만 학교 교정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은 운동장이다. 하지만 정돈되지 않은 운동장은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여름방학기간이라 텅 빈 읍내 중ㆍ고등학교 5곳의 운동장 모습은 제각각이었다.
먼저 순창북중 운동장은 지난달 22일, 운동장에 설치 된 우레탄 트랙 검사결과 기준치 이상의 납이 검출돼 우레탄 트랙 출입을 전면 금지해 놓았다. 11월부터 마사토로 변경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순창고등학교 운동장은 가장 깔끔한 모습을 보였다. 빼곡한 잔디에 스프링클러로 물을 주며 관리하고 있었다. 순창중학교 운동장도 비교적 양호해 보였다.

▲잔디와 잡초가 혼재한 상태인 순창여중 운동장.

순창여중, 행정실 설명 ‘모호’

어이없다는 듯 ‘불평’

순창여자중학교의 운동장은 잔디와 잡초가 섞여 자라있는 모습과 함께 곳곳에 듬성듬성 흙이 파헤쳐져 있었다. 순창여중 행정실 관계자는 “전부다 잡초로 생각하시는 분이 많으신데 아니다. 지난해부터 잔디 운동장을 만들기 위해 예산을 신청했는데 안돼서 체육선생님이 직접 씨를 뿌리고 잔디 깎는 기계로 깎으며 관리하고 있다. 잔디를 씨로 뿌려서 성장이 좀 더디다. 흙이 있는 부분은 오수정화공사로 인해 파헤쳐져서 균등하지 못한 부분은 있다”고 말하며 “사실상 아이들이 운동장을 잘 안 쓴다. 요즘은 운동장 조회도 없고 날도 덥고 쓸 일이 별로 없다. 강당을 사용하고 있다. 체육대회는 1년에 딱 한번 있어서 그 때만 사용한다. 또 농약 사용하면 안 된다고 해서 농약도 안 뿌린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행정 관계자는 “교육과정상 꼭 운동장에 잔디를 심을 필요는 없다. 또 현재 보다시피 잡초가 있어서 보기 싫은 정도도 아니다. 지나가는 주민들은 드문드문 나서 보기 안 좋겠지만 시설 관리나 아이들 사용하는데 아무 문제없다. 전원주택 마당처럼 잔디가 푸르게 있을 필요 없다. 운동장이 있으니까 운동장을 관리 하는 거지 제대로 관리 안 되는 건 아니다. 예산이 없어서 못 심는 것도 아니다. 예산과의 별개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방학 중이라 운동장에서 수업을 하는 교사의 설명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행정실 관계자의 설명은 기자를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 할 수 있는데 안한다는 것인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인지, 예산이 있다는 것인지 없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학내 문제를 간섭하지 마라’는 분위기를 느꼈다.

▲잡초가 무성한 제일고 운동장.

제일고, 개선 필요성 느끼지만 구체적 계획 ‘없어’

순창제일고등학교의 운동장은 잡초가 운동장 가득 무성했다. 제일고 행정관계자는 “전에는 지역에서 동호회 체육활동 등을 하며 학교운동장을 사용했었는데 공설운동장이 생기고 나서는 그 쪽을 이용한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학교 운동장을 사용해야 하지만 공설운동장 잔디구장 시설이 좋아 그 곳을 사용하고 있다. 학생들이 뛰어 놀면 잡초가 자랄 시간이 없는데 시설 좋은 곳을 이용하다보니 이렇게 됐다”며 “사실상 당장에 운동장 사용 계획은 없다. 하지만 예산 확보가 되면 잔디 구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체육진흥공단과 군청 예산을 신청했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학교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또 “관리가 사실 힘들다.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산도 넓어서 풀 깎는데 많은 예산과 인력이 낭비되고 있다. 이쪽 깎고 나면 저쪽에 자라는 실정이다. 지난해는 한 해 동안 4~5번 풀을 깎아서 올해는 로타리를 쳤다. 로타리가 그냥 기계로 풀 깎는 것보다는 유지 기간이 길다. 어떻게 관리해야할지 계속해서 연구 중에 있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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