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구름이 낀 흐린 날씨였고 저녁부터는 비 소식이 있던 터라 마을 주민들이 마음이 바빴다. 풍물패의 마을의 액운을 몰아내는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저녁식사를 마친 주민들이 동구 밖으로 한명 두명 모였다. 마을 어르신들은 타지에 나가 사는 자녀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소원을 적어 새끼줄에 매달았고, 귀농귀촌한 젊은이들은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건강을 비는 소원지를 달집에 달았다.
김효진 이장의 고사문 낭독을 시작으로 달집태우기 행사가 시작되었다. 훨훨 타오르는 달집 주변을 돌며 풍물패가 풍악을 울렸고, 주민들은 풍물패 뒤를 따랐다. 아이들은 깡통을 돌리며 쥐불놀이를 하였고, 어른들은 준비된 술과 음식을 먹으며 덕담을 나누었다.
올 한해 두지마을 뿐만 아니라, 순창군 그리고 한반도 전체에 풍년이 들고, 농민들의 피땀으로 일구어낸 식량으로 팔천만 겨레가 함께 배 두드리며 어깨춤 추는 그날이 어서 오기를 기원했다.
- 글ㆍ사진 구준회 풍산 두지마을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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