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다한 말 가슴에 삭이면서 떠날 때는 말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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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다한 말 가슴에 삭이면서 떠날 때는 말없이
  • 김민성 편집위원
  • 승인 2011.06.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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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간 순창은 강인형 군수의 대법원 판결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강 군수는 결국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2심에서 받은 벌금 500만원이 확정돼 군수직을 상실하게 됐다. 강인형 군수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는 추진력과 부지런함으로 요약된다. 역대 어느 군수보다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아울러 진정한 평가는 이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안타깝지만 이쯤해서 기로에 서있는 강인형 전 군수에게 몇 가지 부탁하고 싶다.

첫째는 지금은 깨끗이 인정하고 마음을 비우는 노력을 해야 할 시점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현재 강 군수 측에서는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배반감도 있고, 아쉬움도 있고, 미련도 많을 것이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이라하지 않던가. 자의가 아닌 법에 의해 중도하차하게 된 엄연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바란다. 강 군수 자신의 잘못으로 또 한 번의 선거를 치르게 한 점이 진정 미안하고 책임감을 느낀다면 선거개입이나 막후정치 대신 철저한 자연인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행정을 집행하는 신분에서 이제는 그 행정경험을 살려 행정을 견제하는 역할을 주문하고 싶다. 노무현 정부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이병완 씨는 지금은 광주에서 기초의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도 “대통령을 그만두면 김해시의원을 하고 싶다”는 의견도 피력한바 있었다.

둘째는 현실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길 바란다. 지난 10여년간 순창군을 총괄 지휘한 입장에서 보면 안타깝고 불안한 마음도 있을 것이다. 벌써부터 10월 재선거를 두고 확인되지 않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10월 선거에 일절 개입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언행이 일관되게 뒤따른다면 강 군수의 입지와 평가는 더 넓어지고 훨씬 우호적인 환경으로 바뀔 수 있으나 행여 특정후보를 지지한다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큰 부담감을 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셋째, 하루 사이에 그 동안의 관계를 접기는 어려운 일이나 선거전까지는 공식적인 행사 참석은 피했으면 좋겠다. 보는 사람들이 더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대신 5일장에 들러 장을 보는 부부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기대한다.

강물은 흘러가기 마련이다. 제대로 흘러가야 제대로 된 강의 모습이다. 현미의 노래 ‘떠날 때는 말없이’를 보면 ‘아 그 밤이 꿈이었나 비 오는데 두고두고 못 다한 말 가슴에 삭이면서 떠날 때는 말없이 말없이 가오리다’고 적고 있다. 이처럼 떠날 때는 그냥 가슴에 삭이고 가는 것이 더 아름다운 법이다. 역류하지 않고 도도히 흐르는 섬진강처럼, 자유로운 바다로 무심한 듯 흘러, 흘러, 흘러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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