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장] ‘경로당 보조금’, 순창만의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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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장] ‘경로당 보조금’, 순창만의 문제일까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1.04.2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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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2열린순창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세금으로 지원하는 경로당 운영 보조금()경로당 운영진이 부정하게 사용한다는 제보 전화였다.

제보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경로당 운영진이 보조금을 부당하게 사용하고 공동이 이용해야 할 물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였다.

내가 열린순창근무를 시작하며 순창에서 생활한 지 불과 10여 일이 지난 시점. 군민들이 어떻게 생활을 하는지, 군청 공무원들이 일을 어떻게 하는지 전혀 아는 내용이 없는 상황에서 고민이 됐다. 취재를 계속해 이 문제를 공론화시켜야 하는지 솔직히 부담이 됐다.

경로당 보조금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전국적인 문제였다. 경북 ○○시에서도, 전남 ○○군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 고심 끝에 군내 모든 경로당의 보조금 사용 내역을 확인하고자 군청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군내 경로당은 372개였다. 첫 정보공개 청구로 받은 자료에는 경로당 별 교부금액과 집행금액 내용만 있었다. 군내 11개 읍면사무소 별로 관할 경로당 보조금 사용 내역을 제각각 정산해서 군청에 보고하기 때문이었다. 면사무소 별 경로당 정산 자료 취합이 2월말까지 이뤄지고, 군청에서 다시 그 자료를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결국 본격 취재에 앞서 기다려야 했다. 각 읍면이 군청에 보고하는 시점을 기다려 다시 두 번째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취재를 시작한 지 2개월이 흐른 지난 41372개 경로당 별 교부액과 집행액, 반납액, 환수액 등 경로당 보조금 사용 내역이 담긴 자료를 받았다.

자료를 확인하니 군내 한두 개 경로당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취재한 결과 다른 시군 역시 경로당 보조금 부당사용 문제가 있었다. 순창군만의 문제도 아닌데, 경로당 보조금을 계속 따진 건, 물 좋고 공기 좋고 인심 좋은 장수마을 순창, 부모님 고향 순창에 대한 바람이 컸기 때문이었다.

2020년 기준, 군내 572개 경로당 운영 보조금은 168900여만원에 달했다. 지난 5년 동안 80억원이 넘는 국민 세금이 노인 복지에 쓰였다. 경로당 회원은 65세 이상이다. 군이 발간한 2021년도 군정홍보 책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순창군의 65세 이상은 군 전체인구의 34퍼센트인 9455명이다. 수치상으로 경로당 보조금은 1인당 178635원씩 지원된다. 전기료, 난방비 등 비용을 빼면 얼마 안 돌아가는 금액이기는 하다.

취재 과정에서 만났던 한 주민은 어르신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아야 하는데, 몇몇 운영진이 편을 가르고 자기들 배만 채워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우 따가워서 막 순창군민이 된 나는 가슴이 아팠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동안, 군청과 노인회에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어르신이 살기 좋은 순창을 위해 경로당 문제를 바로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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