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화장장반대 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이완준·남궁단)가 순창군이 지난 4일 오후 2시 풍산면행정복지센터 2층 강당에서 개최 예정이던 ‘순창군 공설추모공원 설명회’를 막아서며 무산시켰다.

지난 4일 오후 1시 25분 무렵 찾은 풍산면행정복지센터에서는 반대 대책위원회 관계자와 주민 등 수십여 명이 순창군 공설추모공원 설명회 원천봉쇄 대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대책위 관계자와 주민들은 2층 강당으로 향하는 계단을 막고 앉은 채로 풍산면에 화장장과 추모공원을 조성하려는 순창군을 성토했다.

 

“순창 군정의 주인 역시 순창 군민”

원천봉쇄 대회에서는 반대 대책위와 주민들을 영상으로 채증하려는 공무원들로 인해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김효진 반대 대책위 홍보부장은 “우리 공무원들 사진 찍는 것 때문에 주민들이 지금 굉장히 흥분하고 있다”면서 “공무원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고 말을 이었다.

“조선시대 때는 공무원들을 목민관이라고 불렀죠. 백성을 긍휼히 여길 줄 알아야 된다라는 목민관 덕목이 있어요. 우리나라가 민주공화국이 된 지가 70년이 넘었어요. 이 땅의 주인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겁니다. 순창 군정의 주인 역시 순창 군민입니다. 아주 개탄스럽고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오늘 설명회는 원천 무효이자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더 이상 공무원들 이 자리를 지킬 이유가 없어요.”

반대 대책위 관계자와 주민들은 “풍산면 화장장·공설추모공원 추진 문제에 대해 풍산면 이장단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 면민회 등이 ‘중립’을 표방하고 있다”는 취지로 지적하며 이들에게 “각성하라”고 촉구했다.

 

최영일 군수, 굳은 표정으로 발길 돌려

오후 2시경 현장을 찾은 최영일 군수는 대책위 관계자들에게 막혀 2층으로 향하지 못했다. 강력한 제지에 일단 면장실로 들어간 최 군수는 20여 분간 고심한 듯 2시 27분경 굳은 표정으로 대책위 관계자들 앞에 나서며 발언 기회를 요구했다.

하지만, 대책위 관계자는 “오늘 우리가, 주민들이 감정이 격해져 있으니 다음 기회에 군수님이 발언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마이크를 넘기지 않았다. 한동안 굳은 표정으로 주민들 앞에 서 있던 최 군수는 잠시 뒤 행정복지센터를 떠났다.

설명회 원천봉쇄 대회가 열리는 현장에 군의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한 군민은 “의원들은 행정과 주민 간 갈등이 증폭되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듣고 조율해야 하는데, 풍산 지역구 의원이 없다 보니 여전히 풍산면이 홀대받는 것 같다”면서 “의원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명회 원천봉쇄 대회가 끝나갈 무렵 이성용 의원만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대 대책위 관계자는 “풍산면민들은 설명회에서 군수의 잘못된 판단과 설명에 대해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고 거세게 반대하고 항의했으며, 찬성 의견을 밝힌 주민은 단 한명도 없었다”면서 “그런데도 최영일 군수는 대책위를 비롯한 주민들의 반대 의견에 대해 공식적으로 답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 요구서’를 통해 답변을 요청했다.

이어 “순창군 공설추모공원이니까 설명회는 풍산이 아닌 순창군청에서 하라”고 주장했다.

<열린순창>은 순창군 공보팀에 공설추모공원 조성 추진과 관련해 최영일 군수의 의견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해 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