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옥천초, 문 닫게 할 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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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옥천초, 문 닫게 할 순 없어”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2.02.0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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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초 살리기'에 나선 임예민·이기자 의원

“구 시가지에는 노인만 살고 애들이 있어도 조부모가 봐주다가 학교 갈 때는 부모가 와서 데려간다.”

최근 옥천초등학교(교장 조순자) 취학생 수가 인근의 다른 초등학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보도(본보 86호 2월2일자)가 나간 뒤 모교를 떠올린 임예민(옥천초 13회 졸업·왼쪽 사진)ㆍ이기자(19회 졸업·오른쪽 사진) 군 의원은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임 의원은 자신이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전교생이 1300여명에 달했고 한 반에서 83명이 공부했던 적도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그 때는 인구도 많았고 시장이 활황이었던 때라 옥천초에 다니는 학생이 무척 많았다. 학교 운동장이 과거 과수원을 하던 땅이어서 비가 오면 질펀했는데 학생들이 양지천에서 모래를 한 양동이씩 가져와 메우곤 했다. 조금씩 가져와도 수북이 쌓일 만큼 사람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옥천초(당시 순창동국민학교)에서 학생을 수용할 공간이 부족해서 만든 중앙초등학교는 지난 1970년 개교 당시 옥천초 학구의 상당부분을 흡수해갔다. 이제는 거꾸로 옥천초에 보내야 할 학생을 다른 초등학교로 보내는 경우가 상당하다. 나쁘게 말하면 위장전입인데 당시에는 돈이 오가는 시장인지라 순창초나 중앙초에 비해 치맛바람을 날리는 학부모도 적지 않았다는 풍문에 임 의원은 동의했다.

두 의원은 학교를 이대로 두어서는 폐교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학교와 교육청, 동문과 행정이 문제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임 의원은 “옥천유치원은 매년 만원사례를 기록해도 취학통지서를 받는 아이는 다른 학교로 빠져나가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교육의 질을 높이면 된다고 하지만 학구 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기자 의원은 “학생 수가 적으니 부모가 불안해하고 다른 학교에 취학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이기자 의원은 또 “옥천초는 정년퇴임을 앞둔 교장이 잠깐 시간을 때우는 식으로 온다는 인식이 있다. 이대로라면 학교가 문 닫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올해 옥천초는 전북도와 군의 지원을 받아 학교시설 현대화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천연잔디와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운동장 환경을 바꾸고 주민에게 학교를 개방하는 것이 골자이다. 사업비는 5억원 중 전북도가 3억5000만원을 지원하고 군이 1억5000만원을 부담하는 구조이며 김경선 부군수가 전북도로부터 확답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의원은 사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조순자 교장에게 학교 담을 허물 것을 요청한 상태다.

임 의원은 교육청에서 얘기하는 ‘학구 내 아파트 등 주거환경 개선’안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옥천초 인근의 27번 국도변을 주거시설 진입이 가능하도록 택지를 2종 주거지역으로 변경하고 아파트도 18층까지 올릴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이고 아파트 짓는 사람의 집장사 개념에서는 땅값이 조금이라도 오를만한 위치에 짓는 것이 좋지 않나. 골프 연습장이나 유등사거리 인근에 아파트를 짓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인근 아파트단지 하나만 떼 줘도 학구조정은 된다”는 그의 말처럼 아파트의 재배치는 학구 불균형을 해결할 핵심이다. 비단 아파트가 아니더라도 학교가 살려면 학구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두 의원은 “그 동안 동문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신경이 곤두서다보니 모교에는 관심을 덜 갖게 됐다. 이제 옥천초에 학생들이 넘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총동문회를 비롯한 옥천초 출신 지역주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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