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영 독자 (풍산 하죽)
아뿔싸! 열심히 모내기를 하던 이앙기가 논에 갇혔다. 수렁논인줄 뻔히 알면서도 모 때우느라 고생할 아내 생각에 억지로 뚫고나간 것이 화근이다. 모쟁이 하고 있던 딸에 조카까지 논에 들어가 있는 힘껏 이앙기를 당겨보아도, 세 사람이 체중 실어 “방방” 굴러보아도 꿈쩍하지 않는다. ‘오늘 모는 다 심었구나’하며 별 수 없이 동네 형님에게 에스오에스(SOS).
구세주가 오신다. 트랙터로 이앙기를 끄집어내는 그 모습이 장관이다. 매끈하게 다듬어 놓은 모심을 논에 90마력 트랙터가 들어왔다 나간다. 그 큰 바퀴자국 없애려 로타리에 써레질까지 함께 하며…. 물결이 가녀린 모를 다 넘어뜨린다. 그래도 ‘오늘 모는 다 심었다’ 했는데 살았다. 나 참 트랙터랑 이앙기랑 한 논에서 보긴 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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