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순창농요금과들소리 영ㆍ호남 한마당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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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순창농요금과들소리 영ㆍ호남 한마당 공연
  • 윤덕환 기자
  • 승인 2012.06.12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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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씨구나 절씨구나 음~~ 나니나 좋을씨고’

▲ 순창농요 금과들소리는 500여 년 전부터 불려져왔으며 힘든 농사일과 함께 부른 들노래로 슬픈 듯 힘차고 씩씩한 기상이 일품이다. 이날 행사에는 본 공연과 함께 경남 고성농요, 경북 구미발갱이들소리, 시조, 한국무용, 판소리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상부상조 정신으로 풍년농사 기원

우리 민족 들녘의 소리를 재현한 ‘제10회 순창농요 금과들소리 현장공연’이 지난 10일 순창농요 금과들소리전수관(금과면 매우리) 광장에서 펼쳐졌다.

순창농요 금과들소리보존회가 주최하고 전북도, 순창군, 금과면민회 등이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황숙주 군수, 강동원 국회의원, 오은미 도의원, 공수현 군의장, 지역주민, 출향인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공연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경남고성농요보존회의 고성농요(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84호)와 구미발갱이들소리보존회(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27호)의 구미발갱이들소리, 박종호 명창, 김우정 명창의 판소리 공연과 사물놀이가 펼쳐져 영ㆍ호남의 소리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이외에도 아미농악공연, 국악원, 금과ㆍ중앙초등학교와 제일고의 한국무용, 담양우도농악공연 등 다채로운 공연들이 펼쳐졌다.

금과들소리는 지난 2002년 제43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후 올해로 10회째 공연을 실시했다.

금과면 들소리는 500여 년 전부터 불려져왔던 들노래다. 면소재지인 매우리를 중심으로 동전리, 대장리 일대의 들녘에서 불려졌던 소리로, 우리나라에서 몇 남지 않은 들소리 중의 하나다.

슬픈 듯 힘차고 씩씩한 노래, 금과들소리

들소리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농부가’다. 슬픈 소리와 씩씩한 소리, 빠른 소리와 느린 소리가 적절히 섞여 있다. 또한 선, 후창 방식과 교환창 방식이 고르게 섞여 있는데, 이는 들소리가 힘든 농사일을 하면서 불렀기 때문에 저절로 갖게 된 특징이다.

지난 2005년 3월 전북도 무형문화재 제32호로 지정된 금과들소리는 1997년 사라져가는 순창지방의 전승농요를 채록 발굴하기 위해 예능보유자 이정호(72·금과 신매우)씨와 80여 명의 보존회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전국 각종 예술축제에 40여 차례의 초청공연을 펼쳤다.

이정호씨의 말 속에는 들소리 가락이 그대로 담겨 있다. 어린 시절 배웠던 노래라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았다는 들소리. 혼자 간직하고 살아오다가 우연한 기회에 들소리를 시연할 기회가 생겼다.

90년대 중반 순창군민의 날 행사장에 들소리 팀을 꾸려서 나갔는데, 그것이 1997년 10월 전라북도 민속경연대회에 출전하게 되면서 대외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정호씨의 목소리는 소리를 지를수록 맑아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첫날 오전까지는 목이 풀리지 않다가, 사나흘 쉬지 않고 부르면 아무리 높은 음정이라도 소화할 수 있는 타고난 목청이 발휘되는 것이다. 마을사람들도 모두 인정을 해서, 다른 사람과 경쟁도 거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앞소리꾼이 됐다. 앞소리란 일명 매기는 소리로, 다른 사람들의 합창을 유도해내는 소리라고 보면 된다.

독보적인 앞소리꾼인지라 이정호씨는 2007년도에 전라북도 무형 문화재 지정을 받았다. 금과들소리가 무형문화재를 지정받은 것은 지난 2003년. 하나의 문화재산을 가지고 단체로 한 번, 개인으로 또 한번 무형문화재 지정을 받았으니, 이것도 흔치 않은 사례다.

들소리 명맥 이을 젊은층 참여 ‘아쉬워’

전수관은 이정호씨가 살고 있는 매우리 뒷산에 자리 잡고 있으며 2008년 11월에 준공 되었다. 전수관 규모는 7918제곱미터(㎡)부지에 연면적 497㎡ 지상1층 건물로 주 공연장과 개인연습실, 회의실, 사무실, 야외연습장 등을 갖추고 있다.

우리 고장은 동편제 판소리의 거두였던 김세종, 장재백, 장판개 등을 배출한 곳이며, 또한 서편제 판소리를 창제한 박유전 명창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서편제는 가락이 느리고 한이 서려 있으며, 동편제는 남성적이고 씩씩한 소리로 알려져 있다. 금과들소리에서 슬픔과 씩씩함이 동시에 묻어나는 것은 바로 이런 순창의 특성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부모를 따라 공연을 보러 온 설수정(금과초 1년)외 4명의 학생들은 한결같이 공연이 신기하기도 하고 흥겹고 재미있다며 다음에는 많은 친구들을 데리고 공연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10여 년 동안 보존회에 참여하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석의(78·금과 고례)씨는 “70여명의 회원 대부분이 75세 이상의 고령이고 60세 미만은 몇 되지 않는다”며 “젊은 층의 참여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금과들소리보존회 임준호 회장은 “바쁜 영농철임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시간 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주민과 관람객들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금과들소리의 명맥을 잇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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