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판화가, 섬진강변에서 꿈을 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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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판화가, 섬진강변에서 꿈을 꾸다
  • 정기애 기자
  • 승인 2012.07.1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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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판화가를 만나다

 

▲ 김철수 작가와 부인 김인정 교사가 집 근처 텃밭에서 아욱을 뜯고 있다. 뒤로는 섬진강물이 흐르고 있다.
▲ 김철수 작가의 작품 ‘꽃과 나비속의 여인’
▲ 북대미 작은도서관 내부.


섬진강 줄기에서 터를 잡고 사는 판화가 김철수(58ㆍ적성)씨가 지난 13일 한국방송(KBS) 전주방송국에서 방영하는 문화공감 ‘나비’에 소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철수 작가의 작품 활동과 고향에서 터를 잡고 아내와 함께 소박하게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그의 꿈을 보여줬다.

문화공감 ‘나비’는 도내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의 향연을 소개하고 매월 1회 스페셜 공연도 진행하고 있다.

고향 적성강변에 둥지를 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순한 검정 판화가 아닌 다양한 색의 화려한 판화!

회화 같은 판화를 찍어내는 판화가 김철수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오롯이 고향마을을 새겨 넣고서야 비로소 고향마을과 마주할 수 있었다. 날카로운 조각칼에 새겨진 따뜻한 고향산천은 어떤 모습일까? 섬진강은 어디든 그림의 소재가 되고 그가 판화가로 성장할 수 있는 훌륭한 밑바탕이 되어 주었다.

“어렸을 때부터 섬진강을 돌아다니며 스케치 하고 제가 그림의 기본기를 다진 곳이 바로 이 지역입니다. 섬진강은 주변 자연경관 자체가 아주 빼어난 곳이 많죠. 옛날에 스케치 하러 왔을 때는 그렇게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까 너무 아름다운 곳이에요” 중학교 2학년부터 그림을 그렸다는 김철수 작가의 초기 서양화 작품 대부분은 바로 이곳 섬진강과 자연이 모태였다.

화려한 색의 판화로 시선을 끌다

김철수 작가는 전주시 중앙동에서 판화공방을 운영하며 작품 활동과 함께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한 장의 판화가 완성되려면 여러 가지 색을 입히고, 닦고를 반복해야 한다. 잘 섞인 물감을 목판에 칠하고 롤러를 통해서 밀어내면 이제 겨우 한색이 입혀지는 것이다.

판화라는 힘든 작업에 뛰어든 후배들이 고맙다는 김철수 작가는 “물감 입히고, 닦고, 씻고, 파내는 과정들이 고충이 많이 따르게 되지만 찍어서 나왔을 때의 그 느낌은 회화에서는 느끼지 못한다”며 판화의 매력을 강조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소질이 많았던 김철수 작가의 작품은 유난히 색감이 화려하기로 유명하다. 20여 년간의 교직생활을 접고 예술의 대중화를 고민하다 40대 후반이라는 늦은 나이에 들어선 판화의 길은 서양화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그만의 독특한 판화기법을 만들어 냈다. 

“판화가 이렇게 색을 다양하게 쓸 수 있나 할 정도로 화려한데 제가 바로 서양화를 꾸준히 해온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판화에 접목을 해서 약간 회화성이 가미한 판화를 하고 있는 중이죠.”

김철수 작가가 판화로 전향할 무렵만 해도 전북은 판화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고. 하지만 낯선 장르에 도전하고픈 그에게 판화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대학에서 전문적으로 판화만 공부한 사람은 기법적이고 기술적인 면만 공부를 하지만 저는 서양화를 그렸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판화에서도 다양하게 회화의 색을 내려고 했어요.”

서양화를 바탕으로 한 화려한 색감은 사시사철 변화하는 자연과 더불어 그의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마음 나누고 고향 나누며 살고파

김철수 작가는 아내 김인정(55) 교사와 고향에 내려와 살면서 숲의 옛 지명인 북대미를 따라서 이름 지은 작은 도서관 지킴이를 하고 있다.

“고향에 오니까 어떤 안식처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옛날에는 이곳이 그렇게 나에게 즐거움을 주리라고 생각지 못했고, 좋은지를 몰랐어요. 그런데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까 어느새 ‘어? 이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어?’ 그래서 다시 한 번 보게 되고 이쪽으로 정착을 하게 됐죠.”

화가가 꿈이었던 아내도 몇 년 전부터 남편에게 판화를 배우기 시작해 이제는 국전에서 상을 받는 실력이 됐다. 요즘 그는 아내와 함께 이웃 사람들과 더불어 따뜻함을 나누고자 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좀 힘들면 잠깐 쉬었다 갈 수 있는 곳, 그 안에는 커피나 다과도 준비가 되어 있고요. 아니온 듯 왔다 가는 누구든지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어요.”

그렇게 마음을 나누고 고향을 나누면서 살고 싶은 김철수 작가는 또 하나의 꿈을 꾼다.

“이곳에 작은 도서관과 연계해 작은 미술관을 하나 꾸미고 싶은 꿈이 있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게 그것뿐이니까 그걸 모태로 작은 힘이지만 누구든지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또 여기에서 문화도 창출할 수 있는 곳 말이예요.”

이제는 흰머리가 희끗하게 보이는 중년의 나이지만 늘 꿈을 꾸고, 그 꿈에 조금씩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는 작가의 마음은 아직 청춘의 푸름이 가득하다.

현재 작품 활동과 제자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김철수 작가는 오는 11월 20일 교동 아트홀에서 판화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다. (이 기사는 KBS 문화공감 ‘나비’를 토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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