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불편’-‘사고예방’ 놓고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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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불편’-‘사고예방’ 놓고 엇갈린 반응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2.08.07 16: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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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마트 앞 도로 중앙차단 펜스설치

▲ 무색하게 서있는 ‘주차금지’ 규제 시설. 펜스 끝으로 무단 횡단하는 주민. 불법유턴과 불법주차하는 차량이 더 많아지고 있다.

주민, 근본대책 처방없이 도로차단 ‘성급’
농협, 펜스설치 주차단속 필요없다 ‘한심’
경찰, 당장불편 학생안전 우선대책 ‘안이’

순창농협 하나로마트 출입문에서 중앙초등학교 정문을 잇는 횡단보도가 사라지고 도로 중앙에 가드펜스(guard fence, 도로 중앙에 설치한 철제 시설물)가 설치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하나로마트 앞 도로는 그동안 잦은 인명 피해 및 차량 접촉 사고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도로다.(본보 67호 및 104호 보도) 하나로마트 앞 잦은 교통사고와 관련 피해 학생의 부모와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은 하나로마트 앞 주차 문제 해결을 군에 강력히 건의해왔다. 주민들은 불법주차 대부분이 하나로마트 이용 고객인데도 농협은 이 문제의 해결에 미온적이었고 주차단속 등 도로 환경 개선책임이 있는 군이나 경찰도 반듯한 대책을 내 놓기보다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교통질서준수 등에 기대왔다는 지적이다.

이번 도로 횡단 보행권을 막는 중앙 차단 펜스설치에 대해서도 관련 기관의 입장과 인식은 큰 차이를 보인다.

경찰서 측은 “그동안 주ㆍ정차 단속을 해도 효과가 없어 사고예방을 위해 펜스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내의 교통안전시설물은 경찰서에서 임의적으로 설치를 할 수 있다”며 “당장은 주민들이 불편하겠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여겨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전을 위해서는 주민들이나 학생들의 보행권 제약은 당연하다는 인식으로 보였다.

중앙초 옆 교육청 관계자는 “도로 차단 중앙 펜스가 교육청 건너편 도로에서 좌회전하여 교육청에 진입할 수 없게 길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는 교통 약자인 학생들의 보행권이나 주민 편의성보다는 교육청 청사 출입의 불편만을 우려하는 것처럼 보여 학생들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기관의 인식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용객의 증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도로 위험성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는 순창농협 하나로마트 측은 “발생한 교통사고는 주차된 차들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펜스가 설치되고 횡단보도도 사라졌으니 더욱 마트 앞 주차관리는 할 필요 없지 않느냐”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해 이 도로의 잦은 교통사고 예방 대책의 하나로 경찰서가 차선규제봉을 이용해 마트 앞 주차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려고 하자, 경찰 측에 ‘직원을 고용해 주차지도를 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농협이 ‘횡단보도가 사라지자 주차지도는 필요치 않다’며 차선규제봉 대신 고용했던 주차단속요원 마저 해고한 사례에서 농협의 안전불감증 및 고객서비스 정신의 부재를 엿볼 수 있었다.

많은 주민들은 “대도시의 마트의 경우 주차지도원을 고용해 마트 인근 주변 도로의 불법 주ㆍ정차 관리는 물론이고 마트 이용 차량에 의한 주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한 노력에 비춰볼 때 농협의 태도는 방자하다 못해 한심할 정도”라고 비난했다.

또 농협 하나로마트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주민들은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묵살하고 아이들의 안전도 무시한 채 마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모양새”라며 “이용 고객이 증가하면 교통량이 늘고 그에 따라 교통사고 위험성도 키울 것이 분명한데도 어린이 보호구역 앞에 하나로마트가 들어선 배경까지 거론”하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한마디 상의도 예고도 없이 하나로마트 앞 횡단보도는 사라졌고 이 길을 이용하던 주민들과 학생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또 중앙 도로차단 펜스가 설치되면서 펜스 끝부분으로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다른 사고가 우려된다는 여론이다. 주민들은 ‘안전성은 높였지만 주민 편의성은 무시한 처사’라고 여기고 있다. 취재 결과 ‘나만 편하면 돼’라는 생각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 여기는 주민들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운동을 위해 매일 중앙초를 이용한다는 한 주민은 “불편하긴 하지만 아이들의 안전이 걸린 문제니 할 수 없지 않느냐”며 “사람들이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면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 같다. 나부터도 의식 수준을 높이고 내가 조금 불편해도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을 갖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들은 “정작 문제로 지적했던 운전자들의 시야를 막는 마트 앞 주차문제는 오히려 더 심각해졌다”는 반응을 보이며 “하나로마트 앞 불법 주ㆍ정차로 시야가 가려 출몰했던 교통사고의 원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으면서 도로 중앙에 펜스만 설치하는 처사는 자칫 아이들의 교통사고가 아이들만의 잘못으로 비춰질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마트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펜스가 설치되면서 마트 앞의 불법 주차차량은 더욱 많아지는 것 같다”며 “마트 옆 최근 개설된 소방도로도 지금 상황에선 불법 주차차량 때문에 사용 못하는 것 아니냐”며 “펜스설치도 좋지만 마트 주변 주차관리나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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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oyilhessk@gmail.com 2013-08-05 19: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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