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49) 적게 갖고 작게 사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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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49) 적게 갖고 작게 사는 지혜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2.11.0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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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감생일분 변 초탈일분(人生 減省一分 便 超脫一分) 사람이 살면서 한 부분을 덜고 감하면 줄인 만큼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교유 감변 면분요(交遊減便 免 紛擾) 사람 사귐을 줄이면 시끄러운 일에 말려들지 않으며 언어감변 과 건우(言語減便 寡 愆尤) 말을 줄이면 허물이 적어진다.

사람은 누구나 대우받고 살고 싶어 하며 대우 받기 위해 자기를 확대한다. 자기 확대의 욕망은 우대를 기대하고 욕망이 더욱 커지면 사람을 지배하고 싶어 한다. 외면의 자기 확장이 될수록 사람은 바빠지고 바쁘게 뛰다보면 외면에 치중하게 되어 내면을 충전할 기회가 줄면서 내면은 빈곤해지고 내면이 부실할수록 번뇌 또한 무성해 간다. 자기 확장은 인간시장에서의 경쟁에 의해 이루어지고 번뇌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간시장에서 무한경쟁은 도덕을 비웃고 힘을 숭상하며 추악한 지혜와 반칙을 수단으로 상대를 제압하면서 마음은 때가 묻어 더럽혀지고 정도에서 멀어지며 내면은 황폐해진다.

경쟁은 불합리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인간관계에서 불가피하게 욕심과 감정을 부채질하고 불만과 질시, 원망, 증오, 불안이라는 번뇌의 짐을 마음에 안긴다. 번뇌가 마음을 지배하면 마음은 공존의 길인 나눔과 인애(仁愛) 화해를 생각할 여유와 공간을 잃어 마음의 평정을 상실한다.

번뇌란 마음을 괴롭히고 몸을 해치며 정신을 불안정하게 한다. 번뇌를 줄이려면 자기확장을 멈추고 자기를 축소해야 한다. 사치란 자기 부풀리기의 그릇된 수단이며 그 근본은 마음의 빈곤이다. 사치는 열등의식을 덮으려는 포장이며 위장이다. 성실하고 진솔한 사람은 사치하지 않는다. 마음이 명품인 사람은 명품을 선호하지 않는다. 명품이란 거품에 의한 거짓으로 실제를 부풀리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허영이라는 거품이 있는 품질이 떨어진 사람만이 명품을 선호한다.

자기 축소는 비움으로 가는 길목이며 과정이며 소유는 짐이 될 뿐이다. 소유욕을 줄여 적게 갖는데 익숙해야 한다. 손실은 소유에서 나오니 소유하지 않으면 잃을 것이 없어지고 속된 관심을 줄이면 정신이 고요해지며 정신이 고요해지면 삶의 의미를 보는 눈이 밝아진다. 세속적 욕구를 줄이면 도리가 보이고 도리를 알면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이고 부질없는 짓이 어떤 것임을 알게 된다.

참된 사귐은 의미도 내용도 없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을 줄이고 내용 있는 진실한 사람만을 사귀어야 한다. 진실한 사람을 사귐은 인생의 길동무를 갖는 것이고 부실한 사람을 사귐은 재앙을 가까이하는 것이며 속된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은 인생을 까먹는 짓이고, 지루한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을 줄이면 인생은 길어지고, 독서를 통해 인류의 스승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인생의 참맛을 알게 한다.

감정의 소모를 줄여야 한다. 무의미하고 불필요하며 소모적인 추악한 감정을 덜고 줄이면 감정은 아름다워지고 감정이 아름다워지면 이성의 눈이 밝아지고 이성의 눈이 밝아지면 이지(理智)가 살아나고 이지가 삶을 안내하면 삶이 아름다워지고 실수가 줄어든다. 감정은 삶의 가슴이며 이성은 삶의 눈이다. 많은 사람이 불행으로 시달리고 번뇌로 괴로워하는 것은 감정을 인생의 눈으로 삼기 때문이다.

일에 있어 악하고 흉한 일, 아름답지 않는 일, 의미 없는 일,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안 하면 선한 일, 아름다운 일, 의미 있는 일, 꼭 해야 할일을 하게 되고 인생은 여유와 보람을 갖게 된다.

화종구출(禍從口出) 병종구입(病從口入) 재앙은 입에서 나오고 병은 입을 통해 들어간다.

안해야 할말, 안 해도 될말, 의미 없는 말을 줄이면 생각은 숙성되고 실수가 줄어들어 말에 권위가 붙어 설득력이 생기고, 남과 다툴 일이 줄어들어 재앙을 멀리할 수 있다.

생활을 하다보면 몸에 때가 끼며 옷에 때가 묻고 쓰레기가 생기듯이 마음 또한 때가 끼고 쓰레기가 발생한다. 서운함, 불만, 증오의 앙금을 털어내고, 질시, 위선, 허영 등의 때를 지우고 청소를 하지 않는다면 마음은 세속의 티끌과 추악함에 의해 지배되어 아름다운 마음, 품격 높은 고매한 마음이 설자리를 잃게 만든다. 진정한 탈속이란 인적 없는 산사에서 세상을 피해 사는 것이 아니라 연꽃처럼 속세의 시장에서 때 묻지 않게 자신을 지키고 아름답게 가꾸는 것이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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