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54) 능력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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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54) 능력이란 무엇인가?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2.12.1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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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능고기생(以其能苦其生) 능력 때문에 삶이 고통스러워 진다.[장자]

현대를 능력 사회라 한다. 우리는 덕이 실종되고 능력만이 강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날 덕이란 세련되지 못한 구시대의 유물 취급을 받는다. 유치원에서부터 시작되는 능력 키우기 경쟁은 어린이들에게서는 천진난만한 자연스러움의 동심세계를 빼앗아 버리고 소년소녀에게서는 다양한 꿈을 지워버리며 청춘들에게서는 희망을 지우고 절망을 안겨준다. 인생을 높낮이로 평가하여 수직사회의 줄 세우기로 만들어버린 현대 사회의 병든 모습이다.

능력이란 무엇인가? 모든 생물에게 있어 능력이란 각자의 생존수단이다. 식물인 초목은 초목대로의 생존 수단이 있고 동물은 동물들 나름대로의 자신에 맞는 생존 수단이 있으며 모든 사람은 저마다 소질과 개성 취향이 다르고 소질과 개성 취향에 맞추어 즐겁게 살 수 있는 곳이 바람직한 사회상인 것이다. 식물은 동물처럼 움직이면 살기가 힘들어지고 동물은 식물처럼 고정시켜 놓으면 살지 못하듯이 사람은 저마다 소질이 다르며 다양한 개성과 취향이 있는데 학업성적 등 특정 능력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 기준으로 유ㆍ무능을 재단하여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인간을 협애한 시각으로 규정함으로서 존엄한 정신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모독하는 것이다.
인생은 높고 낮음의 수직으로 평가할 수 없고, 가진 것의 많고 적음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며, 앞뒤의 1등 2등의 순위 매김의 대상이 아니다. 잘산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으며, 자신의 개성과 소질 취향을 긍정적으로 살리면서 자신에 맞추어 생존수단을 강구하면서 가장 자신답게 사는 것이다. 인생이란 우열의 대상이 아닌 자기실현의 장이다.

덕은 인간의 본체이고 능력이란 삶의 도구이자 수단으로 선도 악도 아니다. 재능이란 덕을 따르면 선하게 쓰이지만 부덕한 악인에 의해 쓰이게 되면 악의 도구일 뿐이다. 오늘날 악한사람들은 핵무기로 위협하며 최첨단 무기로 인류를 살상함으로서 악을 증명 한다. 덕은 사람을 고매하고 신령스럽게 하며 사람을 사람답게 기르며 사람을 상생화합하게 하지만 덕을 결여한 능력은 사람을 우열로서 구분함으로서 질시와 충돌 불화를 조장한다.
 
덕은 항상 겸양하여 상대를 높이고 자신을 낮추며 상대보다 못함을 진심으로 부끄러워 하지만 능력은 교만하여 자신을 높이고 상대를 낮추며 거짓과 반칙을 위해 지혜를 동원한다. 인간에게서 덕을 재외하고 능력만을 강조하면 존엄성이 사라지고 존엄성이 사라지면 인간으로서의 실체가 없어지고 도구를 사용하는 약육강식의 동물적 존재로 남게 된다. 해서 덕이 인간의 진정한 명예일수는 있어도 능력은 명예일수가 없다. 덕은 자랑하지 않지만 덕을 자랑함은 사람을 자랑함이요 능력을 자랑함은 도구를 자랑하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얼마만큼의 능력이 필요할까? 소극적 의미에서의 능력은 타자(사회)로부터 자신의 행복을 지키는 능력이며 적극적 의미의 능력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능력이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타자가 요구하는 능력을 어느 정도 수용해야할 것인가? 이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타자가 요구하는 기본적 능력을 어느 정도는 갖추어야 하지만 나를 무시한체 무조건 타자의 요구에 나를 맞추어서는 안 된다. 타자란 타자를 위해 나의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지 나를 위해 나의능력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타자가 요구하는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고 의미가 있으며 즐겁게 감당할 수 있다면 좋지만, 내게 맞지도 않고 가지고 있지도 않는 능력을 타자에 맞추려고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 세상은 넓고 나는 잘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로 사회에 적응하면 되는 것이다.

인자과불사기소장(人者寡不死其所長) 장점 때문에 자신을 망치는 수가 적지 않다.[묵자]
능력은 일을 부르며 일은 어려움을 부르고 어려움은 근심 걱정을 부른다. 무능자 무소구 무우려(無能者 無所求 無憂慮)능력이 없으면 구하는 바가 없어 걱정할 것이 없다. 해서 대교약졸(大巧若拙) 뛰어난 능력을 지닌 자는 서투른 것처럼 처신한다.[노자]
심즉불경 하탄어병(心則不競 何憚於病) 경쟁하는 마음이 없다면 왜 근심 걱정을 하랴.(좌전)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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