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인 300명에 수화통역사 단 두 명
상태바
농아인 300명에 수화통역사 단 두 명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3.01.11 15: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화 모르는 농아인 많고 경계심 때문에 사회진출 꺼려… 일반인도 수화교육 받을 수 있어… 사회가 나서야 할 때

군내 장애인 인구 비율이 타 지자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운데 농아인 인구도 3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수화나 언어치료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구강구조나 질병으로 인해 말을 하지 못하게 된 이들은 교육수준이 낮아 사회 적응이 어려운 상태다. 
한국농아인협회 군지부(지부장 김태영)에 따르면 군내 농아인 인구는 300명 이상이지만 농아인협회에 가입한 사람은 52명에 불과하다. 수화통역센터는 지난 2009년 9월 부터 수화ㆍ문예교육을 실시해왔다. 이전에는 농아인들이 광주, 전주, 남원 등 인근지역으로 가서 수화를 배우거나 교회를 통해 익혔고 집에서만 생활해왔거나 경제여건이 안 좋은 다수의 농아인들은 이마저도 받을 수가 없었다.
김태영 지부장은 “텔레비전이 없는 집이 있고 핸드폰도 안 쓰는 사람이 있다. 문자나 영상통화로 소통할 수 있는데도 그렇게 안한다. 수화를 제대로 못하는 농아인도 많아 제대로 된 수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릴 적 앓은 고열로 인해 청각장애가 생기고 말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김 지부장은 그나마 체계적인 수화를 배워 활동하고 있다. 남상은 수화통역사는 “뉴스통역을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도시인이고 군내 농아인들의 수화는 자연수화에 가깝다. 일반인들이 말이 안 통할 때 몸짓으로 표현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다. 농아인은 물론 가족들도 제대로 된 수화를 배울 필요가 있다”며 “질병이나 사고로 청력을 잃은 사람은 말할 기회가 적어 대화수준이 멈춘다. 언어치료를 받으면 입모양을 보고 이해하는 구화가 조금은 가능하다. 듣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발음이 크거나 작고 분명한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장애인들의 사회 활동은 전보다 많아졌지만 농아인들의 사회진출은 아직도 더디다. 수화통역을 해줄 사람이 턱없이 부족할뿐더러 경계심이 크고 가족들이 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구조여서 사회생활을 적극적으로 하는 농아인이 드물다.
이들을 돕기 위해 수화통역센터에서는 최근까지 3명의 수화통역사가 활동해왔지만 최근 한 명이 그만 두면서 두 명이 일을 나눠서 하고 있다. 행정으로부터 일정액을 보조받고 있는 수화통역센터를 두고 최근에는 타 단체보다 더 많은 사람을 쓰도록 인건비가 지원되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농아인의 생활을 돕는 일의 특성상 많은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는 속성이 무시되고 단순히 숫자를 기준으로 비교대상에 올린 것이다. 수화통역사는 농아인들이 관공서를 다니거나 은행, 병원 일을 볼 때 따라다니며 통역을 하고 문서작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 협회 회원 52명의 일을 돕거나 교육을 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유찬종(47)씨는 “군 인구의 1%가 농아인인데 관공서나 금융기관, 터미널 등 곳곳에 수화로 말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하다. 300명이나 되는 농아인의 의사소통도 어렵다. 더 많은 통역사를 쓸 수 있도록 행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화통역센터는 현재 농아인을 비롯해 가족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두 번씩 수화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초급은 단어, 숫자, 모음ㆍ자음을 배우고 중급은 문장형, 고급은 ‘농식수화’라 하여 농아인끼리 알아들을 수 있는 수화를 배운다. 5만원만 내면 교재를 포함해 3개월 동안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남 통역사는 “일반인도 수화를 배우고 농아인과 소통할 수 있다. 농아인들이 공부를 해야겠다는 인식이 커지면 점차 검정고시 과정도 계획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농아인 복지에 관심 가져주기를 바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
  • 순정축협 이사회 ‘조합장 해임 의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