휼방상쟁/ 결국 어부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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휼방상쟁/ 결국 어부만 웃었다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4.03.0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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鷸 도요새 휼 蚌 대합조개 방 相 서로 상 爭 다툴 쟁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75

「전국책ㆍ연책(戰國策‧燕策)」에 나온다. 양자불긍상사, 어자득이병금지(兩者不肯相舍, 漁者得而幷禽之): 서로 양보를 않아 어부가 둘을 챙겨 갔다.
전국(戰國, BC475-BC221)시대 연(燕)나라와 조(趙)나라가 싸움을 자주 하여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고 고생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어느 해 조나라가 또 연나라를 치기 위해 군대를 일으키자 연나라도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전쟁에 대비하게 되었다.
유명한 모사로서 세객인 소대(蘇代)가 이런 상황을 보고 만약 양국이 서로 싸움을 하면 옆에 있는 진(秦)나라에 의해 합병되고 말 것이라는 걱정이 되었다. 마침내 소대가 자청하여 연나라 사신의 자격으로 조나라에 가게 되었다. 소대가 조나라 왕을 만나 오게 된 목적을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않고 한 고사를 들려주었다.
제가 조나라에 오면서 강변을 따라 오게 되었는데 큰 말조개 한마리가 강변으로 나와 크게 벌리고 햇볕을 쬐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때 이곳을 날아가던 도요새가 살이 통통하게 찐 조개의 살을 보고 입맛을 다시며 덥석 조갯살을 물었습니다. 새한테 물린 조개는 큰 고통이 느끼면서도 살아야겠다는 본능에 따라 입을 꽉 다물어 도요새의 입부리를 쥐어 버렸습니다. 조개와 새는 서로 몸부림을 치며 어찌해야 좋을지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입부리를 빼낼 수가 없게 된 새가 조개에게 위협하였습니다. “네가 입을 열지 않으면 오늘은 괜찮을지 몰라도 내일도 안 열면 결국 말라 비틀어져 죽은 목숨이 될 것이다.” 조개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큰 소리쳐 말했습니다. “네가 감히 나를 협박해? 네가 만약 네 입부리를 풀지 않으면 너도 내일이면 죽은 새가 되고 말 것이다.”
둘이 이처럼 사생결단으로 양보를 안 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공교롭게도 한 어부가 지나가다가 이를 보고 매우 기뻐하며 손쉽게 조개와 도요새를 함께 잡아갔습니다.
소대가 말을 마치고 이어서 본론을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 조나라가 또 연나라를 치려고 하니 연나라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대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두 나라가 치고받는 싸움이 일어나면 방금 말씀 드린 도요새와 말조개가 싸우는 것과 같은 형국이 될 것입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진나라가 호시탐탐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어부처럼 기회가 오면 즉각 두 나라를 손쉽게 멸망시키려 할 것입니다!”
조나라 왕이 듣고 마치 큰 꿈을 꾸고 깨어 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우선 그 자리에서 소대를 칭찬하고 연나라를 치려던 계획을 바로 취소하였다.
후세 사람들은 이 고사로 성어를 만들어 두 사람이 싸우면 제 3자가 덕을 보는 경우를 비유하여 사용하였다. 우리가 흔히 쓰는 어부지리(漁父之利)는 여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유사한 성어로 양패구상(兩敗俱傷)이 있다. ‘싸운 쌍방이 모두 손상을 입다’는 뜻으로 서로 싸우다가 양측이 모두 손해만 입어 그 어느 쪽도 이익이 없는 경우를 비유하였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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