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아이와 손잡고 들꽃 탐방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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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아이와 손잡고 들꽃 탐방 어때요?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4.03.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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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봄비가 목마름을 달래고 봄볕 따사로이 감싸주니 찾아 헤매지 않아도 먼저 마중 나온 꽃들이 반긴다. 바야흐로 싹틈의 계절, ‘봄’이다. 산수유 꽃이 담장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마당 한 구석에 수선화가 피어나며 오는 22일 주말부터 구례에서는 산수유축제가, 광양에서는 매화축제가 열린단다. 봄맞이 꽃구경 떠나고픈 마음은 굴뚝같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은 엄마ㆍ아빠들. 소소하지만 순수한 ‘들꽃여행’을 추천한다. 무작정 아이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 주변의 땅들을 둘러보면 눈에 띄지 않던 예쁜 꽃들이 하나둘 피어있을 테다. 산자고(물구), 별꽃, 봄까치꽃(개불알풀), 복수초 등 이름도 생소하지만 꽃말도, 얽힌 이야기들도 무궁무진하다. 초록의 기운이 싹트는 봄 ‘들꽃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시어머니의 내리사랑 ‘산자고’

봄처녀라는 꽃말을 가진 산자고(사진①).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까치무릇 또는 물구라고도 불린다. 이른 봄 묘소 주위에 오롯이 피어나는 산자고에는 며느리를 귀히 여긴 시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이 담긴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어느 산골에 마음씨 고운 아낙이 홀로 3남매를 키우며 살았다. 세월이 흘러 딸 둘은 시집을 보냈지만 늙은 어머니를 부양하며 사는 막내는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낙은 아들의 혼사를 위해 노력했지만 허사였고 늙은 어머니의 시름이 깊어만 갔다. 그러던 어느 봄날, 밭에서 일하던 아낙 앞에 한 처녀가 나타났다. ‘나 죽으면 산 너머 외딴집을 찾아가 보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따라 왔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아들의 혼사를 치르고 행복한 날들이 이어졌으나 신의 질투였는지 어느 날 며느리의 등에 아주 고약한 등창이 생기고 말았다. 산속이라 의원도 없고 마땅한 치료를 해 줄 수 없어 산속을 헤매며 약초를 찾아다니던 시어머니는 양지바른 곳에서 예쁜 꽃을 발견한다. 꽃이 피기엔 이른 시기였으나 활짝 피어난 꽃을 보고 시어머니는 그 뿌리를 캐어다가 으깨어 며느리의 등창에 붙여주었고 며칠 만에 상처는 아물었다. 그때부터 꽃의 이름을 산자고(山慈姑)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노루의 귀를 닮은 ‘노루귀’

옛날 산골에 함평 이가가 살고 있었다. 그는 집이 무척 가난하여 나무를 해서 겨우 끼니를 연명했는데 하루는 포수에게서 노루 한 마리를 구해줬다. 노루는 나무꾼에게 고맙다는 듯 머리를 조아리며 그의 옷자락을 잡아끌어 산 중턱으로 오르게 했다. 계속 오르던 노루가 멈춰서 움직이지 않고 있자 나무꾼은 그 곳이 명당임을 알아차렸다. 후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그 자리에 묘를 쓰자 그 위에서 꽃이 만발하였고 이후에도 자손들이 번창하고 입신양명하는 자가 많았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꽃이 바로 노루귀(사진②)다. 노루귀는 키가 작고 바닥에 바짝 붙어있기 때문에 아래도 살피고 가야 고운 색감의 작은 꽃들을 볼 수 있다. 꽃이 질 무렵 잎이 나오는데 말려있는 모양이 노루의 귀를 닮아 이름 붙여졌다. 적당히 습기가 있는 숲속이나 나무 밑에서 잘 자란다. 꽃말은 인내, 믿음, 그리고 신뢰.

 

하트가 모여 별이 된 ‘별꽃’

별꽃(사진③)은 두해살이풀로 흰색의 꽃을 피운다. 봄부터 초여름까지 피는데 길쭉한 하트모양의 다섯 장의 꽃잎으로 되어 있다. 별꽃은 크게 별꽃과 개별꽃으로 분류가 되는데 별꽃은 별꽃과 쇠별꽃으로 분류가 되고 개별꽃은 개별꽃, 참개별꽃, 큰개별꽃, 다화개별꽃, 좁은잎개별꽃, 긴개별꽃, 숲개별꽃, 덩굴개별꽃 등으로 구분한다. 먹을 수 있는 풀로 산모에게 별꽃나물과 별꽃 된장국을 끓여주면 젖이 잘 돈다고 한다.
별꽃의 꽃말은 ‘순수한 사랑’이다. 별꽃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져 오는데 옛날에 별을 무척 좋아하는 한 소년이 병에 걸려 일찍 죽고 말았다. 소년의 어머니는 아이가 죽어서도 별을 잘 볼 수 있도록 별이 잘 보이는 언덕에 소년을 묻어주었는데 그 무덤에서 별을 닮은 하얗고 작은 꽃이 피어났다. 그 꽃이 바로 별꽃이라고.

 

개불알풀? 봄까치꽃!
하늘색 꽃이 예쁜 봄까치꽃(사진④)은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들꽃이다. 겨울바람이나 추위를 잘 견디기 위해 줄기에는 뽀송뽀송한 솜털이 나있고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자란다. 잎은 삼각형 모양으로 도톰하다.
봄까치꽃은 이름도 재미난 개불알풀로도 불린다. 이 이름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열매가 달린 모습이 개의 음낭을 닮아서 붙여졌다고 한다. 일본에서 불리는 이름 그대로 번역한 것이라고. 개불알풀이라는 이름이 어떤 사람들은 재미있다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망측하다고 하는데 최근에 붙여진 봄소식을 빨리 전한다는 의미의 ‘봄까치꽃’이라는 이름과 꽃이 솥뚜껑을 닮았다는 ‘소당깨꽃’이라는 이름도 있다. 꽃말은 ‘기쁜 소식’이다.

꿀 빨아먹는 ‘광대나물’

자줏빛 꽃을 쏙쏙 골라 달달한 꿀을 빨아먹던 꽃이 바로 ‘광대나물(사진⑤)’이다. 논밭두렁이나 길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들꽃. 햇살이 많이 드는 양지에서 잘 자라며 연한 어린잎은 나물로 해서 먹기도 한다. 광대나물이라는 이름은 꽃모양이 서양의 ‘광대’ 복장과 비슷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딱지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코딱지를 달고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은 재미난 이름이다. 광대나물의 꽃말은 ‘그리운 봄’이다.
광대나물의 꽃은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벌린 입모양을 하고 있다. 아랫입술에는 공중을 나는 벌레의 눈길을 끄는 표식을 그려놓았고 꽃 안쪽을 향해 점신이 그려져 있다. 도로 표지판처럼 벌을 꽃의 가장 안쪽까지 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벌이 꽃 속으로 기어가면 윗입술에 숨어 있던 수술이 조용히 늘어져 꿀 찾기에 몰두한 벌 등에 꽃가루를 붙인다.

 

나를 잊지 말아요 ‘꽃마리’

꽃마리(사진⑥)는 꽃말이, 꽃다지로 부르는 좁쌀만 한 작은 풀꽃이다. 꽃마리라는 이름은 꽃대가 올라올 때는 꽃이 말려있는 모습 때문에 붙여졌다. 엷은 하늘색 꽃 안에는 노란 선이 둥글게 그려 있고 열매는 꽃받침 안에 싸여있다. 꽃마리의 꽃말은 ‘나를 잊지 말아요’다.
꽃마리는 자신만의 생존방식으로 새봄에 다시 그 자리에서 아니면 다른 곳으로 옮겨 꽃을 피워낸다. 꽃마리에는 개미들이 잘 드나드는데 개미가 꽃마리의 꽃가루받이 역할을 하는 듯하다. 꽃잎 안에 있는 둥근 노란 선을 따라 개미가 모여들면서 꽃가루받이가 이뤄진다. 꽃이 워낙 작아서 몸집이 작은 개미가 안성맞춤이라고.

 

설원의 노란 태양 ‘복수초’

봄이 되어 눈이 녹기 시작하면 꽃 피우는 복수초(사진⑦)는 ‘눈색이꽃’이라고도 부르며 중국에서는 눈 속의 연꽃이라 하여 설연이라 부른다. 노랗고도 맑은 꽃잎으로 사랑받는 들꽃이다. 꽃말은 동양에선 ‘영원한 행복’, 서양에선 ‘슬픈 추억’이다.
복수초와 관련된 전설로는 일본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 일본의 안개의 성에 구노라는 여신이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토룡의 신에게 시집을 보내려 하자 결혼식 날 구노는 자취를 감춘다. 아버지와 토룡의 신은 사방팔방 구노를 찾아 헤매다 며칠 만에 구노를 찾았는데 화가 난 나머지 구노를 한 포기 풀로 만들어버렸다. 이듬해 이 풀에서 아름답고 가녀린 노란 꽃이 피어났는데 이 꽃이 바로 복수초다.

 

<자료출처> :「풀들의 전략」-이나가키 히데히로, 제주시비에스(CBS) ‘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 다음 블로그 ‘유담의 등산과 야생화’, 네이버 카페 ‘새지구 의식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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