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간다. 입춘, 춘분이 오더니 벌써 4월의 문턱이다. 순창읍 백산마을에서 읍내로 나오는 길, 순창경찰서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해 순창가정교회를 지나니 왼쪽 오른쪽 언덕에 흐드러지게 매화가 피었다. 봄볕 아래, 매화 만개한 풍경을 뒤로한 채 농부의 손길이 바쁜데 권오형(68ㆍ순창읍 순화) 씨는 매화에 눈 돌릴 새 없이 왕겨 뿌리기에 한창이고 두 아낙은 풀 뽑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한가하게 꽃구경할 새가 있으랴. 고운 흙에 도라지 씨를 뿌리고 황금 같은 왕겨를 덮어주니 꽃샘추위에도 푸른 싹이 올라오겠지. 흐드러진 매화 아래 그림 같은 풍경을 이루는 두 아낙을 함께 담아 봄을 남기고 3월 달력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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