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미주미용실입니다! 하고 끝을 올려주세요. 인사가 기본인거 알죠?”
개성 넘치는 7인방이 상냥하게 고객에게 인사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미주뷰티아카데미(원장 정찬승), 다양한 미용도구가 가득한 이곳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교육지원청(교육장 김용군)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군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오는 11월 까지 운영하는 진로ㆍ직업교육이 지난 2일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 2일 찾은 순창읍 소재 미주뷰티아카데미에서는 동계고ㆍ제일고에 재학 중인 7명의 학생들이 ‘미용기술 기초과정’에 참여하고 있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도교사가 꼭 함께하지만 모든 활동은 아이들 스스로 하는 것이 철칙! 긴장한 아이들을 위해 재밌는 유머로 수업을 이끌어가는 정찬승 원장은 “아이들이 미용기술을 배워 더 나아가 헤어디자이너의 꿈을 갖고 취업까지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첫 시간에는 서로의 이름 익히기와 고객에게 인사하는 법, 머리 감기는 법, 머리 말리는 법등을 교육했다. 적극적인 민경이는 목소리도 크게 잘 따라하며 흥미를 보이더니 이내 “선생님! 제 앞머리 잘라주실 수 있어요? 저 오늘을 기대하고 2주 동안 길렀어요. 잘라주시면 앞으로 엄청 열심히 공부할 것 같은데…”라며 강사를 바라본다. 갑작스런 부탁에 예정에 없던 커트가 선보여지고 민경이 입이 귀에 걸렸다.
민경이를 고객으로 정하고 머리 감기는 법을 설명하는 시간, 정은지(동계고 3년) 학생은 “원래 내 꿈은 요리사라서 저번에 배웠던 아이쿡 요리교실이 정말 재밌었다. 이번 미용배우기는 처음 시간이라 아직까지 조금 어렵지만 원래 미용에 관심이 많아서 아침마다 시간 나면 내 머리 고데기도 하고 그런다. 기대된다”는 소감을 전했다.
‘여자 손님은 무릎에 수건 얹어주기’, ‘목 뒤와 이마에 물이 튀지 않게 수건 덮기’, ‘물 온도는 손목에 대고 맞춰볼 것’, ‘샴푸와 린스의 올바른 사용법’, ‘지압하기’, ‘깨끗하게 헹구기’까지 자세한 설명에 집중하는 아이들. 다음 주에는 짝 지은 친구들의 머리를 직접 감겨줘야 하기 때문에 작은 과정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눈을 반짝인다.
이날 머리를 다 감고 드라이기로 말리기는 아이들이 한 명씩 직접 해봤다. 정찬승 강사가 알려준 대로 아이들이 드라이기를 잡고 민경이의 머리를 말려주는데 웃음보가 터진다. “아! 뜨거!”, “야, 왜 실실 웃으면서 말리는 거야”하며 불만을 털어 놓는 고객을 보며 강사는 “이렇게 고객에게 불편을 주면 안 되겠죠? 손과 드라이를 흔들면서 뜨겁지 않게 머리를 말려야 해요”하며 설명을 덧붙인다.
오인곤(제일고 3년) 학생은 “처음이어서 어렵다. 그래도 배우면 잘 할 것 같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지켜보던 지도교사들은 “아이들이 신기해하는 것 같다. 아직은 미용계통의 직업을 꿈꾸는 아이가 없지만 배우다 보면 흥미를 가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대를 보였다.
한편, ‘특수교육지원센터 진로ㆍ직업교육’은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현장 중심의 직업 교육을 통해 자신감을 키우고 사회적응력을 높이고자 교육지원청에서 운영한다. 수준별 맞춤형 직업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직업관을 가지며 여러 영역의 직업 관련 체험과 직장예절 및 소양 교육을 통해 사회생활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아이쿡 요리학원-일상생활 훈련’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아이쿡 요리학원-한식조리사자격 취득과정’, 고등학생 대상의 ‘미주뷰티아카데미-미용기술 기초과정’과 전학년을 대상으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우쿨렐레’와 ‘난타’를 배울 수 있는 음악교육 등이 운영된다.